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45억 넘으면 종부세 2배…'비거주·다주택·초고가' 정조준(종합)

경제

뉴스1,

2026년 8월 03일, 오후 06:00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사전브리핑에서 '2026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6.7.30 © 뉴스1 김기남 기자

정부가 부동산 세제의 기준을 '주택 수'에서 '거주 여부와 주택 가격' 중심으로 전면 재편한다. 실거주 1주택자에게는 보유세 부담을 낮추거나 유지하는 대신, 비거주 주택과 다주택·초고가 주택 보유자에는 세 부담을 높이는 방향으로 과세 체계를 다시 짠다.

시가 30억 원 안팎까지의 실거주 1주택자는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줄거나 변동이 제한되지만, 시가 45억 원을 넘어서는 고가 주택부터는 세 부담이 두 배 이상 늘어나는 구조다. 비거주 1주택과 다주택자는 더 낮은 가격대부터 부담 증가가 나타나 사실상 '거주 목적 주택 보호, 투자·보유 목적 주택 과세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정부는 이번 개편을 통해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로 인한 고가 주택 쏠림 현상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주택 수에 따라 세율을 달리하던 기존 체계가 고가 1주택과 다주택 간 과세 형평성 논란을 낳았다는 판단에 따라, 실거주 주택은 보호하고 비거주·투자 목적 주택은 세 부담을 높이는 방향으로 과세 체계를 재설계한다.

양도소득세도 '보유'보다 '거주' 중심으로 손질한다. 실거주 1주택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 최대 80% 혜택은 유지하는 대신, 비거주 주택은 거주하지 않은 기간에 대한 공제를 제한한다. 공제 한도도 2028년 20억 원, 2029년부터 10억 원으로 단계적으로 설정한다. 다만 다주택자에게는 주택 처분 기회를 주기 위해 양도세 중과를 2027~2028년 한시적으로 완화해 매물 출회를 유도한다.

정부는 3일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 주재로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26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올해 세제개편의 정책목표는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위한 경제대도약 지원'으로 △잠재성장률 반등 지원 △민생·지방 지원 △공정과세를 위한 조세개혁 △세제 합리화 및 납세편의 제고 등 4대 방향으로 구성됐다.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시가 약 45억 넘으면 2배…비거주·다주택은 더 빨리 늘어
종부세 세율체계는 '주택 수' 기준에서 '주택가액' 기준으로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일원화된다.

조만희 재경부 세제실장은 "1주택하고 3주택의 세율 체계가 다르다 보니 10억 원짜리 3채 가진 분이 30억 원짜리 1채 가진 분보다 세부담이 훨씬 컸다"며 과세형평 문제를 세율체계 일원화의 배경으로 설명했다.

실제 시뮬레이션에서도 시가 20억 원 기준 1주택자의 종부세는 27만 6000원인 반면, 20억 원 상당을 3주택으로 나눠 보유(거주비중 3분의 1)하면 126만 7000원으로 4.6배가량 많았다.

1세대 1주택 종부세 과세대상 기준금액은 공시가 12억 원에서 14억 원(시가 약 20억 원)으로 상향해 과세대상에서 제외되는 인원을 늘리되, 비거주 1주택 기본공제는 12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축소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1주택·지방 1·2주택자는 60%에서 70%(2027년)로, 3주택 이상은 60%에서 70%(2027년)를 거쳐 80%(2028년)까지 올라간다. 과표 6억~12억 원 구간 세율도 1.0%에서 1.3%로 인상된다.

거주 1주택자(60세·10년 거주)를 기준으로 보면 시가 20억~30억 원 구간은 종부세가 오히려 줄어든다. 40억 원(공시가 28억 원)까지도 소폭 증가(262만 7000원→325만 2000원)에 그친다.

