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 늘자 가구·인테리어 '방긋'…침대 대형화 선호 '뚜렷'

경제

뉴스1,

2026년 8월 02일, 오전 06:15

현대 리바트 스와니에 침대. (현대 리바트 제공)

혼인 건수가 2년 연속 증가하고 올해도 누계 기준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가구업계의 신혼 고객 주문과 매출이 늘고 있다. 입주·이사 감소로 가구 수요가 위축된 가운데 웨딩 수요가 소비자 대상 거래(B2C) 매출을 일부 보완하는 모습이다.

신혼부부의 구매 방식도 달라졌다. 모든 혼수 가구를 일률적으로 고급화하기보다 사용 시간이 긴 침대와 소파에는 예산을 집중하고, 나머지 가구는 이사와 출산 등 향후 생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모듈형·맞춤형 제품을 고르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2일 국가데이터처의 '2026년 5월 인구동향'을 살펴보면 올해 1~5월 혼인 건수는 10만 3299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3.9% 증가했다. 5월 혼인 건수는 2만 368건으로 전년 동월보다 6.4% 감소했지만 누계 기준 증가세는 유지됐다. 연간 혼인 건수는 2024년 22만 2412건으로 14.8%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24만 326건으로 8.1% 늘었다.

웨딩 고객·매출 두 자릿수 증가…입주 수요 공백 일부 보완
가구업계에서는 혼인 회복과 신혼 고객 대상 멤버십·상담 서비스 강화가 맞물리며 주문 지표가 개선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리바트는 현대백화점의 예비부부 대상 멤버십 '클럽웨딩' 고객이 올해 상반기 현대리바트에서 가구를 구매하거나 실내 인테리어 리모델링을 계약한 주문 건수가 전년 동기보다 120% 증가했다고 밝혔다.

클럽웨딩은 현대백화점그룹 통합 멤버십 H포인트 회원 가운데 결혼을 앞둔 고객에게 추가 적립 등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현대리바트 전체 신혼 고객이 아니라 클럽웨딩 회원의 주문을 집계한 수치지만, 혼인 증가와 함께 예비부부의 가구·인테리어 구매가 확대되는 흐름을 보여준다.

신세계까사의 올해 상반기 웨딩클럽 고객 수와 웨딩 관련 매출은 각각 전년 동기보다 20% 증가했다. 신세계까사는 웨딩 수요가 기존 입주 수요를 대체할 정도는 아니지만 위축된 가구 시장에서 신혼 고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샘은 지난 5월 모바일에서 신혼집 취향과 수납 유형을 진단하는 '신혼집 플래너'를 출시하고 논현·센텀·송파·용산·수원 등 5개 매장을 신혼 특화 매장으로 지정했다. 올해 2분기 신혼 고객의 가구 견적 건수는 1분기보다 35%, 신혼 계약액은 38% 증가했다. 신혼 특화 매장 5곳의 계약액은 같은 기간 47% 늘었다.

업체별 증가율은 집계 대상과 비교 기간이 달라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 현대리바트와 신세계까사는 전년 동기, 한샘은 전 분기 대비 수치다. 한샘의 지표에는 봄철 혼수·이사 성수기와 신혼 특화 서비스 확대 효과도 반영됐다. 다만 신혼 전용 멤버십과 상담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의 주문과 계약이 전반적으로 늘었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에이스침대 루체3 침대. (에이스침대 제공)

킹 이상 78.9%…침대·소파엔 쓰고 가구는 변형 가능하게
혼수 소비의 가장 뚜렷한 변화는 침대의 대형화와 고급화다. 침대를 결혼할 때 한 번 구매하는 혼수품이 아니라 장기간 사용하는 수면 환경으로 인식하면서 크기와 품질에 더 많은 비용을 쓰는 신혼부부가 늘었다.

에이스침대가 올해 1~6월 '에이스 웨딩멤버스'를 통해 침대를 구매한 예비부부를 분석한 결과 최고급형 매트리스 '로얄에이스'의 판매 비중은 23.4%로 전년 상반기보다 6%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프레임과 매트리스 합산 가격이 800만 원 이상인 제품의 판매 비중도 11.6%에서 16.2%로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 에이스침대 신혼 고객이 구매한 매트리스 가운데 킹(K) 사이즈 이상 비중은 78.9%에 달했다. 라지킹(LK)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23.6%에서 올해 29.0%로 5.4%포인트 높아졌다. 신혼 고객 10명 중 약 8명이 킹 이상의 대형 매트리스를 선택한 셈이다.

시몬스에서도 예비부부가 많이 찾는 '뷰티레스트 지젤' 킹오브킹(KK) 사이즈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약 40% 증가했다. 동시에 부부가 각자의 체형과 수면 습관에 맞는 매트리스를 각각 선택하는 트윈베딩 수요도 커지고 있다. 하나의 대형 침대를 공유하거나 각자에게 맞춘 침대를 사용하는 차이는 있지만 수면의 질을 혼수 선택의 우선순위에 둔다는 점은 같다.

모든 품목에 같은 수준으로 비용을 쓰는 대신 침대와 소파처럼 생활 만족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제품을 고급화하는 '선택적 프리미엄' 소비도 확산하고 있다.

신세계까사에서는 신혼집 구조와 향후 가족 구성 변화에 따라 좌석을 추가하거나 재배치할 수 있는 모듈형 소파 선호가 높아졌다. 식탁은 부부 두 명을 위한 소형 제품보다 손님 초대와 재택근무, 취미 활동에 함께 사용할 수 있는 4~6인용·확장형 제품을 찾는 고객이 늘었다.

결혼식 전에 침대·소파·식탁·수납가구를 한꺼번에 장만하지 않고 입주 시점에 침대와 소파를 먼저 구매한 뒤 실제 거주하면서 필요한 제품을 추가하는 분할 구매도 나타나고 있다. 장기간 거주할 집이 확정되면 프리미엄 제품을 고르지만 이사 가능성이 있으면 필수 품목만 우선 구매하는 방식이다.

한샘에서는 침대나 소파를 단품으로 고르기보다 침대·매트리스와 수납, 소파, 식탁을 하나의 콘셉트로 맞추는 공간 패키지 구매가 늘었다. 향후 출산과 육아까지 고려해 구조를 바꾸거나 기능을 확장할 수 있는 패밀리 침대, 리빙다이닝, 모듈형 소파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현대리바트는 좌석 깊이를 조절해 소파와 침대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카모아', 헤드보드와 벽면 패널을 조합하는 호텔형 침대 '스와니에', 내부 구성을 5㎜ 단위로 설계할 수 있는 붙박이장 '에딧' 등 공간과 생활 변화에 맞춰 구성할 수 있는 제품이 신혼부부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웨딩 수요가 입주·이사 감소에 따른 가구 시장의 부진을 전부 상쇄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에이스침대는 전체 매출에서 신혼부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웨딩 수요가 전체 판매 물량 감소를 대체하기보다는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통해 실적을 질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입주와 이사 감소로 가구 수요가 저조한 가운데 혼수 가구를 구매하는 신혼부부 고객이 늘면서 B2C 가구 매출이 소폭 보완되고 있다"며 "혼인 증가 흐름이 이어지면 하반기에도 대형 침대와 공간 활용도가 높은 맞춤형 가구를 중심으로 신혼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yoonge@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