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들여온 브라질 시장 中에 뺏길라…정의선 회장 "갈 길 멀다"

경제

이데일리,

2026년 7월 29일, 오후 07:49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한 호텔에서 열린 한-브라질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조현(오른쪽) 외교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한 호텔에서 열린 한-브라질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조현(오른쪽) 외교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남미 시장에서 저가 전기차를 앞세워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는 중국 자동차 브랜드에 대한 경계감을 내비쳤다.

이재명 대통령의 브라질 국빈방문 경제사절단으로 브라질을 찾은 정 회장은 28일(현지시간) 오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한-브라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브라질 판매 전망과 소감을 묻는 질문에 “갈 길이 멀다 며 ”중국도 요새 세게 하고 그래서“라고 답했다.

브라질자동차딜러연합회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해 브라질 판매대수는 20만 3579대로 2024년 이후 2년 연속 20만대 이상을 판매했다. 올 상반기에도 9만6723대를 판매하며 현지 점유율 9%의 ‘톱5’ 브랜드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현 추세라면 3년 연속 20만대 이상 판매 가능성도 크다.

현대차가 브라질에서 거둔 성과는 20여 년에 걸친 현지화의 결과다. 현대차는 1999년 브라질 자동차 유통업체 CAOA와 공식 수입·판매 계약을 맺으며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2007년에는 CAOA의 아나폴리스 공장에서 현대차 모델의 현지 조립생산을 시작했고, 2012년에는 상파울루주 피라시카바에 현대차 직영공장을 가동했다.

지난 2021년 현대차 피라시카바시 공장 관계자들이 크레타 첫 현지 생산을 기념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지난 2021년 현대차 피라시카바시 공장 관계자들이 크레타 첫 현지 생산을 기념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그러나 BYD를 필두로 한 중국 전기차 회사의 파상공세로 연 260만대(승용차 기준 200만대)의 브라질 자동차 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중이다. 당장 BYD가 올 상반기에 전년대비 두 배 늘어난 9만 8600대를 판매하며 현대차를 제치고 ‘톱4’ 자리에 올랐다. BYD를 비롯해 GWM, 체리(Chery), 리프모터(Leapmotor) 등 중국 제조사는 낮은 가격을 앞세워 약 20%에 이르는 수입차 시장을 장악한 데 이어, 최근 현지 조립생산, 완전 현지생산으로 현지의 높은 관세를 피해서 시장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앞에선 폭스바겐, 피아트, GM이란 현지 ‘톱3’가 브라질 전국 딜러망을 앞세워 버티고 있는 가운데, 뒤에선 중국 제조사들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면서 현대차의 위기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현대차의 초기 브라질 시장 개척을 도왔던 CAOA도 2017년 중국 체리와 합작해 CAOA-체리를 출범시킨 데 이어 최근 다른 중국 자동차 업체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CAOA-체리는 올 상반기 약 3만 7000대의 승용차를 판매하며 ‘톱10’에 올라 있다.

업계는 브라질 자동차 시장 구도가 향후 기존 강자였던 미국·유럽·한국계 기업 대 중국계 기업으로 재편되리란 전망이 나온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룰라 브라질 대통령과 약속한 2032년까지 11억달러(약 1조 6000억원) 현지 투자 약속을 재확인했다. 브라질은 사탕수수 기반의 에탄올 연료 차량이 보편화돼 있는 만큼 현대차도 휘발유·에탄올을 모두 사용하는 플렉스 연료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를 개발해 중국 순수 전기차에 맞설 계획이다.

정 회장은 또 이번 방문 기간 브라질 내 자동차 투자와 함께 수소와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에너지 신사업 분야에서의 협력 추진 계획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수소) 연료전지 기술과 제조 역량을 토대로 수소 모빌리티 분야에 꾸준히 공 들여 왔다. 현지에서도 상파울루대 등 현지 대학교와 수소분야 산학협력을 강화해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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