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 장기화에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사무실을 차리는 글로벌 운용사들이 늘고 있다.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지역 신규 진출을 위해 사무실을 개소한 곳은 물론, 이미 역내 사무실을 둔 곳도 두바이에 둥지를 틀고 있다. 두바이가 전쟁 리스크에도 글로벌 자본이 모이는 전진기지로서 입지를 더욱 굳힐지 주목된다.
두바이 야경. (사진=로이터·연합뉴스)
29일 글로벌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두바이에 사무실을 차려 활동을 시작한 기업 수가 지난해 하반기보다 많아졌다. 두바이 국제 금융센터(DIFC)는 올해 상반기 신규 등록한 기업이 1506곳으로 전년 대비 39%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 신규 등록 기업은 812곳이다. 이로써 두바이에서 정식으로 사무실을 등록하고 활동하는 글로벌 기업은 1만 곳을 넘어섰다.
DIFC에 등록해 활동하는 자본시장 관계자들도 증가했다. DIFC는 규제 대상 기업인 △은행 △자산운용사 △보험사 △증권사 등 금융 기업 수가 지난 1년간 16% 증가해 총 1134개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올해 UAE 두바이에 신규 사무실 차린 글로벌 사모펀드(PE)·대체투자 운용사도 상당하다. 예컨대 프랑스 바렌느 캐피탈(Varenne Capital)과 미국 오크 힐 어드바이저(OHA)가 지난달에, 싱가포르 기반 고르디안 캐피탈(Gordian Capital)이 5월에 DIFC 입주를 발표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블랙스톤도 두바이 사무소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알려졌다. 블랙스톤은 2019년 두바이를 떠나 아부다비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이번 두바이 사무소 설립 추진 계획은 재진출을 의미한다. 업계는 블랙스톤의 이번 두바이 복귀 계획을 두고 걸프협력회의(GCC) 최대 금융 중심지에 사무실을 내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라고 풀이했다.
글로벌 자본시장 관계자들이 두바이에 사무실을 개설하는 이유로 ‘접근성’이 꼽힌다. UAE 금융 중심지인 두바이에 둥지를 틀고 국부펀드와 패밀리 오피스 자금에 대한 접근성을 키우고자 함이다. 지난해 약 9800명에 달하는 백만장자가 UAE에 정착했다. 이들 중 상당수가 두바이에 머무는 걸로 추산된다. 자산가와 패밀리 오피스가 유입되면서 이들을 고객 혹은 출자자(LP)로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자본시장 관계자들이 뒤따라 유입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MENA 지역 주요 국가들이 경제 다각화 정책을 펼치며 비석유 산업을 육성하는 만큼 관련 투자 기회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이기도 하다. 현지 업계 한 관계자는 “전쟁이 단기적으로 딜(deal)을 늦추고 있지만, 장기 투자 관점에서 미리 현지에 사무실을 내고 있는 걸로 보인다”며 “역내 긴장감 고조가 중동에 거점을 설치하려는 글로벌 기업들의 장기 전략까지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듯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