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지혜 사원이 27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지하에 위치한 '굿윌스토어 밀알우리금융점'에서 물품 결제를 돕고 있다.(사진=이수빈 기자)
“처음에는 실수도 했는데 이제는 익숙해졌어요.”
변 대리는 지난해 4월 매장(밀알우리금융점)이 문을 열 때부터 일한 ‘터줏대감’이다. 개점식 당시 우리은행 광고모델이었던 배우 김희애와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이에 서서 테이프 커팅도 맡았다. 지금은 물품 분류와 진열, 판매, 계산까지 매장 업무 대부분을 소화한다.
이날 매장을 찾은 이승화(67)씨는 변 대리를 가리켜 “계산도 빠르고 손님에게 친절한 매장의 에이스”라고 말했다. 칭찬을 들은 변 대리는 쑥스러운 듯 웃었다. 일을 시작한 뒤 가장 달라진 점을 묻자 가족 이야기를 꺼냈다.
“월급을 받으면 여동생 용돈도 챙겨줘요.”
누군가 옷장과 창고에서 꺼낸 중고 물품이 변 대리에게는 월급과 자립의 기회가 된 셈이다. 굿윌스토어는 기업과 개인에게 기부받은 물품을 손질해 판매하고, 그 수익으로 발달장애인 직원을 고용한다. 쓰지 않는 물건이 다시 상품이 되고, 상품 판매가 새로운 일자리로 이어지는 구조다.
우리금융그룹은 이 같은 기부의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7월 한 달간 기부 물품 방문 수거 서비스 ‘우리가 오네’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금융미래재단과 밀알복지재단의 굿윌스토어, CJ대한통운의 배송서비스 ‘오네(O-NE)’가 함께하는 캠페인이다.
기부자가 무거운 물품을 들고 매장을 찾아갈 필요가 없다. 우리WON뱅킹 앱에서 ‘혜택·편의-굿윌스토어 물품 기부’ 메뉴에 들어가 주소를 입력하면 CJ대한통운 기사가 물품을 수거한다. 신청에는 5분도 걸리지 않는다. 중고거래 구매자를 찾거나 가격을 흥정하는 번거로움도 없다.
우리금융그룹에 따르면 이달 초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지난 23일까지 534건의 신청이 접수됐고 총 1만5146점의 물품이 기부됐다. 신청 한 건당 평균 28점가량이 새 주인을 찾기 위해 굿윌스토어로 향한 셈이다.
변 대리는 기부 물품이 많아질수록 함께 일할 동료도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물품을 많이 기부받고, 많이 판매하면 수익이 늘잖아요. 그러면 직원을 더 고용할 수 있어요.”
집에서는 더 이상 쓰지 않아 처분을 고민하던 물건이지만, 굿윌스토어에서는 누군가에게 필요한 상품이 된다. 그 상품을 정리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는 변 대리와 같은 발달장애인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우리금융그룹은 우선 7월 한 달간 캠페인을 진행한 뒤 하반기 추가 운영 여부를 협의할 예정이다. 변 대리가 바라는 것은 거창하지 않았다. 기부 물품이 더 많이 매장에 도착하고, 함께 일할 직원이 한 명씩 늘어나는 것이다.
이날도 변 대리는 새로 들어온 물품의 가격표를 확인한 뒤 다시 매대로 향했다. 누군가 앱으로 신청한 작은 기부 상자가 그의 일터를 채우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