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2.7조, 방산 1.7조 '역대급 실적'인데…목표가 줄하향 왜?

경제

뉴스1,

2026년 8월 03일, 오전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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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방산업계가 2분기 역대 최고 실적 기록을 갈아치우며 선전하고 있지만 정작 목표 주가는 '거꾸로' 가고 있다. 수주 잔고 역시 조선·방산 합산 300조 원으로 3년 치 이상 일감을 확보했지만 기대감은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

증권가는 현재 호황은 수년 전 수주한 결과인 반면 새로운 성장동력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잠재적 수주 파이프라인과 새 사업을 실제 수주로 연결하는 성과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역대 최대 실적·3년 치 먹거리 확보'에도 증권가, 목표가↓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009540) 자회사 HD현대중공업의 경우 실적 발표 이후 증권사 최소 4곳이 목표 주가를 낮췄다. 한화오션(042660)의 경우 증권사 5곳이, 삼성중공업(010140)은 3곳이 목표가를 하향했다.

현대로템(064350)과 한국항공우주산업(047810·KAI)의 경우 실적 공시 이후 증권사 9곳이, 주말 직전 실적을 발표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7월 한 달 기준으로 7곳이 목표 주가를 내렸다. 실적 발표를 앞둔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079550·LIG D&A)의 경우에만 최근 목표 주가를 올린 증권사가 다수 발견됐다.

이들 업체가 2분기 비교적 좋은 성적표를 받아 든 것과는 대비된다.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는 올해 2분기 총 2조 7062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1년 전 같은 시기 1조 5301억 원과 비교하면 76.9% 높은 수준이다.

수년 전 시작된 슈퍼 사이클(초호황기)에 힘입어 HD한국조선해양은 1조 6451억 원으로 분기 기준 최고 기록을 세웠고,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도 7361억 원으로 한화그룹 편입 이후 최고 성적표다.

미래 먹거리도 충분하다. 3사 수주 잔고는 6월 말 인도 기준 HD한국조선해양 761억 달러, 한화오션 338억 달러, 삼성중공업 355억 달러 등 총 1454억 달러(약 210조 원)에 이른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번 콘퍼런스콜에서 3년 6개월 치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산 역시 비슷하다. 현대로템은 2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에 비해 9.7% 줄어든 2324억 원을 기록했지만 수주 잔고는 사상 처음으로 30조 원을 넘어섰다. KAI도 영업이익이 484억 원으로 43.1% 빠졌지만 하반기 KF-21 수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업계 대장 격인 한화에어로는 1조 3655억 원의 영업이익으로 사상 처음 '1조 클럽'에 가입했다. LIG D&A의 영업이익 컨센서스 1105억 원까지 감안하면 방산 4사의 2분기 영업이익 규모는 1조 7568억 원으로, 1년 전 1조 2818억 원보다 37% 정도 늘어날 전망이다.

방산 역시 수주 잔고 100조 원 수준으로 3년 치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회사별로는 한화에어로 지상방산 부문이 38조 3000억 원, KAI 25조 7502억 원, LIG D&A(1분기) 25조 3291억 원, 현대로템 방산 부문 9조 8197억 원 등 총 99조 1990억 원에 이른다.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HD현대 제공)


안보 블록, 지정학 리스크에 발목 "실제 수주 절실"

좋은 성적표, 충분한 먹거리에도 불구하고 이들 조선·방산 업계 기대감이 낮아진 것은 주식 시장 전반의 침체와 함께 추가적인 사업 확대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잠재적 수주 파이프라인을 실제 실적으로 현실화해야 할 시기라는 것이다.

실제로 조선·방산업계는 최근 새 성장동력 확보에 있어선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인다. 조선업계는 상선 분야에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에너지 선종 호황에 힘입어 선방하고 있지만 미래 산업으로 점찍은 해양 방산, 한미조선협력 마스가(MASGA) 프로젝트에선 새 소식이 뜸한 모습이다.

오히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같은 안보 블록에 수주길이 막힐 우려는 커졌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60조 원 규모 캐나다 잠수함(CPSP) 사업을 공략했지만 독일 TKMS에 고배를 마셨다. 2024년 10조 원 규모 호주 호위함 사업에 각자 도전장을 내밀었다가 고배를 마신 뒤 원팀을 꾸렸지만 성과를 내진 못했다.

방산업계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한화에어로는 지난 5월 루마니아 국방부의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자 사업에서 독일 라인메탈에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유럽연합(EU)의 '바이 유러피언' 기조에 따라 라인메탈보다 높은 현지화 계획을 제시했음에도 안보 블록에 가로막혔다.

변용진 아이엠증권 연구원은 한화오션 목표 주가를 19.8% 낮춘 13만 4000원으로 제시하며 "특수선 물량 증가를 대비해 3공장을 증설했지만 장기 물량 확보 실패로 고정비 부담이 증가했다"며 "특수선 사업 기대감 저하로 목표가를 하향했다"고 설명했다.

마스가 프로젝트 기대감이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직후보다 잦아든 점 역시 추가 성장 기대감을 갉아먹는 요소다. 사업 추진에 필요한 선박 해외 건조 허용 기조가 미 의회에 가로막히는 등 불안 요소도 감지되는 상황이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한 과도한 긴장감이 오히려 방산업계 수주 기회를 위축시킨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현대로템이 수주를 추진했던 이라크 전차 사업의 경우 내부 정치 현황과 함께 중동 전쟁으로 인한 재정 문제로 인해 협상이 지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에어로 관계자도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중동 지정학적 긴장이 지나치게 높은 상황은 단기간 수주에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현재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주를 위한 행정절차를 수행하는 데 더 긴 시간이 걸리게 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새 성장동력에 대한 잠재력은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해외 프로젝트가 수주 등으로 현실화할 경우 불이 붙을 가능성도 여전히 높다는 분석이다. 조선업계의 경우 상선 발주가 수년 뒤까지 뒷받침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AI 데이터센터라는 새 성장동력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나토의 무기 체계 현지화 수요를 고려할 때 현지 생산 거점 확보 전략이 장기적인 수주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짚었다. 조선에 대해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특수선 수출 및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본계약 전환 여부가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6일 서해지역에서 열린 유도탄 요격 실사격 훈련에서 천궁-Ⅱ 지대공유도탄이 가상의 표적을 향해 발사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2024.11.6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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