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사진=LG에너지솔루션)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23년부터 중국 야화그룹과 모로코 합작투자를 검토했다. 모로코는 미국·유럽연합(EU)과 관세 특혜 협정을 맺고 있어 시장 접근성이 높은 데다, 중국에 집중된 배터리 핵심소재 공급망을 다변화할 수 있는 전략적 거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모로코에 배터리 광물 공급망을 구축해 높은 중국 생산 의존도를 줄이려고 하고 있다.
수산화리튬은 니켈과 합성이 쉬워 니켈코발트망간(NCM) 등 삼원계 배터리 양극재 제조에 필수 소재로 쓰인다. 고성능 하이니켈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만큼, 수산화리튬 확보 필요성 역시 커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프리미엄 전기차를 비롯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 시장에서도 하이니켈 원통형 배터리를 중심으로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야화그룹은 지난해 6월 이같은 투자 계획을 구체화했다. 1단계로 55억 디르함(약 8800억원)을 투자해 모로코 내 배터리 생태계를 강화하고, 430개 이상의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전기차 불황 터널이 길게 이어지면서 이후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선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분기 1133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미국 보조금을 제외하면 127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미국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투자 지연에 영향을 미쳤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BBBA)을 통해 금지외국기관(PFE) 규정을 새로 도입하면서, 중국계 기업 지분이 25% 이상인 기업은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규제를 강화했다. 중국 야화그룹과 합작하는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지분 구조와 원재료 조달 방식 등이 미국의 세액공제 요건에 미칠 영향을 재검토하며 모로코 공장 투자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의 정책금융 지원으로 다시 모로코 공장 설립에 속도가 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책금융기관의 지분 투자와 저리 대출로 대규모 초기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사업 불확실성도 일부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배터리 등 한국의 주요 광물 공급망 강화에 나서고 있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달 모로코를 방문해 모로코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협상 개시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CEPA가 체결되면 기업들의 현지 조달·생산 비용을 낮추고, 배터리 핵심소재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