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엔 보신탕? 옛말"…개 식용 종식이 바꾼 보양식 지도

경제

이데일리,

2026년 7월 24일, 오후 05:50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복날엔 보신탕”이라는 공식은 이제 옛말이다. 내년 2월 식용 목적의 개 사육과 도살·유통·판매가 전면 금지되면서 전통적인 보양식 소비 지형이 빠르게 바뀌고 있어서다. 외식·식품업계는 복날 대표 보양식 자리를 닭요리와 보양 간편식(HMR)이 대신할 것으로 보고 ‘삼복(三伏) 특수’ 공략에 나섰다.

초복인 지난 14일 찾은 서울 종로 보신탕 거리. 오가는 사람이 많지 않아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초복인 지난 14일 찾은 서울 종로 보신탕 거리. 오가는 사람이 많지 않아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24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업체와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중복(25일)을 앞두고 할인 행사와 보양식 메뉴, HMR 출시를 확대하며 복날 수요 선점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개 식용 종식법 시행을 앞둔 데다 고물가와 배달 문화 확산까지 맞물리면서 복날 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과거에는 삼계탕 전문점을 찾거나 집에서 직접 보양식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배달이나 외식을 통해 간편하게 즐기려는 소비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올해 초복에 치킨 소비 수요가 크게 늘었다. bhc에 따르면 올해 초복인 지난 15일 당일 주문 건수는 직전 주 같은 요일보다 150.1% 증가했다. BBQ 역시 초복 당일 매출이 전주 같은 요일 대비 147.8% 늘었으며, 지난해 초복과 비교해서도 29.3% 증가했다. 복날이 치킨업계의 대표 성수기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격 부담도 소비자 선택을 바꾸는 요인이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지역 삼계탕 한 그릇 평균 가격은 2만원에 육박한다. 외식 물가 부담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치킨이나 닭요리, 가정간편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복날이라고 꼭 삼계탕만 먹어야 한다는 인식이 약해지고 있다. 또 직접 삼계탕을 끓이기보다 배달이나 외식을 통해 간편하게 보양식을 즐기려는 소비 또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며 “닭고기는 보양식 이미지와 대중성을 동시에 갖춘 데다 접근성도 뛰어난 편이라, 가족 단위 소비자들이 배달 치킨이나 닭요리를 보양식 대안으로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한 음식점에 게시된 음식 메뉴판 사진. (사진=뉴스1).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한 음식점에 게시된 음식 메뉴판 사진. (사진=뉴스1).
간편식 시장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복날 수요를 겨냥해 삼계탕과 닭곰탕 등 보양 간편식 라인업을 강화했고, BBQ는 자사몰을 통해 삼계탕과 닭개장, 닭곰탕 등 보양 메뉴를 확대했다.

CJ제일제당은 기존 ‘비비고 삼계탕’을 리뉴얼한 ‘비비고 영양삼계탕’을 선보이며 간편 보양식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해 7월(1~24일) 비비고 삼계탕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뚜기 역시 ‘능이 삼계탕’을 선보였고, 동원F&B는 닭다리를 통째로 넣은 통다리 삼계탕으로 차별화에 나섰다. 하림은 ‘더미식 삼계탕’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 중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2월 개 식용 종식법이 본격 시행되면 복날 시장의 중심축이 더욱 빠르게 닭고기 기반 메뉴로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물가와 조리 편의성, 배달 문화 확산이 맞물리면서 전통적인 보양식 시장도 외식과 HMR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복날은 여전히 중요한 계절성 소비 이벤트”라며 “개 식용 종식 이후에는 삼계탕뿐 아니라 치킨과 닭요리, 보양 HMR이 함께 경쟁하는 시장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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