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전경. 2026.7.20 © 뉴스1 권현진 기자
주택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다양해지면서 건자재업계가 바닥재와 차음매트, 창호에 소음 저감 성능을 강화하고 있다. 육아·반려동물 가구와 도로변 주택 등 소음에 민감한 수요가 세분화되면서 제품 경쟁도 바닥 마감재에서 바닥구조와 고성능 창호로 넓어지는 모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건자재업체들은 신축 공동주택 시장에서는 바닥 전체의 충격음 차단 성능을 높이고, 기존 주택 리모델링 시장에서는 별도의 구조 공사를 최소화한 바닥재·매트·창호 제품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환경공단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전화상담 3만 2662건과 현장진단 신청 7111건이 접수됐다.공동주택을 중심으로 소음 관련 불편이 꾸준히 발생하면서 주택 자재업계 소음 감소 제품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장판·차음매트 넘어 '중량충격음 저감 마루' 경쟁
현대L&C의 경우 두꺼운 쿠션층을 적용한 주거용 바닥재부터 차음매트, 저소음 마루까지 제품군을 넓히고 있다.
5㎜ 두께의 바닥재 '소리지움 5.0'은 전체 두께의 약 70%를 고탄성 프리미엄 쿠션층으로 구성했다. 회사 측은 맨바닥에서 측정된 78데시벨(dB)과 비교해 소음을 최대 20dB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행 충격을 흡수하는 쿠션층과 미끄럼 방지 기능을 적용해 아이나 고령자가 있는 가구도 겨냥했다.
퍼즐형 차음매트 '포포미 TPU'에는 열가소성 폴리우레탄(TPU) 소재와 충격 흡수율을 높인 초고밀도 폼을 적용했다. 놀이방용 '포포미 플레이'는 고탄성 쿠션층 두 장을 겹쳐 아이들이 뛰거나 놀이기구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충격과 소음을 줄이도록 설계했다.
현대L&C가 지난해 두산건설과 개발한 '고기능성 저소음 마루 바닥재'는 차음 경쟁이 장판과 매트에서 마루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회사 측은 기존 바닥구조 전체를 교체하지 않고 마감재를 바꾸는 방식으로 중량충격음 저감 성능을 확보한 국내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물건을 떨어뜨리거나 의자를 끄는 소리와 같은 경량충격음은 쿠션 바닥재로 일부 줄일 수 있지만, 아이가 뛰는 소리처럼 건물 구조를 타고 전달되는 중량충격음은 마감재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웠다. 저소음 마루가 실제 공동주택 현장에서도 유의미한 성능을 낼 경우 기존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수 있다.
현대L&C 관계자는 "반려동물과 함께 살거나 아이가 있는 집, 홈트레이닝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청을 즐기는 집 등 주거문화가 다양해지면서 리모델링 과정에서 생활소음 저감 기능성 자재를 문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신축 공동주택 시장에서는 마감재 하나보다 완충재와 모르타르, 슬래브 등을 결합한 바닥구조의 성능을 높이는 경쟁이 치열하다. 2022년 8월 이후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공동주택에는 완공 단계에서 바닥충격음을 측정하는 사후확인제가 적용되고 있다. 측정값이 중량·경량충격음 기준인 49dB를 충족하지 못하면 사업주체에 보완시공이나 손해배상 등이 권고될 수 있다.
LX하우시스는 GS건설과 공동 개발한 바닥구조로 지난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품질시험에서 중량충격음 31dB, 경량충격음 27dB를 기록해 두 항목 모두 1등급을 받았다. 완충재와 고밀도 모르타르 등 바닥구조의 소재와 배합을 조정해 충격이 아래층으로 전달되는 것을 줄이는 방식이다.
도로변 주택은 창호 교체…차음 단독 시장 확대에는 한계
바닥 자재가 주택 내부에서 발생하는 충격음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창호는 차량과 철도, 공사장 등 외부에서 들어오는 소음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한샘은 43dB 수준의 차음 성능에 대한 공인시험성적서를 확보한 '밀란 발코니 이중창(MHSP-250)'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 한샘 리하우스 매장 창호 전시 공간에는 소비자가 차음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별도 전시 구역도 구성했다.
밀란 발코니 이중창은 최대 26㎜ 광폭 복층유리를 적용할 수 있다. 은막을 두 번 코팅한 더블로이 유리와 창틀의 틈을 줄이는 가스켓 마감 공법을 적용해 단열과 기밀, 차음 성능을 함께 높였다.
외부 소음이 큰 입지에서는 창호 성능이 주거환경을 좌우할 수 있다. 현행 주택건설기준은 공동주택 건설 지점의 실외소음도를 65dB 미만으로 관리하도록 하고, 일부 도시지역에서는 모든 창호를 닫았을 때 거실 실내소음도가 45dB 이하가 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샘은 차량 통행이 많은 도로변 등에서는 창호 교체 이후 소음 감소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높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음 문제만 해결하기 위해 창호를 단독으로 교체하는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창호 구매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는 여전히 냉난방비와 직결되는 단열 성능이며, 차음이 단열이나 디자인보다 우선하는 사례도 뚜렷하게 늘지 않았다는 것이다. 차음 제품이 독립적인 대형 시장을 형성하기보다 단열과 기밀, 결로 방지, 친환경성을 결합한 고기능성 창호의 한 요소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기술 성능을 실제 주택에서 동일하게 구현하는 것도 업체들이 풀어야 할 과제다. 층간소음은 바닥 마감재뿐 아니라 슬래브 두께와 벽체 구조, 완충재 시공 상태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LH 연구 결과 슬래브 두께를 210㎜에서 240㎜로 30㎜ 늘려도 중량충격음 감소 효과는 약 2dB 수준이었으며, 두께가 계속 늘어날수록 투자비 대비 개선 효과는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차음 성능을 높이기 위해 자재 두께와 무게를 늘리면 원재료비와 운송비, 시공 난도도 함께 올라간다. 건자재업계의 경쟁도 단순히 시험실에서 높은 차음 수치를 확보하는 단계를 넘어 일반 제품과의 가격 차이를 낮추고 실제 공동주택과 리모델링 현장에서 성능을 재현하는 방향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한샘 관계자는 "차음 특화 시장이 단기적으로 독자적인 규모로 크게 확대될 가능성은 낮다"며 "차음은 쾌적한 주거환경을 만들기 위해 창호가 갖춰야 할 복합적인 필수 기능으로 중요성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yoong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