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장 "장특공제, 강남 부자일수록 큰 혜택…역진성 '끝판왕'"

경제

뉴스1,

2026년 7월 26일, 오전 10:41

임광현 국세청장이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재정경제부, 국가데이터처, 금융위원회, 기획예산처 업무보고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7.15 © 뉴스1 허경 기자

임광현 국세청장이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제도의 역진성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임 청장은 26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현행 장특공제는 10년 보유·거주하면 과세대상 양도차익의 최대 80%까지 한도 없이 공제해주기 때문에 과하게 역진적"이라며 "비싼 주택일수록, 그래서 차익이 클수록 공제를 더 많이 받는 구조"라고 밝혔다.

장특공제는 오래 보유한 부동산의 양도소득세 부담을 줄여주는 취지의 제도로, 실거래가 12억 원을 초과하는 1세대 1주택자를 대상으로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에 따라 각각 최대 40%씩, 합산 최대 80%의 공제 혜택을 준다. 12억 원 이하 주택은 1세대 1주택 비과세 요건(2년 이상 보유, 취득 당시 조정대상지역은 2년 이상 거주)만 충족하면 양도세 전액이 면제돼 대다수 1주택자는 제도 개편과 무관하다는 게 임 청장의 설명이다.

임 청장은 2024년 양도한 주택의 양도세 신고 통계를 근거로 들었다. 그는 "전국 2만 4816호의 1세대 1주택이 5조 320억 원의 장특공제를 받았는데, 이 중 서울이 4조 5000억 원으로 공제 혜택의 90%가 서울에 쏠렸다"고 짚었다. 이어 "서울 4조 5000억 원 중 강남3구와 용산구의 장특공제액이 3조 5000억 원으로 78.6%를 차지한다"며 "반면 도봉·금천·중랑·노원·동대문·관악·은평·구로구 등은 장특공제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세청 통계를 보면 강남구에서는 2873건, 총 1조 5459억 원(건당 5억 4000만 원)이 공제된 반면 도봉구에서는 2건, 2000만 원(건당 1000만 원) 공제에 그쳤다.

장특공제액 상위 100호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쏠림 현상은 뚜렷했다. 상위 100호 중 99호가 서울 소재였고, 이 중 87호는 강남구(68호)와 서초구(19호)에 몰렸다. 강남구의 호당 평균 공제금액은 41억 원, 서초구는 33억 원에 달했다.

임 청장은 "강남구 주택 1채를 양도하고 장특공제로 200억 원이 넘는 금액을 공제받은 경우도 있다"며 "가히 역진성의 끝판왕"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조세는 소득이 큰 사람일수록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는 누진성이 기본 원칙"이라면서도 "장특공제는 양도차익의 최대 80%를 한도 없이 공제받다 보니 차익이 클수록 세 부담이 더 크게 줄어드는 역진성이 나타난다"고 진단했다.

이어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은 고가주택 보유자들이 더 크게 누리는데, 장특공제로 그 불로소득이 고스란히 보장되고 있다"며 "제도가 '똘똘한 한 채'를 권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임 청장은 "2009년 1세대 1주택 장특공제율이 최대 80%로 한도 없이 상향된 지 17년이 지났다"며 "세제는 가급적 일관성을 유지하는 게 좋지만,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난다면 그에 대한 미세조정은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할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산층에 대한 장특공제는 보호하더라도 초고가 주택에 무한정 공제를 해주는 것이 맞는지, 누구나 납득할 수 있도록 세금 혜택이 공정하게 정상화돼야 한다"고 했다.

(임광현 국세청장 X 갈무리)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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