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분기 금 ETF 소규모 매입…금 보유 중장기 확대 추진"

경제

뉴스1,

2026년 8월 03일, 오후 07:00

한국은행이 국내에서 생산돼 해외로 수출 예정인 금을 직접 매입하는 채널을 새로 구축했다. 국내 생산업체가 수출 예정 물량을 제시하면, 한은이 외환 운용계획과 시장 상황을 검토해 국제 시세를 기준으로 사들이는 식이다. 한은은 별도로 올해 2분기 금 상장지수펀드(ETF)를 소규모 매입한 사실도 공개했다. 금에 대한 익스포저(노출)를 늘렸다는 점에서 13년 만의 금 매입으로 볼 수 있지만, ETF는 실물 금이 아닌 유가증권으로 분류돼 외환보유액 통계상 금 보유량에는 잡히지 않는다. 3일 한은은 국내 생산 금 매입을 위해 생산업체와 한국거래소(KRX), 한국예탁결제원(KSD) 등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지난달 20일 관련 행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기존 금 매입 경로에 국내 생산 채널을 더해 매입처와 보관 장소를 다변화하고, 중장기적으로 금 보유 비중 확대를 뒷받침한다는 구상이다. 다음은 한은과의 일문일답. 국내 생산 금은 어떤 방식으로 매입하나. ▶국내 금 생산업체가 해외로 수출하려는 물량과 희망 거래 시기를 한은에 제시하면 한은이 금 운용계획과 시장 상황 등을 검토해 매입 여부를 결정한다.거래에는 KRX 금시장의 거래 인프라와 KSD의 결제·보관 기능을 활용하며, 가격은 국제 금 시세를 기준으로 정하며 원화로 거래한다.장내 일반매매가 아니라 거래 당사자가 가격과 수량을 미리 합의하는 협의대량매매 방식으로 진행한다. 한은의 주문이 장내 호가창에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시장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 수출 물량만 매입하는 이유는. ▶한은의 매입으로 국내 금시장에 추가 수요가 생기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다. 해외로 수출될 물량을 사들이면 국내 금 수급과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실제 금 매입은 언제 시작하나. 올해 안에 가능한가. ▶아직 확정하기 어렵다. KSD가 금 보관과 관련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고 시스템 작업이 완료돼야 실제 거래를 시작할 수 있다.인프라가 조기에 마련되면 거래 절차를 바로 진행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올해 안에 첫 매입이 이뤄질지 단정하기 어렵다.인프라 외에도 생산업체의 수출 계획, 국내외 금 가격 차이, 한은의 금 운용계획과 시장 상황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연간 매입 목표나 한도는.
▶정하지 않았다. 국내 생산 금 매입은 여러 금 매입 경로 중 하나일 뿐이며, 분기별 또는 연간 목표치를 미리 설정해 기계적으로 사들이면 국내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생산업체가 거래를 요청할 때마다 시장 상황을 살펴 완만한 속도로 매입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인 금 보유 목표 비중이나 적정 보유량은. ▶공개할 수 있는 목표나 수치는 아직 없다. 금은 외환보유액을 구성하는 여러 자산 중 하나이기 때문에 전체 외환 운용전략과 함께 판단해야 한다. 금 보유 비중 확대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특정 목표 비중이나 목표 물량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국내에서는 금이 얼마나 생산되고 수출되나. ▶국내 금 생산은 대부분 LS MnM과 고려아연 등 2개 업체가 담당한다. 최근 두 업체의 연간 생산량은 약 40~45톤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 소비되지 않은 일부 물량이 수출된다. 연도별 변동은 있지만 수출량은 대략 연간 4~5톤 수준으로 보고 있다. LS MnM은 구리를 제련하는 과정에서, 고려아연은 아연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금을 생산한다. 왜 대형 업체 2곳을 중심으로 협력 체계를 구축했나. ▶국내 금 생산은 두 업체가 사실상 대부분을 차지한다. 나머지 업체는 규모가 작거나 정련 방식으로 생산해 국제 금 거래에 필요한 런던금시장협회(LBMA) 규격을 충족하기 어려운 사례가 있다. LS MnM과 고려아연은 실제 수출 물량이 있는 주요 업체이기도 하다. 협력은 누가 먼저 제안했나. ▶한은이 금 매입 채널을 다양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국내 생산 금 가운데 해외 수출 물량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수출 예정 물량이라면 국내 금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고 매입할 수 있다고 판단해 한은이 생산업체에 먼저 문의했다. 이후 KRX와 KSD 등과 협의를 거쳐 협력 체계가 마련됐다. 생산업체는 해외 수출 외에 국내 대량 판매처를 확보할 수 있고, KRX는 한은이라는 신규 참여자를 유치해 시장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한은도 금 매입 채널을 새로 확보한다는 이점이 있어 각 기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LS MnM만 거래하나. 고려아연 측 협력은 없었나. ▶고려아연과도 실무적으로 접촉했다. LS MnM의 생산 규모가 더 커 우선 협력 체계 구축을 추진했지만, 고려아연도 의향이 있으면 향후 거래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은이 업체에 먼저 매입을 제안할 수도 있나. ▶기본적으로 생산업체가 수출 예정 물량의 매입을 요청할 때 거래가 시작된다. 한은이 일정 물량을 먼저 제시하거나 의무적으로 사들이는 구조는 아니다. 또업체의 요청이 들어와도 한은이 반드시 매입하는 것은 아니다. 당시 계획과 국내외 시장 상황을 검토해 최종적으로 거래 여부를 정한다. 국내 금 가격과 국제 금 가격의 차이가 크면 어떻게 되나.
▶국내 금 가격이 국제 가격보다 높으면 생산업체가 국내에서 판매하는 것이 유리해 수출 물량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 이 경우 한은에도 매입 요청이 들어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은이 금을 추가로 살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더라도 국내 생산 금만 고집하지 않는다. 런던이나 뉴욕 등 기존 해외 매입 채널을 활용할 수 있다. 국내 생산 금을 매입하는 장점은 무엇인가. ▶자국 통화로 금을 살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금과 같은 안전자산이 가장 필요한 시기는 대외 여건이 악화되거나 자국 경제가 어려운 때일 가능성이 큰데, 이때 외화를 사용하지 않고 원화로 금을 확보할 수 있다.

