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화하는 '몸캠피싱'…피해자에 해외 송금·인증샷까지 강요

경제

뉴스1,

2026년 8월 03일, 오후 02:16

(라바웨이브 제공). 2026.8.3/뉴스1

이른바 '몸캠피싱'의 범죄수익 이동 경로가 국내 대포통장 중심에서 피해자 명의의 해외 직송금과 해외송금 핀테크 계정 탈취 방식으로 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몸캠피싱, 딥페이크 등 디지털 범죄 대응 전문기업 라바웨이브(대표 김준엽)는 최근 몸캠피싱 피해 상담 자료와 가해자 대화록을 분석해 이같은 정황이 확인됐다고 3일 밝혔다.

확인 결과 몸캠피싱 가해자는 국내 계좌로 돈을 입금받는 대신 해외송금 메뉴 진입부터 수취국가와 수취기관, 수취인 정보 입력, 송금 완료까지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피해자에게 지시했다.

특히 피해자 본인 명의의 인터넷은행 앱을 이용해 해외 현지 계좌로 직접 송금하게 하고 송금 확인증까지 촬영해 전송하도록 했다.

아울러 피해자가 해외송금 핀테크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신규 계정을 만들게 한 다음 가해자가 지정한 이메일 주소를 가입 정보로 입력하게 했다. 계정 승인이 완료되면 로그인 비밀번호와 간편비밀번호인 PIN까지 전달받아 피해자 명의의 계정을 직접 제어하고 송금을 시도하려 한 정황도 확인됐다.

가해자는 실제 송금 경위와 무관한 송금 목적과 자금 출처를 선택하도록 피해자에게 지시했다. 협박에 따른 범죄 피해금 송금을 정상적인 가족 생활비나 일반적인 소득에 기반한 거래처럼 보이게 만들어 금융회사의 이상 거래 탐지를 피하려 한 것으로 라바웨이브는 분석했다.

이같은 수법은 기존 대포통장을 이용한 금전 탈취 방법에서 진화한 것이다.

기존 방식은 피해액이 국내 금융기관 계좌를 거치는 만큼 신고 이후 계좌 추적과 지급정지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피해자의 정상 계좌와 본인인증을 이용한 해외 직송금은 거래 외관상 본인이 직접 실행한 정상 송금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피해금 반환과 수취계좌 추적, 긴급 동결에도 더 많은 시간과 절차가 필요하다.

피해자가 송금인과 해외송금 계정 명의자로 남는다는 점도 문제다. 피해자는 금전적 손실뿐만 아니라 금융회사나 수사기관에 거래 경위를 직접 소명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된다. 가해자에게 계정 비밀번호와 PIN을 넘긴 경우에는 추가 송금, 개인정보 악용, 계정 재사용 등 2차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라바웨이브는 인터넷전문은행과 해외송금 사업자가 선제적 보호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신규 해외 수취인에게 처음 송금하거나 기존 거래 이력과 현저히 다른 국가·금액으로 송금하는 경우 추가 본인확인과 거래 목적 확인 절차를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고위험 거래가 탐지되면 즉시 송금을 완료하기보다 일정 시간 거래를 보류하고 상담원 확인이나 추가 인증을 진행하는 보호 절차도 필요한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디지털 범죄를 금융사기 이상 거래 유형에 보다 명확하게 포함해 반복적으로 범죄에 활용되는 해외계좌에 대해서는 국제 공조를 통해 긴급 동결과 송금 반환을 요청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준엽 라바웨이브 대표는 "범죄자들은 더 이상 대포통장만 찾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정상 계좌와 본인인증, 해외송금 계정을 범죄수익의 통로로 바꾸고 있다"며 "인터넷은행과 해외송금 서비스의 편의성이 협박 범죄수익을 국외로 이동시키는 고속도로로 악용되지 않도록 금융당국과 금융회사, 수사기관, 디지털 범죄 대응기업이 위험정보를 공유하는 공동 대응체계를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ir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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