그러나 45억 원 안팎을 넘어서면 종부세가 2배가량 늘어난다. 50억 원(공시가 35억 원)은 453만 9000원에서 978만 5000원으로, 70억 원은 937만 7000원에서 3295만 7000원으로 3.5배까지 벌어진다.

과표 6억~12억 원 구간은 거주용 1주택 기준 시가 31억~46억 원(공시가격 22억~32억 원)에 해당해, 강남 3구뿐 아니라 마포·성동 등 이른바 '한강벨트' 일부도 증세 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비거주 1주택은 시가 20억 원부터 이미 5배 이상(27만 6000원→152만 1000원) 늘어난다. 같은 시가 50억 원 1주택이라도 실거주자의 보유세는 1879만 4000원인 반면 비거주자는 2871만 2000원으로 갈렸다.

3주택 이상 다주택자 역시 20억 원 구간에서도 현행 대비 2.5배 이상(126만 7000원→442만 4000원) 증가한다.

과세대상 12만 호 줄듯…서울 쏠림도 뚜렷
재경부에 따르면 공시가 12억 원 초과 공동주택은 48만 6719호(3.07%)였는데, 기준금액이 14억 원으로 오르면서 36만 2998호(2.29%)로 줄어 약 12만 호가 새 기준에서는 종부세 대상에서 빠지게 됐다. 다만 이는 거주용 1주택을 한 채씩 보유했다는 전제가 작용한다.

21억 원(시가 30억 원) 초과는 16만 8000호(1.06%), 28억 원(시가 40억 원) 초과는 6만 5000호(0.41%) 수준이다.

지난해 종부세 고지 기준 과표구간별 납세인원을 보면 과표 3억 원 이하가 29만 7126명(누계 61.8%)으로 가장 많고, 3억~6억 원 10만 90명(82.7%), 6억~12억 원 5만 9905명(95.1%), 12억~25억 원 1만 9372명(99.2%), 25억~50억 원 3673명(99.9%), 50억~94억 원 357명, 94억 원 초과 54명 순이다.

전체 납세인원은 48만 577명으로 주택 소유자(1598만 명) 대비 약 3% 수준이다. 이번 개편으로 세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25억 원 초과 구간 납세자는 4084명으로 전체 납세인원의 1%에도 못 미친다.

시장에서는 이번 개편이 사실상 서울에서도 고가 지역을 겨냥했다고 본다. 공시가 14억 원 초과 공동주택 중 서울이 32만 1848호로 전체의 88.7%를 차지하고, 21억 원 초과는 96.7%, 28억 원 초과는 99.1%가 서울에 몰려 있다.

부동산R114 집계로는 서울의 시세 20억 원 이상 아파트가 36만 6325가구인데, 강남·서초는 시세 20억 원 이상 비중이 80%를 웃돌아 종부세 납부 대상이 대부분 유지되는 반면, 강동·송파·성동 등 중고가 아파트 비중이 높은 지역은 기본공제 상향에 따른 감세 효과가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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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장특공제도 '거주' 중심으로…한도 2029년 10억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는 '보유' 중심에서 '거주' 중심으로 전환된다. 실거주 1주택자는 최대 80% 공제율을 유지하지만, 다주택자는 거주하지 않으면 공제 혜택이 크게 줄어든다.

그동안 한도 없이 적용되던 공제액에는 상한이 새로 생긴다. 2028년에는 개인별·연도별·주택별로 각각 20억 원, 2029년부터는 각각 10억 원까지만 공제한다.

10년 이상 거주하고 양도가액이 30억 원 이하인 1세대 1주택자는 양도소득 기본공제가 250만 원에서 2500만 원으로 10배 확대된다. 65세 이상 1세대 1주택자가 수도권 주택을 팔고 비수도권으로 이주하면 2027년 양도세의 50%(5억 원 한도), 2028년 30%(3억 원 한도)를 감면받는다.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2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는 2027~2028년 한시적으로 완화된다.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더하는 세율이 현행 20%포인트(p)에서 2027년 5%(p), 2028년 10%(p)로 낮아진다.

