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전경.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빚은 롯데카드가 금융당국으로부터 1.5개월의 업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해킹 사고로 업무 정지를 받은 첫 사례인데, 당초 금융감독원의 징계안인 '4.5개월'에서 대폭 감경해 눈길을 끈다.
금융위는 31일 제14차 정례회의에서 작년 8월 해커에 의해 고객 297만 명의 신용정보가 유출된 롯데카드에 대해 1.5개월 업무정지 및 과징금 50억 원 부과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금감원이 결정했던 조좌진 전 대표의 문책경고 제재안은 그대로 확정했다.
업무정지 기간은 8월 1일부터 9월 15일까지다. 금융위는 기존 제재 사례와의 형평성, 회사측의 사후수습 노력, 금융시장 및 금융소비자 영향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금융위가 롯데카드에 대해 금감원보다 낮은 수위의 제재안을 결정한 이유는 과거 2014년 '카드 3사 정보유출 사태'와 비교할 때 금감원이 정한 제재안이 과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롯데카드는 지난 2014년 개인정보 유출 사태 당시 영업정지 3개월의 제재를 받은 바 있다.이에 금감원은 이번 사태를 '반복 위반'으로 보고 영업정지 기간을 3개월에서 1.5개월을 가중한 4.5개월로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은 위반 행위의 정도와 횟수 등을 고려해 업무정지 기간이나 과징금을 최대 2분 1 범위에서 가중 또는 감경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금융위는 이번엔 롯데카드의 책임이 카드 3사 사태보다 가볍다고 보고, 3개월에서 절반을 줄인 1.5개월로 결정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카드 3사 사태는 내부 직원이 정보를 유출해 중개업자에게 판매하며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반면 이번 사고는 외부 해킹에 의한 것"이라며 "유출 규모 역시 카드3사 때보다 작다"고 설명했다.
롯데카드의 사후 수습 노력 역시 금융위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롯데카드는 사고 발생 직후 당국에 자진 신고하고 피해 고객에 카드를 재발급 하는 등 피해 회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부정 사용 등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도 참작됐다.
아울러 롯데카드는 향후 5년간 1200억 원을 투입해 정보보호 예산을 IT 예산의 15% 수준까지 확대하는 계획을 밝히고 대규모 인적 쇄신, 고객 중심 사업 조직으로 재편 등의 노력을 기울인 사실을 소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외부 해킹 사고에 대한 금융당국의 첫 영업정지 사례로, 향후 다른 금융회사에 대한 제재 기준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롯데카드 전경.
금융위는 영업정지의 범위 역시 신규 회원을 대상으로 한 신용·체크·선불카드 발급으로 제한하고 기존 고객에 대해선 교체발급 및 카드론·현금서비스·리볼빙 신규 신청, 이용한도 증액이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정보유출 사고에 대한 귀책사유가 없는 고객이 업무정지로 불편을 겪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금융위가 제재 수위를 대폭 낮추면서 롯데카드는 4.5개월 영업정지라는 초유의 징계는 피하게 됐다.그럼에도신규 영업 활동을 못하고 과징금까지 물게 돼 수익성에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카드는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96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이번 영업정지는 신규 영업 일부에 해당하는 조치로써, 기존 회원의 서비스 이용에는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이런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보보안 등 필요한 모든 조치에 더욱 만전을 기해 신뢰받는 금융기관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부연했다.
ysh@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