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DDR5 D램. (사진=삼성전자)
이는 공급업체들이 가격의 추가 상승을 기대하며 물량을 적극적으로 내놓지 않는 데다 구매자들도 높아진 가격에 부담을 느껴 실제 거래는 제한적인 탓이다. 거래가 활발해서라기보다 시장에 풀리는 물량이 부족해 가격이 유지되는 양상으로 보인다.
DDR4와 DDR5는 PC와 서버 등에 탑재되는 D램 규격이다. DDR5는 DDR4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인 차세대 제품으로 최신 PC와 AI 서버를 중심으로 채택이 늘고 있다. 통상 새로운 규격이 보급되면 이전 세대 제품 가격은 하락하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DDR4 가격이 더 빠르게 오르는 이례적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업체들이 한정된 생산능력을 HBM과 서버용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우선 배정한 영향이다. 업체들은 DDR4 생산 종료를 추진하며 단계적으로 물량을 줄이고 있다. 반면 기존 서버와 기업용 PC, 산업용 장비에서는 DDR4 기반 시스템이 여전히 널리 사용돼 교체·유지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공급 감소 속도가 수요 전환보다 빠르게 나타나면서 가격을 밀어 올리는 셈이다.
AI 서버 투자 확대도 D램 공급난을 부추기고 있다. AI 서버에는 HBM뿐 아니라 중앙처리장치(CPU)와 일반 서버를 지원할 대용량 DDR5가 함께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서버 관련 수요가 상류 D램 생산능력의 80% 이상을 흡수해 현물시장에서 주요 업체의 DDR5 다이를 구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범용 D램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업체들의 생산 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기존 고객사와 계약한 HBM 물량은 유지하면서 추가로 활용할 수 있는 생산 여력을 서버용 DDR5 등에 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계약 비중이 큰 HBM과 달리 DDR5는 최근 가격 상승분이 판매가격에 빠르게 반영돼 일부 제품의 수익성이 HBM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AI 서버 투자가 이어지고 주요 업체의 DDR4 감산이 본격화하는 만큼 당분간 범용 D램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DDR4는 생산량이 단계적으로 줄고 있지만 기존 서버와 산업용 장비를 중심으로 수요가 여전히 남아 있다”며 “AI 서버용 DDR5 수요까지 확대되고 있어 범용 D램의 공급 부족과 가격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