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벤처캐피탈협회는 지난 27일 '2026년도 벤처캐피탈 자율규제 프로그램 참여기업 평가 계획'을 공고하고 참여기업 모집에 들어갔다. 참여 신청은 다음 달 14일까지 받으며, 서면·현장평가를 거쳐 오는 12월 최종 등급을 확정할 예정이다.
VC 자율규제 프로그램은 운용사의 윤리준칙과 내부통제 수준을 평가해 S·A+·A·B·C·D 등급을 부여하는 제도다. 임직원 사적투자와 이해상충 관리, 투자계약 검토 절차, 준법감시인 운영, 투자 전후 리스크 관리 등이 주요 평가 대상이다.
지난해 첫 평가에서 중대형 운용사에 유리한 구조라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해 A등급 이상을 받은 운용사는 20개사로, 이 가운데 운용자산(AUM) 5000억원 이상 중대형사가 12곳이었다. AUM 1조원 이상 운용사도 8곳에 달했다.
일부 중소형사가 S등급을 받기는 했지만 준법감시인과 법무팀, 별도 내부통제 조직을 갖춘 대형·금융계열 VC가 평가에 유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만 우수등급이 실제 모태펀드 선정으로 이어진 비율은 절반 수준에 그쳤다. 올해 모태펀드 1차 정시 출자사업을 기준으로 지난해 A등급 이상을 받은 곳 가운데 10개사가 지원했으며, 이 중 7곳이 서류심사를 통과하고 5곳이 최종 선정됐다.
최고등급인 S등급만 놓고 봐도 결과는 압도적이지 않았다. S등급을 받은 5개사는 모두 출자사업에 지원했지만 최종 선정된 곳은 아이엠투자파트너스와 신한벤처투자 2곳으로, 선정률은 40%였다.
우수등급이 서류심사에는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지만 최종 선정은 운용인력과 투자 실적, 분야별 경쟁률 등이 함께 반영된다. 등급별 가점과 가점 반영 전후 순위 변동이 공개돼야 제도의 실효성을 판단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평가는 제출서류를 중심으로 한층 엄격해진다. 지난해에는 제출자료가 부족해도 현장 실사에서 실제 운영 여부를 확인하고 자료를 보완했지만, 협회측은 올해부터는 사전에 제출한 정성평가표와 증빙자료를 중심으로 평가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내부통제 활동을 수행하고 있어도 계획과 검토 과정, 결과가 문서로 남지 않으면 점수를 받기 어려워진 셈이다. 내부통제 점검 계획은 결과보고서와 분리해 사전에 결재받아야 하며, 점검 기록과 미흡 사항 및 개선조치를 담은 결과보고서도 별도로 갖춰야 한다.
특히 투자 전과 투자 단계, 투자 이후를 포괄하는 전사 리스크 관리체계가 S등급과 A+등급을 가르는 주요 기준으로 제시됐다. 산업·성장단계별 위험 분류와 리스크관리위원회 운영, 피투자기업 위험등급별 사후관리 등이 요구돼 전담 법무·준법 인력과 내부 시스템을 갖춘 중대형사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반면 모태펀드 가점을 받기 위해 A등급만 목표로 할 경우 정량평가 항목을 빠짐없이 준비하고 내부통제 이행점검에서 ‘보통’ 수준을 확보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평가의 객관성을 위해 문서화된 근거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제 사고 예방 능력보다 서류와 시스템의 완성도가 점수를 좌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소형사는 투자 인력이 준법업무와 평가 준비까지 함께 맡는 경우가 많아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인력과 비용 부담이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한 VC 관계자는 "회사마다 자율규제를 도입한 시점과 기존 내부통제 수준이 다른데 동일한 평가기간과 증빙 기준을 적용하면 신규 참여사에는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며 "형식적인 서류 구비 여부뿐 아니라 실제 운영 기간과 내부통제 개선 노력도 함께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