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부터 1300만명 코인 과세…정부 “유예 없다”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03일, 오후 09:19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정부가 유예 없이 내년 1월 예정대로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과세를 시행할 것임을 예고했다. 야당은 무리한 가상자산 과세를 폐지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이달 국회 상임위가 본격 가동되면 본격적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재정경제부는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가상자산 관련 소득세법 개정안을 포함하지 않았다. 재경부 관계자는 “현행법대로 내년 1월 가상자산 과세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소득세법에 따르면 내년 1월1일부터 가상자산을 양도·대여해 발생하는 소득이 기타소득으로 분류돼 과세 된다. 250만원을 초과하는 가상자산 소득에 대해 기타소득세(20%)와 지방소득세(2%)를 합산한 총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과세는 전체 투자자 1326만명(작년 12월 업비트 누적 회원 기준)이 대상이다.

내년 1월 과세가 되면 3차례 유예 끝에 시행되는 것이다. 앞서 국회는 2020년 12월 관련 소득세법을 처리하면서 2022년 1월부터 가상자산 과세를 하기로 했다. 하지만 2021년 말 당시 대선 후보들(이재명·윤석열)과 시장의 우려에 따라 여야 합의로 소득세법을 개정해 과세를 2023년 1월로 유예했다. 이후 국회는 2025년 1월, 2027년 1월로 가상자산 과세 시점을 잇따라 연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청와대에서 한성숙 국무총리,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청와대에서 한성숙 국무총리,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국세청은 개인납세국 산하에 디지털자산총괄과를 신설하고 본격적인 과세 준비에 나섰다. 지난 6월30일 담당 과장을 임명해 7월부터는 디지털자산총괄과 내 3개팀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연내에 과세 관련 고시를 차질 없이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세청은 과세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상자산 통합분석시스템’을 연말에 정식으로 오픈하고, 내년부터 적용되는 ‘글로벌 가상자산 정보 자동교환체계’(CARF·카프) 시스템 구축도 연내에 완료할 예정이다. 카프는 가상자산 거래를 투명하게 공유하는 국가간 핫라인으로 총 76개국(작년 12월 기준)이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계획대로 내년 1월에 과세가 되려면 하반기 국회 논의가 변수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재경위)는 지난달 29일 가상자산 과세 폐지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해당 법안은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았던 지난 3월19일 가상자산에 대한 소득세 조항(소득세법 제21조제1항제27호)을 삭제하는 내용으로 대표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이다.

국민의힘은 주식의 경우 대주주가 아닌 일반 투자자들의 수익에 과세하지 않은데 가상자산에만 22%(지방세 포함) 일괄 과세하는 게 형평성에 맞지 않지 않다며 코인 과세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또한 인프라·준비도 미흡해 과세 실효성도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문경호 재정경제부 소득세제과장은 지난 5월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상자산 과세, 긴급 점검 토론회’(주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한국조세정책학회 주최)에서 재경부 입장이라고 전제한 뒤 “내년 1월 예정대로 가상자산 과세를 할 것”이라며 10가지 과세론을 제기했다. (자료=재정경제부)
문경호 재정경제부 소득세제과장은 지난 5월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상자산 과세, 긴급 점검 토론회’(주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한국조세정책학회 주최)에서 재경부 입장이라고 전제한 뒤 “내년 1월 예정대로 가상자산 과세를 할 것”이라며 10가지 과세론을 제기했다. (자료=재정경제부)
관련된 여야 논의는 투트랙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상정된 가상자산 과세 폐지 법안은 재경위 조세소위로 회부돼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5만여명이 동의한 ‘가상자산 과세폐지에 관한 청원’은 재경위 청원심사소위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재경위 관계자는 “이번 달에 결산 논의를 위해 열리는 재경위 전체회의를 통해 소위 위원들이 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달 중에 소위가 구성되고 이르면 이번달 열리는 소위에서 가상자산 과세 폐지 여부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소위가 열리면 정부·여당은 적극적으로 과세 필요성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여당은 ‘소득이 있는 곳에 조세를 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를 통해 소득이 발생하면 당연히 과세를 하는 게 맞다는 입장이다. 오는 17일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 당 대표, 정책위의장 등 새로운 지도부가 구성되면 가상자산 과세에 대한 구체적인 당 입장이 나올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참조 이데일리 5월8일자 <내년부터 1300만명 코인 과세…재경부 ‘10가지 과세론’> )

주식에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로 대주주가 아닌 일반 투자자들에게 양도세 과세가 되지 않는다. 반면 가상자산에는 내년부터 250만원 초과 수익에 22%(지방세 포함) 과세가 돼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자료=국민의힘, 재정경제부, 국세청)
주식에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로 대주주가 아닌 일반 투자자들에게 양도세 과세가 되지 않는다. 반면 가상자산에는 내년부터 250만원 초과 수익에 22%(지방세 포함) 과세가 돼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자료=국민의힘, 재정경제부, 국세청)
하지만 내년 1월 과세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가상자산 과세폐지에 관한 청원’을 올려 5만여명의 동의를 받은 국회 청원인은 청원 취지에서 “충분한 제도적 기반과 투자자 보호 장치, 국제적 형평성, 시장 현실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성급한 과세는 국민 부담과 산업 위축만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제는 가상자산 과세의 강행이 아니라, 폐지를 포함한 전면적인 재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시장에서는 수년 뒤 시행될 것으로 전망되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 시행 시점에 맞춰 과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윤현근 인사이트3(INSIGHT3 Inc.) 대표이사는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에서 가상자산을 자본시장 인프라의 일부로 재배치하는 흐름과 세제를 주식과 정합성 있게 맞추는 작업이 따로 굴러갈 이유가 없다”며 ‘금융상품 분류+분리과세 20%+손실 이월공제+디지털자산기본법 시행 시점에 동기화’라는 한 패키지로 가상자산 과세를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22대 전반기 국회 민주당 디지털자산태스크포스(TF) 자문위원을 맡았던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과세 형평성을 고려하면 폐지보다는 면세 한도를 대폭 상향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250만원인 면세 금액을 2000만원 이상으로 상향해 현실에 맞는 조치를 하는 게 맞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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