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 모습. 2026.7.28 © 뉴스1 박지혜 기자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두 달 연속 3조~4조 원대를 기록했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에도 부동산 매수 수요와 '빚투' 자금이 맞물리며 증가 흐름이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최근 코스피가 흔들리며 증시 자금이 다시 예금으로 옮겨가는 '역 머니무브' 현상도 뚜렷해졌다. 투자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은 한 달 새 약 52조 원 줄어든 반면 정기예금은 약 25조 원 늘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78조 7869억 원으로 집계됐다.
6월 말(774조 9608억 원)과 비교하면 3조 8261억 원 늘어난 규모다. 증가 폭은 전월(4조1379억원)보다 다소 둔화했지만 여전히 두 달 연속 4조 원 안팎의 증가세를 이어가며 가계대출 확대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은 617조 4287억 원으로 전달(615조 1456억 원) 대비 2조 2831억 원 늘며 4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정부의 총량 관리 강화와 은행권의 자율 규제에도 불구하고 이미 승인된 집단대출 실행과 매수 수요가 이어지며 증가세가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개인신용대출 잔액도 110조 484억 원으로 전달(108조 6704억 원) 대비 1조 3780억 원 늘었다. 증시 강세에 따른 빚투 수요가 이어지면서 신용대출 증가세도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120조 5653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달 121조 2158억 원 대비 6505억 원 감소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전세대출을 "집값 폭등 주원인"으로 보증 비율 축소 등이 검토되고 있다.
집단대출(잔금대출·이주비대출·중도금대출) 잔액은 148조 2316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 말(155조 2065억 원)과 비교하면 1년 새 6조 9749억 원 줄어든 규모다. 정부가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 아래 집단대출 취급을 지속해서 조여온 결과로 풀이된다.
은행권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에 따라 하반기 입주를 앞둔 단지의 잔금대출 배정 한도를 축소해 왔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관련 피해 사례가 제기되자 이재명 대통령은 "이미 확정된 계약을 믿고 진행했는데 사후에 정책을 변경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지적은 일리가 있다"며 금융당국에 보완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8일 5대 은행을 긴급 소집해 잔금대출 중단에 따른 혼란 상황을 점검했다. 당시 회의에서 금융위는 총량 규제를 지키는 선에서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가계대출을 취급하되 잔금대출 관련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6·27 대책 이전 계약 단지의 경우 실수요자 피해 우려가 큰 만큼 잔금대출을 총량에서 제외하는 방향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6·27 대책 이후 계약 단지까지 예외를 확대할 경우 특혜 시비가 불거질 수 있어 적용 대상과 방식을 놓고 세부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방안은 다음 주 대통령 복귀 이후 관계 부처 논의를 거쳐 확정될 전망이다.
한편 수신 쪽에서는 증시 변동성이 커지며 증시 자금이 예금으로 이동하는 '역 머니무브' 현상이 뚜렷했다.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되는 요구불예금(MMDA 포함) 잔액은 669조 8635억 원으로 전달(722조 2928억 원) 대비 52조 4293억 원 줄었다. 반면 정기예금 잔액은 974조 3490억 원으로 전달(949조 3998억 원) 대비 24조 9492억 원 늘었다.
은행권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예금 금리를 3%대로 끌어올리며 수신 경쟁에 나선 것도 정기예금 잔액 급증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정기적금 잔액은 45조 1356억 원으로 전달(46조 9202억 원) 대비 1조 7846억 원 줄었다.
기업대출에서는 중소기업대출 잔액이 684조 2539억 원으로 전달(682조 7204억 원) 대비 1조 5335억 원 늘며 6월의 감소세에서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대기업대출 잔액은 191조 9395억 원으로 전달(190조 3641억 원) 대비 1조 5754억 원 늘어 7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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