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업 제도개편 격돌…정부·업계 160분 공방에도 평행선

경제

뉴스1,

2026년 7월 24일, 오전 05:40

사진은 인천 영종도에 자리한 인스파이어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인스파이어 제공)

카지노 산업의 '영구 면허' 제도 폐지와 관광진흥개발기금(관광기금) 부담률 상한 인상 방안을 두고 정부와 업계가 입장차를 드러냈다. 업계는 기업 부담 증가와 경쟁력 약화를 우려한 반면, 정부는 30년간 유지된 제도를 현실에 맞게 정상화하는 과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한국관광학회 공동 주최로 '관광대국 시대, 카지노업 제도 선진화 방향 토론회'가 열렸다.

서원석 한국관광학회 회장(왼쪽)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문화체육관광부와 그랜드코리아레저(GKL) 후원으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재석 강원대 교수의 발제를 시작으로 학계·업계·정부·지자체 등 8명의 패널이 참석해 160분간 열띤 토론을 벌였지만, 양측의 입장 차이는 끝내 좁혀지지 않았다.

토론회를 주최한 조계원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카지노 업계가 사실상의 영구 면허 속에 안주하면서 경영 혁신과 투명한 투자가 오히려 저해됐다"며 "5년마다 심사와 면허 갱신 절차를 거치게 하려는 것은 업계 발전을 저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건전하고 투명한 성장을 이끌기 위한 것"이라고 개정안의 취지를 밝혔다.

이명진 문체부 카지노산업정책팀장 ©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정부 "30년 된 낡은 제도, 정상으로 돌려놓는 것"
이날 주무 부처인 문체부는 단호한 목소리를 냈다. 이명진 문체부 카지노산업정책팀장은 "정부의 관심은 특정 카지노 기업의 이익이 아닌 '카지노업 전체의 발전'에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 팀장은 "1995년 제도 도입 이후 외국인 전용 카지노 매출은 10배 이상 성장했지만, 기금 부담률은 그대로"라며 "카지노업은 공익적 목적을 위해 특별히 민간에 부여된 특허 사업인 만큼, 현재 사회가 요구하는 공적 기여 수준에 부합하는지 다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금 15% 상향에 따른 '세금 폭탄' 우려도 적극 반박했다. 일괄 인상이 아닌, 현행 누진 구간(100억 초과 10%) 위에 '신설 고매출 구간(예컨대 3000억 초과 15%)'을 얹는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이 팀장은 "시행령 개정 과정에서 업계 및 전문가와 충분히 상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나나 문체부 융복합관광과장 역시 "산업 규모는 커졌는데 제도가 이를 반영하지 못한 잘못된 현상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것"이라며 "1999년 헌법재판소에서도 매출액을 기준으로 기금을 부과하는 것이 합헌이라는 결정이 나온 바 있다"고 설명했다.

최성욱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장 ©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뿔난 업계 "외국인 전용 특수성 무시…생존권 달린 문제"
업계의 반발은 거셌다. 국내 카지노가 내국인 출입이 차단된 '외국인 전용'이라는 특수성을 무시한 채, 해외 '오픈 카지노'의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성욱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는 나라는 한국, 북한, 베트남, 캄보디아 정도에 불과하며 선진국 중에선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며 "해외 오픈 카지노를 비교 모델로 삼아 '글로벌 스탠다드'를 맞추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위기감을 토로했다.

최 회장은 "롯데관광개발 드림타워의 경우 2025년 예상 영업이익이 133억 원인데, 추가 기금을 반영하면 11억 원으로 급감한다"며 "당기순이익이 93% 감소하고, 업계 전체로 봐도 이익의 50%가 날아가는 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외국인 투자기업인 인스파이어의 강대석 법무담당 전무도 직접 호소에 나섰다.

강 전무는 "1조 9300억 원을 투자했지만, 카지노 비중은 면적의 3.7%(700억 원)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넌게이밍(비카지노)' 인프라에 투자했다"며 "금융 비용만 연 1200억 원에 달하고 아직 흑자 전환이 요원한 상황에서 단기간에 기금을 올리는 것은 전혀 납득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대규모 고용 창출과 넌게이밍 투자도 공적 기여로 인정해 달라"고 촉구했다.

정광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 ©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학계 "법적 무리 없지만, 완충 장치·전담 기구 절실"
학계 전문가들은 법적 타당성을 인정하면서도 산업의 충격을 덜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을 주문했다.

방극봉 연세대 법무대학원 교수는 "특허 사업인 카지노에 유효기간 제도를 도입하거나 민간 양도양수 시 사전 인가를 받게 하는 것은 법리적으로 무리가 없다"고 진단했다.

정광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제도 개선이 경영 악화를 노린 것은 아니지만, 현장에 안착하려면 충분한 경과 규정이 필요하다"며 "기금을 단순히 징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 시대에 카지노 산업에도 혜택이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로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 문체부 기조실장이었던 권경상 로이문화예술실용전문학교 교수는 갱신제 재도입에 신중론을 폈다.

권 교수는 "1994년 갱신허가제가 있을 당시 온갖 로비가 난무해 제도를 없앴던 것"이라며 "재도입하려면 마카오처럼 충분한 주기를 확보하고 조건부 갱신 등 단계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일본은 카지노가 아직 없는데도 관리위원회 인력이 168명에 달하지만, 우리 카지노 정책 전담 인력은 고작 4명에 불과하다"며 독립된 '카지노 산업법' 제정과 전담 관리 조직 신설을 역설했다.

이날 토론회는 평행선을 달린 채 마무리됐다. 조계원 의원은 8월 중 관련 개정안을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정부와 업계 간 간극을 어떻게 좁힐 수 있을지가 향후 입법 과정의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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