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20억 차익땐 양도세 7900만원…美英 대비 부담 적어

경제

이데일리,

2026년 7월 30일, 오전 05:03

[세종=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정부가 양도소득세 장기보유 특별공제(장특공제)에 한도를 설정하는 등 개편에 나서기로 한 가운데 그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특공제는 한도가 없어 초고가 주택일수록 공제 혜택이 커지는 구조인 탓에 역진성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해외에서는 보유보다 거주에 초점을 주고 세금을 감면해주거나, 공제 한도를 통해 일정 수준 이상으로 혜택을 과도하게 받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29일 국회예산정책처의 ‘주택 양도소득세 문제점과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1가구 1주택 기준 10억원에 산 수도권 아파트를 10년 보유·거주한 뒤 30억원에 매각해 20억원의 차익을 남긴 기면 한국의 양도세는 7900만원이다. 같은 조건에서 일본은 2억 4580만원, 미국 3억 4370만원, 영국 4억7880만원, 프랑스 6억7250만원으로 한국의 세부담이 가장 적다.

이런 차이는 공제율에서 발생한다. 우리나라는 최대 80%의 장특공제 제도를 운영하지만 해외에선 비슷한 사례를 찾기 힘들다.

미국은 실거주 여부를 중요한 기준으로 본다. 우선 보유 기간 1년을 기준으로 단기와 장기 양도소득을 구분한다. 1년 초과 보유 시 낮은 세율(0%, 15%, 20%)을 적용한다. 세금 감면 혜택에서 특징적인 점은 주택 수와 관계없이 실거주 여부를 중심으로 과세 여부를 판단한다는 것이다. 매도 직전 5년 중 2년 이상 해당 주택에 살았다면 부부 합산 최대 50만달러까지 비과세 혜택을 준다.

유럽은 거주지(Main Residence) 개념을 활용한다. 영국의 주거주지 공제(PRR)가 대표적이다. 보유 전 기간이 주거주지가 아니었다면 실제 거주한 기간의 비율만큼만 면세하고, 임대를 놓았던 기간에 대응하는 차익은 그대로 과세한다. 매도 직전 9개월만 예외적으로 거주한 것으로 간주해 준다. 오래 갖고 있을수록 공제가 커지는 한국과 달리, 살지 않은 기간이 길수록 세 부담이 커지는 정반대 구조다.

독일은 방식이 단순하다. 매도 연도와 직전 2개 연도에 자가 거주했으면 비과세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취득 후 10년(투기방지기간)이 지나면 과세하지 않는다. 프랑스도 주거주택은 보유기간과 무관하게 전액 면세다.

일본은 보유 기간에 따라 단계적으로 세금 혜택을 준다. 보유 기간 5년을 기준으로 5년 미만은 39.63%, 5년 이상은 20.315%의 세율을 적용한다. 10년 이상 장기 보유 시에는 14.21%의 경감세율을 적용해 장기 보유를 유도한다.

우리나라는 1세대 1주택자에게만 엄격한 비과세 혜택(12억원 이하)을 부여하고, 다주택자에게는 고율의 중과세를 부과하는 등 ‘주택 수’를 과세의 핵심 기준으로 삼는다. 반면 미국, 일본, 독일 등은 주택 수보다는 실질적인 거주 여부와 보유 기간을 중심으로 과세 원칙을 정립해 조세 중립성을 확보하고 있다.

보고서를 쓴 박훈 서울시립대학교 세무학과 교수는 “과세 구조의 예측 가능성과 단순성 제고가 필요하다”며 “미국, 일본, 프랑스 등은 보유 및 거주 요건 충족 시 명확한 공제 한도 또는 세율이 적용되는 반면, 한국은 공제율·과세 기준이 복잡하고 예외 조항이 다수 존재해 납세자의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장기보유 인센티브 구조의 재정비가 필요하다”면서 “장기보유 인센티브를 공제율 구조가 아닌 단계별 세율 감면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살지 않는 주택은 보유기간 중심의 공제를 거주기간 중심으로 바꾸고, 양도차익이 큰 초고가 주택에는 공제 한도를 두는 내용을 골자로 한 세법개정안을 내달 초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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