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금대출은 풀고 전세대출은 죈다…금융당국, 부동산 금융 대책 막판 고심

경제

뉴스1,

2026년 7월 29일, 오전 05:00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발언권을 요청하는 참석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2026.7.23 © 뉴스1 허경 기자

금융당국이 부동산 국민대토론회에서 제기된 의견 등을 토대로 주택금융 정책을 막바지 수립 중이다. 실수요자 피해 우려가 제기된 잔금대출은 일부 완화하고, 집값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된 전세대출 문턱은 더 높아지는 방향이 유력하다.

29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세제·공급·금융 3개 분야 정책을 부처별로 발표할 예정이다. 당초 3개 분야 모두 이번주 중 발표할 것으로 관측됐으나 내달 초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핵심은 잔금대출과 전세대출 규제 방향이 될 전망이다. 지난 2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부동산 토론회에서는 수원의 한 아파트 입주 예정자가 잔금대출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연이 소개됐다.

27일에도 같은 취지의 전문가 의견이 나왔고, 이에 대해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은행권과 신속하게 협의해 현실적인 방안이 무엇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언급했다. 이후 금융위는 하루 만인 28일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농협) 여신 담당 부행장을 소집해 잔금대출 해법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잔금대출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만큼, 잔금대출의 경우 총량 규제에서 제외하거나 보금자리론 주택 가격 기준을 현재 6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완화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보금자리론은 정책대출로, 총량 규제에 포함되지 않는다.

금융위 관계자는 "총량 관리 기조는 유지하되 실수요자의 애로사항을 해소해 주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고 말했다.

하준경 경제성장수석도 지난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옛날에는 (대출을) 해 주기로 약속이 됐고 제도적으로 보장이 돼 있었는데, 은행들의 사정으로 갑자기 쪼인 경우는 핀셋형으로 탈출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23 © 뉴스1 허경 기자

하반기 잔금대출은 숨통이 트일 가능성이 커졌지만, 전세대출 문턱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전세대출을 집값 상승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하며 규제 강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토론회에서 "전세대출이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한 지원 정책이라는 측면이 있는 동시에 집값 폭등의 주원인이 되는데 이제는 조정할 때가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비거주 1주택자 전세대출 제한과 보증비율 축소 등 규제 강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행 보증비율 80%(비수도권 90%)를 더 강화하는 방안은 금융위가 단계적 추진 의지를 밝히며 사실상 이미 예고됐다. 보증비율이 낮아지면, 은행 입장에선 손실 위험이 커져 사실상 전세대출을 더 받기 어려워진다.

당장 1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을 중단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9·7대책을 통해 보증기관별로 다른 1주택자 전세대출 한도를 2억 원으로 일괄 조정했는데, 이를 더 강화하는 방안이다.

이 대통령은 "이미 유주택자인데 그 사람이 다른 곳에 전세를 얻는 것에 대해 굳이 대출해 줘야 하나 생각이 든다"고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다만 "꼭 필요한 청년, 신혼부부, 생애최초 전세대출자에 대해서는 타당성 있게 지원해 줘야 한다"며 '투기 목적의' 핀셋 규제 필요성도 함께 언급했다.

금융위는 이미 비거주 1주택 규제를 올해 3월부터 준비 중으로, 투기 목적을 어떻게 발라내 규제할지가 관건이다. 비거주 1주택의 경우 노부모 봉양, 자녀 교육, 직장 이전 등 여러 이유가 있는데 이를 일시적으로 막으면 부작용이 크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금융당국이 비거주 1주택자의 현황, 대출 잔액 등은 파악할 수 있어도 비거주 사유까지 파악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방에 거주하며 서울 아파트에 갭투자하는 등 일부 투기 목적 사례가 있겠지만, 이를 핀셋 규제하기 위한 기준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고민"이라며 "은행이 구청 등 행정청과 같이 명확히 확인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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