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흔들리자 예금으로 '유턴'…정기예금 한 달 새 21조 늘었다

경제

뉴스1,

2026년 7월 28일, 오전 05:00

23일 서울시내의 한 은행에 기준금리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2026.7.23 © 뉴스1 이호윤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증시 변동성 확대로 자금이 예금으로 이동하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기업들은 수시입출식예금(MMDA)에서 정기예금으로 자금을 옮겼고 개인 투자자들도 증권사 투자 대기성 자금을 회수하며 은행권 정기예금이 빠르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요구불예금(MMDA 포함) 잔액은 681조 4612억 원으로 지난달 말(722조 2928억 원) 대비 40조 8316억 원 감소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감소 폭이 가장 컸던 지난 1월 말(30조 7450억 원 감소)의 약 1.3배 수준이다.

특히 MMDA의 감소세가 뚜렷했다. 5대 은행의 MMDA 잔액은 129조 2608억 원으로 지난달 말(148조 4527억 원)과 비교하면 12.9% 줄었고, 지난 5월 말(157조 6669억 원)보다는 18% 감소했다.

요구불예금은 금리가 0%대로 이자가 거의 없어 은행 입장에선 적은 비용으로 조달할 수 있는 '핵심 예금'이자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불린다. 은행권에서는 MMDA가 통상 기업 자금 비중이 높은 상품이라는 점에서 이번 감소가 기업들의 자금 운용 전략 변화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수출 호조 등으로 여유자금이 늘어난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MMDA 대신 금리가 오른 정기예금으로 자금을 옮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정기예금에는 자금이 빠르게 유입됐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24일 기준 971조 883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보다 21조 6885억 원 증가한 규모로 올해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증가 속도도 빨라졌다. 정기예금은 지난 6월 4조6837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이달에는 증가 규모가 전월의 약 4.6배로 확대됐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2.75%로 인상한 이후 은행들이 수신 금리를 잇달아 올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이달 대표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연 2%대 후반에서 3%대 초반으로 인상하며 예금 유치에 나섰다.

자금이 증시에서 예금으로 이동하는 '역머니무브'도 본격화하고 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손실이 잇따르자 원금 보장이 되는 은행 예금으로 다시 눈을 돌리는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4일 역대 최대치인 139조 6948억 원까지 불어났지만 지난 23일 104조 2975억 원으로 두 달 새 20% 넘게 줄었다. 코스피가 연일 흔들리자 대기자금 성격의 예탁금이 빠져나가는 모습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연 3% 안팎의 확정금리를 받을 수 있는 정기예금의 매력이 커졌다"며 "개인은 물론 기업의 단기 여유자금도 정기예금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당분간 정기예금 선호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코스피 조정으로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저점 매수보다는 예금을 선택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단기 여유자금의 정기예금 유입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3일 서울시내의 한 은행에 기준금리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2026.7.23 © 뉴스1 이호윤 기자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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