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저가 공세에 현대차·기아 '수익성 딜레마'…EU 점유율 사수 총력

경제

뉴스1,

2026년 7월 28일, 오전 07:00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거세지면서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000270)가 유럽 시장에서 수익성 방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럽 내 중국 브랜드와의 가격 경쟁이 심화하자 인센티브(판매장려금)를 늘렸고, 이는 2분기 실적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문제는 이 같은 실적 압박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익률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차·기아는 시장을 한 번 내주면 회복이 어렵다는 판단 아래 수익성보다 점유율 방어에 전념한다는 전략이다.

BYD·체리 질주에 유럽 車시장 재편…현대차·기아도 압박

28일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럽(EU·EFTA·영국) 신차 판매는 723만 206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 증가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를 중심으로 시장이 성장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판매량은 시장 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했다. 가성비 전기차를 앞세운 중국 브랜드의 공세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의 상반기 판매량은 53만 4525대로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했다. 기아는 29만 697대로 6.9% 증가했지만 현대차는 24만 3828대로 8.7% 줄면서 그룹 전체 성적표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에 현대차그룹의 시장점유율은 7.9%에서 7.4%로 0.5%포인트(p) 하락했다. 기아가 4%를 유지한 반면 현대차는 3.9%에서 3.4%로 0.5%p 감소했다.

유럽 현지 완성차 업체들의 점유율도 하락하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판매량이 2.1% 증가했지만 점유율은 26.6%에서 25.6%로 1%p 떨어졌다. 스텔란티스는 판매량이 5.3% 늘었음에도 점유율은 15.3%에서 15.2%로 소폭 감소했다. 르노그룹은 판매량이 3.5% 줄면서 점유율도 10.4%에서 9.4%로 떨어져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다.

반면 중국 주요 브랜드들은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리그룹은 판매량이 8.5% 증가한 22만 5350대로 점유율은 0.1%p 증가한 3.1%로 집계됐다. 상하이차(SAIC)모터는 18% 늘어난 18만 659대를 판매하며 점유율을 2.2%에서 2.5%로 확대했다.

특히 BYD는 판매량이 145.5% 급증한 17만 4144대로 점유율이 1%에서 2.4%로 뛰었고, 체리자동차도 305.8% 증가한 15만 5800대를 판매하며 점유율을 0.6%에서 2.2%까지 끌어올렸다. 이들 브랜드의 점유율은 10.2%로 전년 동기(6.8%) 대비 3.5%p 상승했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는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가격 경쟁이 격화하면서 인센티브 확대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차와 기아 모두 중국계 브랜드의 저가 공세와 글로벌 인센티브 확대 영향으로 2분기 수익성이 나빠졌다.

기아는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매출(27조5800억 원)과 판매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5% 감소했다. 서유럽 가격 조정과 미국 인센티브 확대 영향으로 차량당 인센티브는 미국에서 약 400달러, 유럽에서 약 1000유로 늘었고 이에 따른 수익 감소 규모는 약 7230억 원에 달했다.

현대차 역시 2분기 매출 45조 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지만, 수익성이 둔화했다. 차량 가격 인상 효과를 제외한 순수 인센티브 증가 부담만 약 4000억 원에 달했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은 "유럽 내 중국 전기차의 공격적인 시장 진입과 판매 확대에 대응해 인센티브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시장 잃으면 회복 어렵다"…수익성보다 EV 주도권 방어

현대차·기아는 이러한 수익성 악화에도 시장점유율 방어에 무게를 두고 있다. 완성차 시장은 한번 내준 점유율을 회복하기 어려운 만큼 당장의 이익보다 판매 기반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양사는 하반기까지 유럽 시장에서 인센티브 등 가격 대응을 이어가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보급형 전기차를 앞세워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단순한 가격 인하만으로는 중국 브랜드와의 경쟁에 한계가 있는 만큼 원가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 라인업 확대가 향후 수익성 회복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기아는 EV2와 EV3, EV4, EV5 등 대중형 전기차 라인업으로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현대차도 올해 하반기 유럽 시장에 아이오닉3를 출시해 보급형 전기차 시장을 공략한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연간 2만 대 이상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는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현대차·기아도 당분간 단기 영업이익률 일부를 양보하더라도 핵심 시장의 점유율을 방어하는 전략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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