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 뉴스1 김기남 기자
한국전력공사가 발주한 파형관 구매 입찰에서 낙찰예정자와 낙찰물량 비율을 사전에 합의한 3개 협동조합과 7개 사업자에 시정명령과 과징금이 부과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한국합성수지파형관사업협동조합과 한국플라스틱기술연구사업협동조합, 한국피이관공업협동조합 등 3개 조합과 영진산업, 피앤아이, 세진엔지니어링, 신호, 그린오토테크, 코브인터내셔날, 오주산업 등 7개 사업자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8억 68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조합 및 업체별 과징금은 △한국플라스틱기술연구사업협동조합(2억 5200만 원) △한국피이관공업협동조합(1억 4100만 원) △한국합성수지파형관사업협동조합(1억 2800만 원) △영진산업(7000만 원) △피앤아이·그린오토테크(각 6100만 원) △코브인터내셔날·오주산업(각 5600만 원) △세진엔지니어링(2300만 원) △신호(2000만 원)이다.
파형관은 전력케이블을 감싸 보호하는 주름진 형태의 플라스틱관으로 원형과 나선형으로 구분된다.
담합 기간에는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돼 중소기업이나 회원사를 대신해 입찰에 참가하는 적격조합만 공공입찰에 참여할 수 있었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7년부터 파형관 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사업자가 늘면서 기존 조합의 낙찰률과 낙찰물량이 감소했다. 회원사를 대신해 입찰에 참가하고 계약금액의 약 2%를 수수료로 받던 조합들은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회원사 수에 비례해 낙찰물량을 나누기로 합의했다.
한국합성수지파형관조합과 한국플라스틱기술연구조합은 2018년 6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원형 파형관 전국·지역제한 입찰 384건에서 연도별 물량 배분 비율과 낙찰 순번을 정했다.
입찰이 공고되면 각 조합의 누적 계약금액을 계산해 합의한 배분 비율에 미달한 조합을 낙찰예정자로 정했다. 낙찰 차례가 아닌 조합은 상대 조합이 낙찰받을 수 있도록 과거 낙찰 투찰률보다 높은 가격으로 들러리 투찰했다.
그 결과 384건 가운데 담합에 가담하지 않은 사업자가 낙찰받은 5건을 제외한 379건(98.7%)에서 합의한 조합이 낙찰받았다. 한국합성수지파형관조합은 204건, 한국플라스틱기술연구조합은 175건을 각각 낙찰받았다.
3개 조합은 2017년 1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진행된 나선형 파형관 지역제한 입찰 10건에서도 회원사 수에 따라 낙찰물량을 나누기로 했다.
해당 입찰은 공급단가와 희망물량을 제출하면 낮은 단가를 써낸 순서대로 물량을 배정하는 방식이다. 조합들은 가격 경쟁을 피하고 10건 모두에서 합의한 비율과 유사하게 물량을 배분받았다.
한국합성수지파형관조합 소속 7개 회원사는 조합 간 담합을 주도하지는 않았지만 합의 사실을 알고도 조합 대신 들러리로 투찰하거나 조합에 입찰 참가를 계속 위탁했다. 이후 조합이 담합을 통해 확보한 물량을 배분받았다.
공정위는 입찰담합 징후분석 시스템을 통해 담합 정황을 포착해 직권 조사에 착수했다. 담합을 주도한 3개 조합이 계약금액의 2%만 수수료로 받아 부당이득 규모가 낮았던 점은 과징금 산정에 반영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적격조합이라도 입찰담합을 하면 제재하고, 담합을 주도하지 않았더라도 이를 알고 가담한 회원사 역시 제재 대상이 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부당한 공동행위(입찰담합 등)에 대한 과징금 하한이 대폭 상향된 만큼 향후 유사한 법 위반행위가 적발되는 경우 더욱 엄정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seohyun.shi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