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농심 신라면 용기면이 진열돼 있다. 농심은 다음 달 1일부터 신라면컵과 육개장사발면 등 용기면과 새우깡 등 일부 스낵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5.8% 인상한다. 2026.7.24 © 뉴스1 이종수 기자
식품기업들의 가격 인상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중동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환율로 원가 부담이 임계점에 이르면서 장류 등 기초 식재료부터 즉석조리식품, 컵라면, 스낵, 음료까지 가격 조정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번 인상 대상에서 제외된 주요 품목도 적지 않아 원가 부담이 이어질 경우 추가 가격 조정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농심·CJ푸드빌·던킨 8월 가격 조정…햇반·카레 등 식품 전방위 확산
2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004370)은 다음 달 1일부터 주요 제품 출고가를 평균 5.8% 올린다. 신라면컵 등 용기면 18개 브랜드와 스낵 23개, 음료 2개가 대상이다. 육개장 사발면 가격은 소매점 기준 100원 오른 1200원이 된다.
농심의 라면 가격 조정은 2025년 3월 이후 1년 5개월 만이며, 새우깡은 사실상 3년 11개월 만이다. 다만 라면 매출의 63%를 차지하는 봉지라면은 가격을 동결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 역시 31일부터 식빵과 계란토스트 등 76종 가격을 평균 8.2% 올린다. 단팥빵과 소보로빵 등 주요 품목은 조정 대상에서 제외했다. 비알코리아가 운영하는 던킨도 다음 달 2일부터 도넛 39종 가격을 평균 6.5% 인상한다.
다른 식품기업들도 이미 가격 조정에 나섰거나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CJ제일제당(097950)은 햇반과 만두, 생선구이 등 27개 품목 가격을 평균 8% 올린다. 대형마트는 30일, 편의점은 8월 1일부터 인상분이 반영된다. 사조는 내달 3일부터 참치캔과 장류, 참기름 등의 가격을 올리고, 오뚜기(007310)는 지난 16일부터 카레와 당면 등의 출고가를 조정했다.
음료업계에서도 롯데칠성음료(005300)가 지난달 26일부터 44개 품목의 출고가를 올린 데 이어 코카콜라음료도 다음 달부터 편의점에 공급하는 52개 품목의 출고가를 평균 7.2% 인상하기로 했다.
주요 식품기업들의 가격 조정 시기가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에 집중되면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도 한층 무거워질 전망이다.
서울 시내 한 마트에 진열된 롯데칠성음료의 칠성사이다. 2026.6.23 © 뉴스1 김도우 기자
원가 부담에 환율까지…주요 제품 제외에 추가 인상 촉각
가공식품 가격 조정의 배경으로는 원재료비와 물류비 상승, 고환율이 공통적으로 지목된다.
우선 중동 정세 불안으로 포장재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급등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국제 나프타 시세는 2025년 5월 톤당 568달러에서 2026년 5월 957달러로 68% 뛰었다.
같은 기간 런던금속거래소(LME) 알루미늄 시세도 톤당 2604달러에서 올해 5월 3670달러까지 상승했다. 이달 들어 3100달러선까지 내려왔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포장재가 전체 원재료비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음료업계에는 적잖은 비용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안팎에서 등락하면서 수입 원료 조달 비용도 불어났다. 대부분 원재료를 수입에 의존하는 식품업계 특성상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상품 가격 흐름을 보여주는 한국은행의 생산자물가지수도 6월 130.03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영향으로 국내 사업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실적 감소 압박을 받는 반면,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비교적 선방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삼양식품이 "국내 가격 인상보다 해외 매출 비중 확대로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며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은 것도 82%에 달하는 해외 매출 비중이 배경이다. 삼양식품은 생산 효율성 증대와 채널 전략으로 원가 부담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관건은 이번 가격 조정에서 제외된 품목의 향방이다. 농심 봉지라면과 뚜레쥬르 단팥빵 등 소비자 체감도가 높은 일부 제품은 기업들이 원가 부담을 자체적으로 흡수하며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원가 부담이 장기화하면 이들 품목도 향후 가격 조정 대상에 포함될 여지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원가 부담을 최대한 자체 흡수해 왔지만 더는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가공식품과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가격 조정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ausur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