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장중 6500선을 돌파한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나타나고 있다. 코스피가 장중 17% 이상 오른 것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2026.7.31 © 뉴스1 박지혜 기자
코스피가 31일 외국인의 대규모 매수에 힘입어 장중 17% 안팎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증권가에서는 극단적인 급락 국면에서는 벗어났지만 '기술적 반등'이라는 의견과 실적 기반 상승으로 방향을 잡으면 '추세 전환'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엇갈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2시 3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81.21포인트(13.97%) 오른 6374.77을 기록하고 있다. 장중에는 6548.64까지 치솟았다가 상승 폭을 일부 반납했다.
이날 장중 상승률은 17% 안팎으로 종가 기준 역대 최고 상승률을 웃도는 수준이다. 코스피의 종가 기준 기존 최고 상승률은 2008년 10월 30일 기록한 13%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조 1803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개인은 7조 94억 원, 기관은 831억 원을 각각 순매도 중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현·선물과 개별주식선물, 상장지수펀드(ETF)까지 전부 끌어당기면서 지수 급등을 촉발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반등의 배경으로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긍정적인 실적과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계획, 강제적인 포지션 청산의 완화가 꼽힌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부 빅테크 기업의 가이던스가 연이어 긍정적으로 나온 점도 심리적으로 한몫을 했지만 본질적으로는 수급 요인에 따라 과도하게 급락했던 것이 원인"이라며 "포지션 청산이 어느 정도 소화되면서 수급 측면의 안도감이 반등의 가장 큰 이유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진우 센터장은 이번 상승을 우선 기술적 반등으로 평가했다. 그는 "단기간 주가 조정이 과했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가격 복원 과정으로 봐야 한다"며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벗어났지만 V자 반등이 이어지려면 시장에 신뢰나 안도감을 줄 신호와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하루의 급등만으로 새로운 상승 추세를 이야기하기는 이르다"며 "추세가 전환되려면 미국 빅테크의 AI 투자 확대가 지속될 수 있다는 신호가 나타나야 한다. 다만 외국인 수급과 글로벌 AI 투자 기대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코스피가 장중 6500선을 돌파한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나타나고 있다. 코스피가 장중 17% 이상 오른 것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2026.7.31 © 뉴스1 박지혜 기자
외국인의 대규모 매수 역시 본격적인 비중 확대보다는 과도하게 형성됐던 매도 포지션을 되돌리는 성격이 강하다고 봤다.
이진우 센터장은 "미국 시장에서 반도체주의 과도한 조정에 대한 회복이 먼저 나타났고 그 연장선에서 국내 시장으로 외국인 수급이 들어온 것"이라며 "현재는 본격적인 추가 매수 전환이라기보다 과도한 숏 포지션의 일부 되감기로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추세 전환 가능성에 더 무게를 실었다. 최근 코스피 하락 폭이 경제의 기초체력보다 과도했던 만큼 추세 전환이 시작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김동원 센터장은 "최근 한 달 반 동안 코스피가 직전 고점 대비 41% 하락했는데 현재 상황이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코로나19 대유행 상황보다 더 안 좋다고 할 수는 없다"며 "수급 왜곡에 따른 과잉 조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반도체와 AI 기업들의 실적 체력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해석한다"며 "단기적으로는 코스피가 8000선까지는 회복이 가능하지 않겠나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현재 시장이 저평가 구간이라는 데에는 동의했다. 다만 추세 전환 여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김학균 센터장은 "삼성전자와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실적과 투자 가이던스를 보면 7월에 가졌던 우려가 과도했다는 인식이 반등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반도체 고점 우려가 해소됐다기보다는 상당 부분 완화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라갈 때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이었고 떨어질 때도 사상 초유의 하락 속도였지 않나"라며 "변동성은 클 것"이라고 부연했다.
향후 반등의 지속 여부는 빅테크와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으로 확인될 전망이다. 이 센터장은 "실적 발표가 일단락된 만큼 당분간은 숫자보다 심리와 거시경제 환경에 더 연동될 것"이라며 "8월 말 엔비디아 실적과 9월 초 반도체 수요 관련 지표 등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곤 센터장은 "빅테크의 AI 투자 확대 기조와 미국 물가·금리 흐름이 핵심 변수"라며 "당분간 지수는 5500~7000선 부근에서 변동성이 클 수 있는 만큼 급등 시 추격 매수보다 조정 때 분할 매수하고 레버리지를 활용한 공격적인 매수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sae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