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투기판 깔았다" 국회서 난타…고개 숙인 금융당국 "송구하다"(종합)

경제

뉴스1,

2026년 7월 29일, 오후 07:08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 보고를 하고 있다. 2026.7.29 © 뉴스1 신웅수 기자

여야가 최근 증시 변동성 확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허가한 금융당국에 대해 증시 폭락 사태를 가져왔다며 비판했다. 금융당국은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이날 업무보고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등이 참석했다.

업무보고에선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승인을 너무 졸속으로 진행한 금융당국에 의한 인재(人災)"라고 지적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도 "정부가 고위험 투기판을 깔아놔 개미 투자자들의 현금이 녹아내리고 있는데 투자자 보호 대책은 찾아볼 수 없다"며 "이 부분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가 실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에서도 질타가 나왔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해외에선 레버리지 상품이 있는 사례를 감안하더라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우리 전체 증시의 50%에 육박한다는 특수성이 있다는 걸 간과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발언도 나왔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며칠 더 계신다고 해도 대책이 없다. 이미 시장이 신뢰를 잃었다"며 "이 불을 끄고 나서 사퇴하겠다는 정도의 말이 나오는 게 공직자의 자세"라고 말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6.7.29 © 뉴스1 황기선 기자

금융당국 수장들은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시장 변동성이 이렇게 크게 확대된 부분에 대해 매우 무겁게 생각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최종 책임자로서 국민들의 신뢰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출시 전에는) 업권이나 전문가 등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고 깊숙히 논의하는 과정을 거쳤다"면서도 "더욱 세심하고 촘촘히 살펴 정교하고 실효성이 있는 대책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이 사태와 관련해 매일 흐름을 계속 챙겨 보고 있다. 저희 책임의 막중함을 깨닫고 있다"며 "일정 부분 책임을 통감하고 있으며, 변동성을 줄이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청와대 등 외부의 압박으로 출시됐다는 의혹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이 위원장은 "소관 부처는 금융위"라며 "여러 부처와 같이 협의해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년 말부터 시장, 언론, 연구기관에서 이런 제도가 해외에선 되는데 국내에선 막혀 있다는 문제 제기들이 있었다"며 "그래서 제도 개선을 해보자고 하면서 관계 부처들의 협의를 거쳐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오는 31일 시행을 앞둔 보완책에 대해선 "시장 참여자들은 '꽤 효과가 있을 것 같다'고 평가한다"며 "계속 시장 상황을 보면서 필요할 경우에는 (보완책의 강도를) 추가로 올리는 등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7.29 © 뉴스1 황기선 기자

업무보고에선 최근 폭락한 증시 상황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5.98% 내린 5663.24에 거래를 마치면서 6000선도 뚫렸다. 특히 지난 28일에 이어 이날까지 코스피·코스닥에선 사상 처음으로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여당 소속인 손명수 민주당 의원조차 "저희가 지금 IMF 위기를 당한 것도 아니고, 금융위기 상황도 아니고, 전쟁이 난 것도 아닌데 금융시장이 사실상 붕괴 수준"이라며 "상식적으로는 납득이 안 간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사상 초유의 증시 상황을 맞자 정부도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날 오후 시장상황점검회의(F4 회의)를 소집했다. 이날 국회 업무보고는 사전에 정해진 일정이었지만, 이 위원장과 이 원장이 F4 회의 참석을 위해 도중에 이석할 정도로 긴급히 소집됐다.

이 위원장은 "최근의 시장 변동성 확대는 한 가지 요인이 아니라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시장 변동성이 증대되면서 우리 자본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흔들리고 있는 점에 대해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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