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문자, 사주, 심리상담까지…AI한테 일상 맡긴다

경제

이데일리,

2026년 7월 31일, 오후 03:46

[이데일리 안소현 기자] “애인이 상처받지 않게 이별 문자를 작성해 줘.”

직장인 이모(28)씨는 연인과 헤어지기 전 마지막 메시지를 스스로 쓰지 않았다. 그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에 “상대방이 상처받지 않게 이별 문자를 써달라”고 요청했고, AI가 다듬어 준 문장을 그대로 보냈다. 그는 “감정을 최대한 배려하는 표현을 써줘서 무난하게 이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때 번역이나 코딩, 문서 작성에 머물렀던 AI가 이제는 연애와 심리상담, 사주, 운동 계획, 기상 알림, 게임 등 개인의 일상 깊숙한 영역까지 파고들고 있다. 업무 보조 도구를 넘어 감정과 취미, 인간관계까지 함께하는 ‘생활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챗gpt를 사용하는 사람의 모습. (사진=챗gpt 생성 이미지)
챗gpt를 사용하는 사람의 모습. (사진=챗gpt 생성 이미지)
◇일상 깊숙이 침투한 AI…오프라인 카페까지 등장

31일 업계에 따르면 생성형 AI 활용 분야는 최근 들어 개인 생활 전반으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최현서(31)씨는 최근 장마 기간 부모님의 귀갓길을 위해 AI를 활용했다. 그는 “챗GPT에 1시간 단위 기상 상황을 알려달라고 요청했더니 강우량 변화에 따른 도로 통제와 교통량까지 분석해 과천에서 은평구까지 가장 안전한 이동 경로를 계속 안내해줬다”고 말했다.

직장인 한모(29)씨는 AI를 사실상 개인 상담사처럼 활용한다. 그는 “사주도 보고 심리 상담도 받고 운동 루틴도 짜달라고 한다”며 “혼자 고민하는 시간보다 AI와 대화하는 시간이 더 많을 때도 있다”고 소개했다.

취미 생활도 달라지고 있다. 직장인 송모(30)씨는 대화형 AI 기반 게임에 빠졌다. 그는 “시나리오를 입력하면 AI가 상황에 맞게 이야기를 이어가는데 마치 웹소설 속 주인공이 된 느낌”이라며 “이제는 하나의 취미가 됐다”고 전했다.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분야가 다양해지면서 오프라인 시장도 형성되고 있다. 최근에는 AI를 활용해 사주를 풀이하는 ‘AI 사주카페’가 등장하는 등 관련 서비스가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으로도 확장되는 모습이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AI는 이미 일상이 됐다.

엘림넷 나우앤서베이가 지난 5월 22~28일 전국 만 20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AI를 매일 또는 주 3~4회 사용하는 적극 이용자 비율은 20대가 73.9%로 가장 높았다. 이어 30대 61.4%, 40대 54.2% 순이었다. 조사에서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AI 사용 빈도가 낮아지는 경향도 확인됐다.

업무 효율성 향상을 체감하는 사례도 많았다. 응답자의 75.8%는 AI 활용 이후 업무 효율이 높아졌다고 답했으며, 효율이 떨어졌다는 응답은 0.8%에 그쳤다.

◇학업·업무에도 AI 활용 사례 늘어

실제 업무 현장에서도 AI는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이공계 대학원생 한모(28)씨는 챗GPT와 클로드, 라이너 등을 연구에 활용한다. 그는 “검색으로 찾기 어려운 정보를 찾거나 연구 아이디어를 얻을 때 도움이 된다”며 “결과를 그대로 신뢰할 수는 없지만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를 제시해 연구를 다양한 시각에서 볼 수 있게 된다”고 했다.

대학생 이재화(23)씨는 챗GPT뿐 아니라 영상 화질을 높여주는 토파즈, 영상 생성 AI인 힉스필드 등을 함께 사용한다. 그는 “번역과 기획서 작성은 물론 영상 편집까지 AI가 도와준다”며 “내 비서가 생긴 기분”이라고 강조했다.

◇기업도 AI 활용↑…정부 차원 지원도 늘어

중소기업의 AI 활용도도 빠르게 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연구원이 전국 만 20세 이상 임금근로자 약 3000명의 설문조사를 토대로 조사한 결과 중소기업의 생성형 AI 활용률이 52.7%로 집계됐다. 중소기업 두 곳 중 한 곳 이상이 이미 AI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중소기업도 조직 차원의 활용 환경만 갖춰진다면 대기업 수준으로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AI 활용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정부도 AI 도입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AI 기술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을 위해 ‘AI 인재 실증형 창업패키지’ 시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제도적 기반도 마련됐다. 올해 시행된 인공지능기본법(AI기본법) 제18조에는 AI 분야 창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 근거가 담겼다. 정부가 AI 창업자 발굴과 육성, 금융지원 등을 추진할 수 있도록 명문화하면서 AI 산업 생태계 확대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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