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초부자' 타깃…12억 기준 상향, 초고가 1주택 중과 '가닥'

경제

뉴스1,

2026년 7월 26일, 오후 02:46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6.7.23 © 뉴스1 허경 기자

종합부동산세 개편의 큰 줄기가 조세 부담 형평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잡히고 있다. 정부와 세제당국이 1가구 1주택 종부세 기본공제선(12억 원)을 상향해 과세 대상을 줄이는 대신, 시가 수십억 원대 초고가 1주택에는 공제 축소와 세율 인상을 통해 보유세를 집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집을 몇 채 갖고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짜리 집을 갖고 있느냐'를 기준으로 과세 대상을 선별한다. 강남권 '똘똘한 한 채'와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로 부유층일 수록 감면혜택을 많이 받는 역진성을 줄이겠다는 그림이다.

종부세 대상 줄이고 초고가 1주택 보유세 키운다
26일 세종 관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세법 개정에서 1가구 1주택 종부세 기본공제선 12억 원을 최근 집값 상승을 감안해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제선이 올라가면 중저가 1주택자의 상당수는 종부세 납부 대상에서 빠지거나 세 부담이 줄어든다. 대신 '보편적 인상'이 아니라 초고가·투기성 보유에 과세를 집중하는 방향으로 세제 개편의 무게추를 옮기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종부세 과세 기준을 '주택 수'에서 '주택 가액(집값)'으로 바꾸자는 제안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금은 2주택 이하는 0.5∼2.7% 세율, 3주택 이상에는 0.5∼5.0% 중과세율을 적용해 시가 30억 원 아파트 1채보다 10억 원대 아파트 3채 소유자가 더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 사례가 나온다는 비판이 이어져 왔다.

앞선 세제·부동산 토론회에서는 "보유 주택 수가 아니라 합산 가액 기준으로 종부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에 대체로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3일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통상적인 1주택을 기준으로 적정한 기본 보유 부담을 설정한 뒤, 실거주·서민·중산층용 주택에는 감경하고, 호화주택·다주택·명백한 투기용에는 가중 요소를 더해 단계적으로 차등을 두겠다"고 밝혔다.

중저가 거주용 1주택은 지키되, 시가 수십억 원대 초고가 1주택에 대해서는 공제 축소와 세율 인상을 병행하겠다는 방향을 사실상 못박은 셈이다.

초고가 기준을 전국 평균 아파트값의 약 두 배인 10억 원부터, 시가 30억·40억·50억 원 이상으로 볼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며 기준선 설정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2026.7.23 © 뉴스1 이종수 기자

강남에만 몰린 5조 장특공제, 초고가 1주택 상한 논의 본격화
초고가 1주택을 겨냥한 또 다른 축은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다.

장특공제는 실거래가 12억 원을 초과하는 1가구 1주택자에게 보유·거주 기간에 따라 각각 최대 40%, 합산 최대 80%까지 양도차익을 공제해주는 제도다.

12억 원 이하 1주택자는 비과세 요건만 맞추면 양도세 전액이 면제되기 때문에, 장특공제는 사실상 고가 1주택자에게 집중된 혜택이었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비싼 주택일수록, 그래서 차익이 클수록 공제를 더 많이 받는 구조로 과하게 역진적"이라고 지적했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양도된 1가구 1주택 2만 4816가구의 장특공제액 5조 320억 원 가운데 4조 5000억 원, 90%가 서울에 쏠렸고, 이 중 강남3구·용산구가 3조 5000억 원으로 서울의 78.6%를 차지한다.

강남구에서는 2873건이 1조 5459억 원(건당 5억 4000만 원)을 공제받은 반면, 도봉구에서는 2건 2000만 원(건당 1000만 원)에 그쳤다.

강남 1채 양도로 장특공제 200억 원 넘게 받은 사례까지 나오면서, 초고가 1주택 장특공제에 상한을 두거나 공제율을 낮추자는 논의가 힘을 얻고 있다.

당국은 비거주 1주택자의 장특공제율을 낮추거나 금액 상한을 두는 한편, 실거주 1주택자의 공제는 유지하거나 거주 기간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부세에서 초고가 1주택의 공제를 줄이고, 양도세에서도 초고가·비거주 1주택 장특공제에 한도를 씌우는 '핀셋 역진성 해소' 구도를 그려놓고 보는 셈이다.

서울 시내 부동산에 게시된 매물 정보. 2026.7.26 © 뉴스1 김도우 기자

매매·전세·월세 '3중 강세' 서울…세제 개편이 첫 분수령
이번 세제 개편 논의의 배경에는 서울 주택시장의 '3중 강세'가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서울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1.03%, 아파트 매매가격은 1.21% 올랐고, 같은 기간 주택 전세는 1.08%, 아파트 전세는 1.37% 상승해 전세가 매매를 웃도는 흐름이 이어졌다.

서울 월세도 주택종합 기준 0.96%, 아파트 기준 1.15% 올라 통계 공표가 시작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매매·전세·월세가 동시에 뛰는 '삼중 강세'가 현실화됐다. 임대차 시장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세제 개편이 초고가·전세 레버리지 수요에 브레이크를 거는 수단으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

정부는 27일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 추가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를 열어 세제 개편 방향을 한 번 더 가다듬을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는 종부세 기본공제 상향 폭, 초고가 1주택 기준선, 장특공제 손질 폭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여론과 이해관계자 의견이 재차 맞부딪칠 전망이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이달 말∼내달 초로 예상되는 세법 개정안에 구체적인 방향과 숫자가 담기면, '종부세 대상을 줄이고 초고가 1주택을 중과세하는' 틀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집값을 억지로 낮추자는 것이 아니라 비정상적인 수요·공급으로 왜곡된 가격을 정상화하자는 것"이라면서도,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정상화하려면 3배 올려야 한다는 말도 있지만, 그렇게 하면 조세 저항이 폭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편적인 보유세 인상 대신 종부세 대상 축소와 초고가 1주택 중과라는 '핀셋 정상화' 카드로 방향을 잡는 배경이다. 결과적으로 초고가 기준선과 장특공제 손질 폭, 그리고 시행 속도가 이번 세제 개편의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joyong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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