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한은이 수정 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높이고,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힘을 실을 가능성도 커졌다는 평가다.
사진=연합뉴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질 GDP는 전분기보다 0.6% 증가했다. 지난 5월 한은이 예상한 0.2%의 세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7% 성장했다.
전분기 대비 성장률은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보면 0.62%였다. 1분기 성장률이 1.8%에 달했던 만큼 기저효과로 성장세가 크게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반도체 경기가 예상보다 견조했고 중동 사태의 충격도 제한적이었다.
이번 성장의 가장 큰 특징은 순수출과 내수의 성장 기여도가 같았다는 점이다. 2분기 성장률 0.6% 가운데 순수출과 내수가 각각 0.3%포인트를 담당했다. 반도체가 성장을 끌어올리는 동안 소비와 서비스업이 뒤에서 밀면서 성장의 무게중심이 수출 한쪽에만 쏠리지 않았다.
수출은 반도체와 기계·장비를 중심으로 전분기보다 1.4% 증가했고, 수입은 자동차와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0.8% 늘었다. 민간소비도 가전제품과 음식·숙박 등 재화·서비스 소비가 함께 늘며 0.4% 증가했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삼성전자의 대규모 상품권 환급 행사와 정부의 관광 활성화 정책, 증시 상승에 따른 자산효과 등이 소비를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업도 도소매·숙박음식업과 금융·보험업, 정보통신업을 중심으로 1.1% 성장했다. 제조업은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등이 늘어 1.2% 성장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을 중심으로 0.2% 증가했고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3.3% 늘었다. 반면 건설투자는 0.2%, 건설업은 1.9% 감소하며 부진을 이어갔다.
(그래픽= 문승용 기자)
수출과 내수가 함께 성장한 데다 교역조건까지 개선되면서 국민의 실질소득은 GDP보다 훨씬 빠르게 늘었다. 2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분기보다 3.6%, 전년 동기보다 15.6%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988년 1분기 이후 38년 만에 가장 높았다.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수출품을 비싸게 팔 수 있게 된 반면 수입가격 상승 폭은 상대적으로 제한되면서 교역조건이 개선된 영향이다. 반도체 호황이 수출 물량 확대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실질소득을 크게 늘렸다는 의미다.
늘어난 기업 소득이 설비투자와 임금·성과급, 주가 상승을 거쳐 가계소득과 소비로 확산할 경우 하반기 내수 회복세가 더욱 강해질 수 있다.
올해 상반기 GDP는 전년 동기보다 3.8% 증가해 2021년 하반기(4.5%) 이후 4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국장은 “하반기 두 분기의 전분기 대비 성장률이 평균 -0.1%에 그쳐도 올해 연간 성장률이 3%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한은이 지난 5월 제시한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2.6%다. 1분기와 2분기 성장률이 모두 기존 전망을 웃돈 만큼 다음 달 수정 경제전망에서는 전망치가 상당 폭 상향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도 연간 3% 성장과 1인당 GNI 4만달러 달성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2분기 명목 GDP와 명목 GNI는 오는 9월 잠정치 발표 때 확정된다.
시장에서도 성장률 전망을 높이고 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상반기 반도체 파급효과와 하반기 내수 확산 가능성을 반영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1%에서 3.3%로 상향한다”고 말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올해 성장률을 3.6%로 전망하며 “상반기에는 반도체 수출단가 상승이 수출을 이끌었다면 하반기에는 AI 투자 사이클에 힘입은 수출 물량 증가가 성장세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장률 상향은 한은의 금리 경로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한은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올리며 성장세 강화와 수요 측 물가 압력 확대를 근거로 제시했다. 이후 GDP와 GDI가 모두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연내 추가 인상의 논거도 강해졌다. 하 이코노미스트는 “8월 회의까지 국제유가 급등세가 재차 확인될 경우 연속 인상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