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 '똘똘한 한 채' 정조준…野 "징벌적 과세"

경제

이데일리,

2026년 7월 30일, 오전 05:05

[세종=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정부가 ‘똘똘한 한 채’로 불리는 초고가 주택과 비거주 다주택자를 정조준한 부동산 세제 개편에 나선다. 동시에 중저가 실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은 낮추고 다주택자에겐 퇴로를 열어준다. 다만 야당이 이번 개편안을 ‘징벌적 과세’라며 반발하고 있어, 향후 국회 입법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9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거주하는 1주택에 대해서는 세 부담을 최대한 줄여주고, 거주하지 않는 주택이나 다주택에 대해서는 응당한 부담을 지우도록 세제를 합리화하는 것”이라며 부동산 세제 개편 방침을 밝혔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초고가·비거주 주택에 대한 증세다. 정부 안팎에서는 공시가격 30억원 이상인 주택을 초고가 주택으로 분류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를 바탕으로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을 ‘가액’ 중심으로 개편해 3주택 이상과 같은 2.0~5.0% 중과세율을 일괄 적용하는 방안이 조율 중이다. 급격한 세 부담을 막는 종부세 상한비율은 현행 150%에서 최대 300%로 상향하고, 윤석열 정부에서 60%로 낮췄던 공정시장가액비율은 1주택자 70%, 다주택자 80%로 끌어올리는 방안이 유력하다.

각종 공제 혜택도 깎인다. 초고가 주택의 경우 최대 80%인 종부세 세액공제에 1000만원 수준의 한도를 두는 안이 검토 중이다. 갭투자 등 비거주 1주택자와 다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액 역시 축소될 전망이다. 실거주 1주택자 보호를 위해 기본공제액은 상향한다는 방침이다.

양도소득세 역시 초고가 주택과 비거주자가 타깃이다. 1세대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를 단순 보유 대신 실거주 기간 중심으로 일원화하고, 공제 한도를 10억원 수준으로 신설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다주택자가 매물을 내놓도록 지난 5월 종료된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를 한시 재도입하는 퇴로도 함께 마련될 전망이다.

29일 국회에서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렸다.(사진=연합뉴스)
29일 국회에서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렸다.(사진=연합뉴스)
정부의 이 같은 세제 정상화 기조는 이날 국회에서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야당은 ‘우리나라 보유세가 주요국의 3분의 1 수준’이라는 취지의 이재명 대통령 발언을 고리로 세금으로 집값을 잡으려는 징벌적 과세라며 맹공을 폈다.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보면 전체 부동산 세금 비중이 높고 보유세도 평균 수준인데, 검증되지 않은 수치로 국민을 겁박하고 있다”며 “1년 사이에 다주택자가 악마가 됐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 역시 “미국처럼 주 정부 차원에서 조세를 촘촘히 하는 것과 일률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보유세를 올리면 집주인들이 조세 부담을 전가해 전월세가 더 올라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당은 정부 기조에 힘을 보태며 매물 유도와 중산층 보호 대책을 당부했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유세는 현실화하되 양도세를 경감해 주택 순환을 돕겠다는 방향은 타당하다”며 “집값 상승으로 종부세 대상에 편입된 중산층과 서민의 부담을 낮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단순 보유에 대한 양도세 감면을 줄이고 시장이 예측 가능한 세제를 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가 다음 주 세제개편안을 최종 확정해 국회로 넘기더라도 법안 통과까지는 첩첩산중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재운영하는 방안은 국무회의를 거쳐 시행령을 고치면 되지만, 종부세 가액 기준 전환이나 세 부담 상한비율 300% 상향, 양도세 장특공제 한도 신설 등 굵직한 증세안들은 전부 법률 개정 사안이라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부동산 세제를 둔 여야 입장 차가 확연해, 실제 법안 통과까지는 적잖은 난항이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안이 오는 9월 정기국회에 제출될 것”이라며 “정치적인 논의 과정을 거치다 보면 내용이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입장을 최대한 국회에 설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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