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금법과 네이버·두나무 심사는 달라”…공정위 선긋기

경제

이데일리,

2026년 7월 25일, 오전 10:16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 합병 관련해 심층 검토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규합위)의 규제완화 권고와 네이버·두나무 합병 심사는 직접적 연관성이 없는데다 1위 사업자 간 합병이어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25일 이데일리 취재 결과, 공정거래위원회는 규합위 권고와 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기업결합은 별개 사안이라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특금법은 대주주 적격성 문제이고 공정위는 경쟁 제한성을 보기 때문에 두 사안은 직접적 관련성이 없다”며 “공정위는 법과 규정에 따라 관련 시장의 경쟁제한성을 계속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특금법 시행령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는 적용 법률과 심사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특금법 시행령은 중대한 법 위반 전력이 있는지 등 가상자산사업자의 대주주가 될 자격을 심사하는 제도다. 반면 공정거래법에 따른 기업결합 심사는 기업결합으로 경쟁 사업자가 배제될 우려가 있는지, 소비자 선택권이 줄어드는지, 독과점이 형성되는지 등 경쟁제한성을 심사하는 제도다.

3사 경영진들이 지난해 11월 27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1784에서 열린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3사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박상진(왼쪽부터)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송치형 두나무 회장, 오경석 두나무 대표이사. (사진=네이버)
3사 경영진들이 지난해 11월 27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1784에서 열린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3사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박상진(왼쪽부터)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송치형 두나무 회장, 오경석 두나무 대표이사. (사진=네이버)
앞서 규합위는 지난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남궁범 분과위원장을 주재로 성장분과위원회 열고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의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시행령 및 감독규정’ 개정안을 심사한 뒤 대주주 적격성 심사 예외 규정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이는 법률 위반 행위의 경중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 신고 불수리가 과도한 제한이라며 자본시장법 수준의 개선을 권고한 것이다.

금융위는 지난 3월 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가상자산사업자 대주주의 적격성 심사 기준을 포함시켰다. 시행령은 적격성 심사 기준으로 공정거래법,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등 경제 관련 법 위반 이력을 신고 불수리 사유로 규정했다.

특히 개정안에는 임직원의 위법 행위로 법인이 양벌 규정에 따라 함께 처벌받거나, 위반 정도가 경미한 경우에도 예외 없이 대주주 결격사유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이대로 시행되면 네이버·두나무 합병에 불리할 것으로 전망됐다. 네이버는 부동산 정보 서비스 과정에서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카카오의 시장 진입을 방해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로 지난해 9월 1심에서 벌금 2억원을 선고받았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관련해 업계는 은행법, 자본시장법 등 기존 금융관련법에는 있는 예외 규정이 특금법 시행령에는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보통신기술(ICT)·핀테크 기업에 과도한 규제 부담을 지우고 디지털자산 산업의 혁신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규합위는 24일 한국핀테크산업협회,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AXA) 등의 현장 의견을 청취하고 다른 법령처럼 예외 규정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FIU는 이같은 규합위 권고에 따라 시행령을 수정해 법제처, 국무회의 등에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이번 규합위 권고로 합병 걸림돌 중 하나가 해소됐다는 시장 분석도 나온다. 네이버와 두나무 합병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연내에 합병 심사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시장 기대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규합위 권고를 네이버·두나무 연내 합병 청신호로 바로 연결하는 건 무리라는 입장이어서 추후 심사 결과가 주목된다.

지난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네이버는 종속회사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포괄적 주식교환을 위한 주주총회 일정을 기존 8월 18일에서 11월 19일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주식교환 이전 일정도 9월 30일에서 12월 31일로 각각 연기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미래에셋과 코빗의 기업결합과 달리 네이버와 두나무는 업계 1위인데다 다양한 업종의 이해관계자들이 상당히 많다”며 “법과 규정에 따라 의견청취 등을 진행하고 면밀히 검토·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말까지 기한을 정해놓고 심사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심사가 늦어지거나 절차가 지연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