3주택 이상은 30%(p)에서 2027년 10%(p), 2028년 15%(p)로 조정된다. 보유세는 정상화하면서 다주택자에게 매도 기회를 열어주는 구조다.

이번 개편으로 고가주택 보유자의 매도 유인이 커졌지만, 실제 매물 출회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관측도 있다.

반대로 종부세 부담을 피하려 세입자를 내보내고 집주인이 직접 들어가 사는 '실거주 전환'이 늘면 전월세 매물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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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상속공제 요건 강화…경영기간 10→30년
이번 세제개편을 통해 가업상속공제 제도도 전면 재설계된다. 피상속인이 30년 이상 계속 경영한 경우에 적용하고, 상속 후 사후관리 기간도 5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난다.

공제 대상 업종은 727개로 정비하고 법률로 상향 입법한다. 대신 공제한도는 경영연수 곱하기 20억 원 방식으로 최대 1000억 원까지 상향된다.

가업이 아닌 제3자에게 사업을 승계하는 경우에도 매도자는 양도소득세 20% 감면, 매수자는 5년간 소득세·법인세 10%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특례가 신설된다.

조세지출 241개 중 115개를 정비해 종료 20건, 재정전환 17건, 재설계 64건, 상시화 14건으로 나눴다. 하이브리드차 개별소비세 감면은 올해 말 종료되고, 전기·수소차 개소세 감면은 재정지원으로 단계적 전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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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산업엔 세제지원…청년·지방엔 감세
미래산업과 청년·지방 지원 분야는 감세를 통한 지원 기조를 유지한다.

태양광·풍력·이차전지·반도체·핵심소재·AI로봇부품 등 6대 분야에는 국내생산세액공제가 새로 신설된다. 생산량에 기초해 소득세·법인세를 공제하는 제도로, 지방에서 생산할수록 최대 1.5배까지 우대받는다. 국가전략기술 범위에는 '수소' 분야가 'SMR(소형모듈원전)' 등을 포함한 '미래형 에너지' 분야로 확대 개편된다.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생산적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도 신설된다. 국내주식·국내주식형 펀드 등에 투자하면 이자·배당소득이 전액 비과세되고, 34세 이하 청년형은 납입액의 10%를 추가로 소득공제받는다.

근로장려세제(EITC)는 단독 가구 소득요건이 2200만 원에서 2600만 원으로 완화되고 최대지급액도 165만 원에서 180만 원으로 오른다. 월세세액공제 한도는 1000만 원에서 1200만 원으로 확대된다. 청년은 월세세액공제율 17%, 퇴직연금 세액공제율 15%가 일괄 적용된다.

R&D비용 세액공제와 통합투자세액공제에는 지역별 계수가 새로 도입돼 수도권 대비 비수도권 우대지역은 최대 1.5배까지 세제 혜택을 받는다. 중소기업 취업 청년에 대한 소득세 감면 기간도 지방일수록 최대 10년까지 늘어난다.

이 밖에 한국은행이 한국거래소 금 현물시장에서 매입한 금지금을 보관기관에서 인출할 때 부가가치세를 면제하는 조항, 장기간 저PBR 상태가 유지된 상장주식에 대해 국세청이 재평가할 수 있도록 하는 '주가 누르기' 방지 제도, 적격증빙 없는 기업업무추진비 기준금액을 3만 원(5만 원 이하)으로 상향하는 방안 등도 이번 개편안에 담겼다.

이번 세제개편에 따른 세수효과는 3조 443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종부세 조정분이 2조 1815억 원으로 63%를 차지한다. 개편의 무게 중심이 부동산 세제에 있는 것이다. 세부담 귀착을 보면 서민·중산층은 1조 2258억 원 감소하고 고소득층은 1226억 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제개편안은 입법예고와 국무회의를 거쳐 9월 3일 이전 정기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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