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본사 전경.(사진=KCC)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KCC(002380)가 다시 공모 회사채 시장을 찾는다. 통화정책이 비교적 안정적이던 연초에는 모집액의 5배가 넘는 자금을 끌어모았다. 이번에도 그 흥행 열기를 이어갈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다만 본업의 수익성 지표가 뚜렷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데다 회사채 투자 심리까지 얼어붙은 상황이라 연초와 같은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신용도 변화 없지만 불확실성 확대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CC는 오는 23일 총 2000억원 규모의 무보증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이번 회사채는 2년물 800억원, 3년물 1200억원으로 구성됐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모집액은 최대 400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KCC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AA-(안정적)’이다.
시장에서는 KCC의 수익성 둔화가 이번 자금 조달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KCC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조6263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5993억원 대비 1.7%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881억원에 그쳐 같은 기간 1034억원 대비 14.8% 줄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가장 큰 낙폭을 보인 곳은 실리콘 부문이다. 1분기 실리콘 부문 영업이익은 26억원으로 전년 동기 206억원 대비 87.6% 급감했다. 도료 부문 영업이익도 458억원으로 18.1% 줄었다. 반면 건자재 부문만 271억원으로 전년 동기 237억원 대비 14% 늘었다.
이 여파로 현금흐름 역시 둔화세가 뚜렷하다. KCC의 올해 1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851억원으로 전년 동기 1091억원 대비 21.9% 줄었다. 영업활동현금흐름(OCF)에서 자본적지출을 차감한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 98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FCF는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돈에서 각종 투자 비용을 빼고 순수하게 손에 쥔 현금을 의미한다. 이 지표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는 것은 기업이 본업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보다 시설 투자 등으로 지출한 현금이 더 많다는 뜻으로, 부족한 자금을 외부 차입에 의존해야 해 재무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음을 시사한다.
◇차입 부담 점진적 확대
현금창출력이 둔화하는 사이 차입금은 불어났다. 올 1분기 말 총차입금은 5조4374억원으로 전년 말 5조107억원 대비 8.5% 늘었다. 유동성 사채와 단기차입금이 일제히 증가한 결과다.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도 3조9680억원으로 같은 기간 3조8171억원 대비 4% 증가했다. 이에 다른 차입금의존도는 30.9%로 전년 말 29.8% 대비 1.1%포인트(p) 상승했다. 신용평가사들이 적정 수준으로 판단하는 30%를 넘어선 수치다.
시장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다. 금리 인상과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이동으로 회사채 투심이 크게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 회사채(공모·사모 합산) 발행액은 46조6594억원으로 전년 동기(56조 4950억원) 대비 17.4% 감소했다. 발행액에서 상환액을 차감한 순발행액은 마이너스(-) 4조9287억원을 기록했다. 기업들이 새로 조달한 자금보다 상환한 규모가 더 컸다는 의미다.
양다은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건자재와 도료 부문이 과점적 시장지위를 바탕으로 양호한 이익을 내고 있지만, 실리콘 부문은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 둔화로 실적이 저하됐다”며 “글로벌 경기 및 수급 여건에 따른 실리콘 업황 추이와 주요 전방산업 수요 변화, 실리콘메탈 등 원재료 가격 추이가 향후 신용도의 주요 모니터링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KCC는 앞서 지난 1월 26일에도 2000억원 모집을 목표로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500억원, 1500억원을 각각 모집하는 2년물과 3년물에 4200억원, 6750억원의 매수 주문이 몰렸다. 총 주문액은 1조950억원으로 모집액의 5배를 웃돌았다. 가산금리는 개별민평 대비 2년물 -2bp, 3년물 -3bp에서 마감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