李대통령 "쟁의대상 기준 마련" 지시에…중기업계 "노란봉투법 보완하라"

경제

이데일리,

2026년 7월 22일, 오후 07:34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을 두고 정부에 쟁의행위 대상 기준 마련을 주문하면서 중소기업계가 법안 보완 요구에 나설 전망이다. 법안의 취지는 인정하더라도 사용자 범위와 쟁의 대상을 보다 명확히 해 현장의 법적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원청 교섭' 구호 외치는 노동자(사진=연합뉴스)
'원청 교섭' 구호 외치는 노동자(사진=연합뉴스)
22일 정치권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최근 노란봉투법과 관련해 쟁의 대상이 지나치게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를 언급하며 정부에 구체적인 기준 마련을 지시했다. 노동계 숙원 법안인 노란봉투법의 입법 기조는 유지하되 경영상 판단과 근로조건의 경계를 명확히 해 산업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중소기업계는 그동안 노란봉투법의 가장 큰 문제로 ‘불확실성’을 지목해왔다. 사용자 범위와 쟁의 대상이 넓게 해석될 경우 법무 대응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일수록 노사 분쟁과 법적 리스크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노란봉투법이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현행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은 기술·인력·자금·구매·판로 등을 통해 서로의 이익을 증진하는 활동을 상생협력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원청의 지원 활동이 노조법상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청이 협력사의 근로자에게 성과급을 지원하거나 복지시설을 개방하고 안전보건 개선을 위해 비용을 투자하는 행위가 사용자로 인정되는 근거로 해석될 경우 기업들이 상생협력 자체를 기피할 가능성이 높다. 사용자로 인정되면 단체교섭 의무는 물론 중대재해 등에 있어 형사처벌 가능성까지 부담해야 하는 만큼 협력사 지원을 축소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중소기업계는 상생협력법에 따른 지원 활동과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안전·보건 조치가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성 판단의 근거가 되지 않도록 노조법 또는 시행령에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원청의 생산 차질이 협력 중소기업으로 확산되는 문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중소기업실태조사’(2023년 기준)에 따르면 중소 제조업체 절반가량이 원청과 거래하는 수급기업으로 이들 기업은 매출의 약 80%를 위탁기업에 의존하고 있다. 원청에서 장기 파업이나 생산 중단이 발생하면 협력업체 역시 납품 중단과 매출 감소를 피하기 어려워 결국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과 고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소기업은 ‘규제’보다 ‘불확실성’을 더 어려워한다”며 “노란봉투법의 가장 큰 문제는 기업으로 하여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하는 불확실성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쟁의 행위가 협력 기업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하면서 “사용자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파업 중 대체근로를 허용하거나 사업장 점거 방식의 파업을 제한하는 등 노동조합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문제가 되고 있는 공장의 지방 이전도 해석 여부가 다분하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높은 법안”이라며 “기업은 물론이고 노조 입장에서도 쟁의의 기준 파악이 어려울 수 있어 기대감을 가지고 진행하는 분쟁이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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