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준비 중인 28세 A씨는 정부의 청년 자산형성 정책을 보며 답답함을 느낀다.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 소득이 끊긴 탓에 가입 요건 자체를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돈이 있는 청년만 저축 지원을 받는 것 같아요. 저는 저축할 돈이 없어서 지원도 못 받습니다.”
서울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영업부에 청년미래적금 관련 안내문이 설치된 모습.(사진=연합뉴스)
3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청년 자산형성 지원사업은 취약청년에게 어떤 의미인가?’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운영 중인 청년미래적금, 청년도약계좌, 청년내일저축계좌 등 주요 자산형성 지원사업은 모두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과 저축을 전제로 설계돼 있다. 이 때문에 무직이나 구직을 포기한 청년, 소득이 불안정한 취약계층은 애초에 가입 대상에서 제외되는 구조다. 보고서는 이 같은 구조가 ‘가장 도움이 필요한 청년이 가장 혜택을 받기 어려운 역설’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청년층의 자산 여건은 다른 세대보다 훨씬 취약했다. 지난해 39세 이하 청년 가구의 평균 자산은 3억1498만원으로 전체 평균의 55.6%에 그쳤고, 자산 대비 부채비율은 30.3%로 전체 평균(16.8%)의 약 1.8배였다. 청년 가구의 자산 상위 20%와 하위 20%의 평균 순자산 격차도 40.4배에 달해 세대 내부 양극화 역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법조사처는 부모의 자산과 상속·증여, 부동산 시장 진입 시점 차이가 시간이 갈수록 자산 격차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순자산과 소득이 모두 하위 20%인 가구에서 20~30대 비중은 2020년 7.9%에서 2025년 15.2%로 두 배 가까이 늘었으며, 자산 형성이 어려운 청년일수록 가상자산이나 고위험 레버리지 투자에 내몰려 신용불량과 파산 위험까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자산형성 정책 자체의 효과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난 6월 출시된 청년미래적금은 우대형 기준 연 18~19% 적금과 맞먹는 실질 수익 효과를 제공하며 출시 닷새 만에 가입 신청자 100만명을 돌파했고, 신청 마감 직전에는 누적 201만명이 몰릴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문제는 이런 상품 역시 일정한 소득이 있어야 가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청년미래적금은 국세청 신고소득을, 청년내일저축계좌는 월 10만원 이상의 근로·사업소득을 요구한다. 청년도약계좌 역시 중도해지율이 2023년 말 8.2%에서 지난해 말 15.9%로 두 배 가까이 높아지면서 저축 여력이 있는 청년 중심으로 혜택이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입법조사처는 개선 방안으로 저소득층일수록 정부 지원을 늘리는 누진형 매칭제도 도입, 실직·질병 시 납입 중지와 부분 인출 허용, 구직단념·고립은둔 청년까지 지원 대상 확대, 금융위원회·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 등에 흩어진 청년 자산형성 사업의 통합 운영 등을 제안했다.
김대성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청년 자산형성 지원은 단순한 저축 지원이 아니라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복원하는 정책”이라며 “저축할 수 있는 청년보다 저축조차 어려운 취약청년을 우선 지원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