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환율에 시중은행도 외화 차입액 줄였다

경제

이데일리,

2026년 7월 29일, 오후 05:36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원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시중은행들도 점차 보수적으로 외화를 차입하고 잇다.

(사진=AFP)
(사진=AFP)
29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의 외화 차입 평균 잔액은 올 3월 말 기준 53조 8225억 원이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1.3% 줄어든 규모다. 이들 은행의 외화 차입액은 지난해 2분기 54조 6490억 원으로 정점을 찍고 3개 분기 연속 감소하고 있다. 은행별로 봐도 신한은행만 지난해보다 외화 차입이 19.4% 늘었을 뿐 나머지 은행(KB 국민 -5.4%·우리 -4.0%·신한 -7.8%)에선 차입 규모가 1년 새 감소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기존에 사모채권을 통해 조달했던 외화자금을 금리 등에서 유리한 차입 방식으로 롤오벌(차환)하면서 차입 규모가 늘어났다고 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원화 가치 하락으로 기업들의 환율 부담이 확대되면서 외화 차입 수요가 둔화됐고 이에 따라 은행들도 외화 자금 조달 규모를 축소한 것으로 보면 될 것 같다”며 “환율이 올라가면 원화 가치가 하락됨에 따라 동일한 외화 차입이라도 원화 기준 상환 부담이 커지는 만큼 기업들이 외화 차입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고, 은행 역시 이에 맞춰 외화차입금을 보수적으로 운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은행들이 선제적으로 차입에 나선 데다가 환차익을 노린 외화예금 규모가 커진 것도 차입 규모가 감소한 요인으로 꼽힌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기준 4대 은행의 외화 예수금은 약 44조 원으로 1년 전 같은 시점(약 38조 원)보다 16% 넘게 늘어났다.

외화 차입이 줄어들면 은행으로선 그나마 한숨 돌릴 수 있다. 자기자본비율(CET1)과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등 건전성 기준 관리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국내 은행의 외화 채권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LCR(고유동성자산÷순현금유출액)은 지난 1분기 말 기준 165.6%로 직전 분기(178.4%)보다 약 13%포인트 감소했다.

다만 만기가 1일 이내인 초단기 자금인 외화 콜머니는 여전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분기 4대 은행의 외화 콜머니 평균 잔액은 4조 9470억 원으로 전기(4조 8116억 원)보다 0.6% 증가했다. 지정학적 불안 속에 환율 불확실성도 커지면서 초단기 자금 차입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은행이 기업 등에 초단기로 빌려주는 외화 콜론 규모는 1분기 말 기준 약 18조2437억 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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