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필요해진 최태원 회장, SK실트론 매각 불씨 되살아나나

경제

뉴스1,

2026년 7월 24일, 오후 05:20

6월 26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2차 변론에 출석하는 모습. 2026.7.24 © 뉴스1 이호윤 기자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이 1조 원대에 달하는 재산 분할 의무를 지게 되면서 SK그룹의 SK실트론 매각 시계가 다시 빨라질지 주목된다.

앞서 서울고법 가사1부는 24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파기환송심에서 분할대상 재산에 대한 노 관장의 기여도를 3분의 1로 판단하고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9440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판결로 SK실트론 매각이 재추진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최 회장이 SK실트론 지분을 약 30% 보유하고 있어 매각으로 5000억 원 수준의 현금을 마련할 수 있어서다. SK그룹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도 매력 포인트다.

SK실트론 몸값 5조…최태원 회장, 매각 시 약 5000억 확보할 듯

업계에 따르면 SK실트론의 기업가치는 5조 원에서 7조 원까지 거론된다. 지난해 말 두산이 SK실트론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당시 시장에서는 SK실트론의 기업가치를 약 5조 원 수준으로 평가했다.

이후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폭증했고 반도체 핵심 소재 웨이퍼를 생산하는 SK실트론의 몸값도 높아지고 있다.

순차입금 약 2조 5000억~2조6000억 원을 제외한 SK실트론의 몸값은 3조~4조 원 안팎으로 거론된다.

SK실트론의 지분율은 △SK㈜ 51.0% △총수익스와프(TRS) 계약 지분 19.6% △최 회장 29.4% 등이다. 최 회장 역시 SK실트론 주식을 직접 명의 보유한 것이 아니라 TRS 계약을 통해 보유하고 있다. 계약이 만료되거나 지분을 매각하면 기준 금액과 정산 비용 등을 증권사에 지급해야 한다.

앞서 두산은 SK그룹이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51%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 지분 19.6% 등 총 70.6%에 대해 지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협상을 이어왔다. 인수 규모는 5조 원 정도로 거론됐다.

SK실트론의 전체 지분가치를 2조 5000억~3조 원으로 두고 단순 계산하면 최 회장이 보유한 지분 29.4%는 7000억~8000억 원에 해당한다. TRS 정산과 세금·수수료를 반영하면 최 회장은 SK실트론 매각 시 4000억~5500억 원을 손에 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그룹 지배력 영향 無…두산과 이미 협상 중

최태원 회장의 그룹 지배력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재산분할 규모 절반가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SK실트론 매각 가능성을 높인다.

SK㈜ 지분을 팔면 그룹 지배력이 약해지지만 SK실트론 개인 지분 매각은 SK㈜에 대한 최 회장의 지배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를 감안하면 그룹 지배력과 연관이 큰 SK㈜ 지분에 변화를 주기보다 SK실트론을 매각해 재원을 확보하는 편이 최 회장에게 유리한 셈이다.

SK그룹은 지난해부터 고강도 사업 재편(리밸런싱)을 이어오고 있다. 적극적으로 자산을 매각해 몸집 줄이기에 집중하는 상황이다. SK실트론 매각을 통해 최 회장은 SK그룹 리밸런싱과 개인 재원 확보,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된다.

두산과의 거래 계약이 상당 부분 진행됐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SK와 두산은 지난해 12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SK실트론 매각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다만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따른 SK실트론의 가치가 재평가된 점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도체 웨이퍼는 SK하이닉스(000660) 공급망의 핵심 소재다. 반도체 업황 호조도 SK실트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SK실트론 지분 매각은 SK㈜ 지분을 팔지 않고 재산분할금의 절반가량을 마련할 수 있어 최 회장에게 가장 유력한 개인 자산 매각 카드"라면서도 "재산분할금 마련을 위해 SK그룹이 핵심 반도체 회사를 파는 인상을 줄 수 있어 즉시 매각하기에는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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