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치 정확히 공개'…스트래티지, 순준비금 도입+mNAV 손질

경제

이데일리,

2026년 7월 25일, 오전 11:43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세계 최대 기업 비트코인 보유기업이자 트레저리 기업인 미국 스트래티지(Strategy)가 투자자들에게 회사의 실질적인 자산 가치를 보다 명확하게 보여주기 위해 비트코인 관련 핵심 지표를 전면 개편했다.

마이클 세일러 스트래티지 이사회 의장
마이클 세일러 스트래티지 이사회 의장
최근 비트코인 주요 매입 재원으로 쓰이는 영구우선주와 전환사채(CB) 등 보통주보다 우선 상환되는 금융상품을 제외한 새로운 순자산 기준을 도입하면서, 향후 주식 발행이 기존 주주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도 새롭게 제시함으로써 보다 성숙한 트레저리 전략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기대를 주고 있다.

스트래티지는 24일(현지시간) 기존의 총(Total) 비트코인 보유량 중심 지표 대신 순(Net) 기준의 평가 체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은 지난해 10월 이후 이어진 암호화폐 약세장 속에서 투자자들이 회사의 재무구조를 보다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현재 스트래티지는 84만3775BTC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시가 기준 약 556억달러 규모다. 여기에 32억달러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이제 단순히 비트코인 보유 규모만으로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보통주 투자자의 실질적인 몫을 계산하기 위해 ‘순 준비금(Net Reserve)’이라는 새로운 지표를 처음 도입했다. 순 준비금은 비트코인 보유액과 달러 준비금을 합산한 뒤 보통주보다 우선 변제되는 금융부채를 차감하는 방식으로 산출된다.

현재 기준으로는 비트코인과 달러 준비금을 합한 약 588억달러에서 전환 가능성이 없는(out-of-the-money) 전환사채 68억달러, 우선주 명목가치 155억달러 등 총 223억달러의 선순위 청구권을 제외해 366억달러로 계산된다. 회사는 우선주와 전환사채는 회사가 청산될 경우 보통주보다 먼저 상환받는 권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반영해야 보통주 투자자가 실제로 보유하는 순자산을 보다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트래티지는 또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mNAV(순자산가치 대비 시가총액 배수) 계산 방식도 수정했다. 기존 방식에서는 주식 발행으로 인한 가치 증가 효과를 반영하는 과정에서 mNAV가 대부분 1배 이상을 유지하게 되는 구조였다. 이 때문에 회사가 추가로 주식을 발행했을 때 기존 주주들에게 실제로 이익이 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새로운 방식에서는 1배(1.0배)를 기준점으로 고정했다. 이에 따라 MSTR 주가가 순 기준 주당 비트코인 가치보다 높게 거래되는 경우에만 추가 주식 발행이 기존 주주들의 주당 비트코인 보유 가치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점을 보다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스트래티지는 새로운 mNAV를 ‘MSTR 주가를 순 기준(Net) 주당 비트코인 가치로 나눈 값’으로 정의했다.

이와 함께 회사의 장기적인 재무 안정성을 보여주는 새로운 지표도 공개했다. 새로 도입된 ‘BTC 손익분기 연평균 상승률(BTC Breakeven ARR)’은 현재 연 3.22%로 산정됐다. 이는 비트코인 가격이 앞으로 연평균 3.22% 이상 상승할 경우 회사가 보유한 비트코인의 가치 상승만으로도 우선주 배당과 이자 비용을 모두 충당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다른 지표인 ‘BTC 플로어 ARR(BTC Floor ARR)’은 현재의 자본구조를 유지하는 조건에서 회사가 구조조정 없이 지속될 수 있는 최소한의 비트코인 성장률을 나타낸다.

이번 개편은 최근 스트래티지의 자금조달 구조가 과거보다 훨씬 복잡해졌다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비트코인 매입을 위해 지속적으로 보통주뿐 아니라 다양한 우선주와 전환사채를 발행해 왔다. 하지만 이들 금융상품은 보통주보다 우선적인 권리를 갖기 때문에 단순히 보유 비트코인 규모만으로 기업 가치를 평가할 경우 보통주 투자자의 실제 지분 가치를 과대평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로 스트래티지의 대표 우선주인 STRC는 현재 약 85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지난 5월 이후 목표 액면가인 100달러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비트코인 역시 현재 약 6만5000달러에서 거래되며 사상 최고가 대비 약 50% 하락한 상태다. 스트래티지 주가도 2024년 11월 고점 대비 약 84% 하락했다.

아울러 회사는 투자자들의 시장 판단을 돕기 위해 비트코인의 200주 이동평균선 대비 프리미엄과 공포·탐욕지수(Fear & Greed Index) 등 새로운 시장 지표도 함께 공개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개편이 단순한 회계 기준 변경을 넘어, 스트래티지가 기업 비트코인 보유 전략을 보다 성숙한 자산운용 모델로 발전시키려는 시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비트코인 보유 규모뿐 아니라 보통주 투자자가 실제로 갖게 되는 경제적 가치와 자본조달 구조를 함께 고려하는 평가 체계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향후 다른 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들의 기준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