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체납자 집 턴 국세청…부서진 문고리·어지러진 집안 뒷처리는?[세금GO]

경제

이데일리,

2026년 7월 26일, 오전 08:02

[세종=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국세청에서 나왔습니다. 문 좀 열어주세요.”

현관문 너머에는 분명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집안에서는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잠복과 미행으로 고액체납자의 실거주지를 확인한 국세청 수색팀이 문을 두드린 지 어느덧 2시간. 체납자의 모친이 끝까지 문을 열어주지 않고 버티자 결국 경찰이 출동했다. 경찰의 문 두드림에도 반응이 없자, 수색팀은 “강제 개문합니다” 최종 통보 후 현관 도어락을 열고 들어갔다.

이들이 거실로 들어서자 체납자의 모친은 “무단 가택침입”이라며 항의했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국세징수법에 “세무공무원은 재산을 압류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체납자의 주거지 등을 수색할 수 있고 폐쇄된 문·금고 또는 기구를 열게 하거나 직접 열 수 있다”고 명시돼 있어서다.

보디캠을 착용한 수색팀은 집안 구석구석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거실과 부엌, 방안의 수납장 등의 물품을 샅샅이 살폈다. 안방에서 자물쇠로 잠긴 여행용 캐리어를 발견해 압류한 후 강제로 열자, 5만 원권 현금다발 5억 4000만원과 수표 4억 8000만원 등 총 10억 2000만원 상당의 뭉칫돈이 쏟아져 나왔다.

이처럼 과세당국은 문을 잠그고 버티는 체납자들을 수색 현장에서 적잖이 마주한다. 그렇다면 수색 과정에서 부서진 문고리나 도어락, 수색 여파로 어지러진 집안의 뒷처리는 어떻게 할까.

우선 강제 개방 과정에서 망가진 문고리나 도어락은 국세청이 먼저 비용을 지출해 원래대로 수리해준다. 다만 ‘공짜’는 아니다. 국세청이 먼저 부담한 복구 비용은 향후 ‘강제징수비’로 분류해 체납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한다. 체납자가 이를 내지 않으면 세금 체납액에 그대로 얹는다. 걷어야 할 체납액에서 복구 비용을 차감하는 방법은 쓰지 않는다. 어찌됐든 체납자로선 문 열지 않고 버티기한들 별소용이 없고 돈만 더 든다는 얘기다.

(사진=국세청)
(사진=국세청)
현장 수색 과정에서 어지러진 집안은 원상태로 정리한 뒤 철수한다. 혹시 모를 체납자들의 반발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수색팀이 애를 먹는 순간은 체납자의 실거주지를 파악하는 단계와 집안에 인기척이 없을 때라고 한다. 실거주지를 특정해 수색하려 해도 인기척이 없다면 국세청 직원들만 따로 들어갈 수가 없다. 국세징수법에 따라 세무공무원이 수색을 진행할 때 체납자나 동거인이 없으면 성인 2명 이상이나 지자체 공무원, 경찰관 1명 이상을 증인으로 참여시켜야 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경찰이 긴 수색 시간 내내 현장에 머물기 어려워 사실상 수색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국세청은 최근 관세청과 고액·악성체납자 16명을 대상으로 첫 합동수색을 벌여 현금과 명품 등 총 13억원 상당의 은닉재산을 압류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현장 중심의 체납관리를 통해 고액·악성체납자에 엄정 대응해 조세정의와 공정과세를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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