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기차 밀려오는데 생산지원 제외?…車업계 "중국만 웃는다"

경제

이데일리,

2026년 7월 26일, 오후 03:19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정부가 국내생산촉진세제 적용 대상에서 전기차를 제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동차 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산 전기차의 공세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지원까지 제외하면 국내 시장이 중국 업체에 빠르게 잠식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 생산라인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 생산라인 (사진=현대자동차)
26일 업계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내달 초 발표할 세법개정안에서 국내생산촉진세제 적용 대상에 전기차를 포함하지 않는 방향으로 막판 조율 중이다. 정부는 구매보조금과의 중복 지원 가능성, 재원 부족, 다른 국가와의 통상 마찰 우려 등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차 제외 방침에 업계가 술렁이는 이유는 중국산 전기차의 위협이 이미 우려 수준을 넘어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산 차량의 점유율은 2022년 4.7%에서 지난해 33.9%로 급등했다. 같은 기간 국산 전기차 점유율은 75%에서 57.2%로 감소했다.

특히 지난달 수입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는 1만 9453대로 전년 동월 대비 113.2% 급증했다. 이 가운데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된 테슬라가 1만 1119대, BYD가 4652대를 판매했다. 두 브랜드가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차지한 비중은 81.1%에 달한다.

업계는 이처럼 중국산 전기차의 침투가 빨라지는 시점에 전기차를 생산촉진세제에서 제외하면 국내 생산 기반이 빠르게 약화할 것으로 우려한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이 관세, 보조금, 세제 혜택을 총동원해 자국 내 전기차 생산과 공급망 구축을 유도하는 흐름과도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구매보조금과 생산촉진세제는 근본적으로 정책 목적이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매보조금은 전기차의 보급 확대 자체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라면 생산촉진세제는 국내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완성차·부품 공급망과 고용을 유지하는 산업 정책이다. 성격과 수혜 대상이 다른 만큼 중복 지원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현행 정책으로는 국민 세금으로 수입 전기차 판매만 늘리고 국내 생산과 부품 생태계는 위축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전기차 정책의 목표는 단순한 보급 확대를 넘어 국내 생산 기반과 미래차 산업의 주도권을 지키는 데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산촉진세제로 인한 세수 감소분보다 경제·재정적 환류 효과가 더 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전기차 생산촉진세제를 도입할 경우 3년간 기업의 세금 부담은 3조 4800억원 감소하지만, 생산 확대와 고용 창출에 따른 추가 재정 기여분은 4조 3230억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같은 기간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약 19조 9610억원, 고용 창출 효과는 13만 3022명으로 추산됐다.

통상 마찰 우려 역시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생산촉진세제는 국내에서 실제 생산한 물량을 기준으로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국내에 공장을 둔 외국계 완성차 업체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차별 논란을 피하는 동시에 국내 투자·고용을 유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생산촉진세제는 특정 국가의 제품을 차별하거나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이 아니라 국내 생산 실적에 따라 혜택을 주는 제도”라며 “상대국이 통상 문제를 제기하거나 보복에 나설 여지가 작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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