환율에 미칠 영향은. ▶국내 금 가격 자체에는 달러·원 환율이 반영돼 있지만, 한은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직접 매수하거나 매도할 필요는 없다.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현재 한은이 보유한 금은 어디에 보관돼 있나. 국내 금 보관의 이점은. ▶현재 보유 중인 실물 금은 전량 해외에 보관하고 있다. 해외 보관은 국제시장에서 매각하기 쉽고 금 대여를 통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보관 비용이 발생한다. 국내에서 매입한 금을 국내에 보관하면 보관 장소를 분산할 수 있다. 여러 국가의 중앙은행이 금을 여러 지역에 나눠 보관하는 것처럼 지정학적 위험을 분산하는 효과가 있다. 구체적인 국내 보관 장소나 금고 위치는 보안과 소관 문제 등을 고려해 공개하기 어렵다. 국내 금 매입의 가장 큰 목적은 보관 장소 분산인가. ▶가장 큰 의미는 새로운 매입 채널을 구축했다는 데 있다. 국내 생산 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되면서 시장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매입 방식이 늘어났다. 보관 장소 분산과 외환보유액 확충은 다음으로 기대할 수 있는 효과다. 국내 금시장의 거래 활성화와 건전한 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한은이 그동안 금 매입에 소극적이었던 이유는. ▶금은 이자나 배당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무수익 자산으로, 금리가 오르는 시기에는 상대적으로 불리하며, 과거 장기 수익률이 해외 주식보다 낮았던 기간도 있었다. 이런 단점 때문에 금 보유 확대에 신중했지만 최근에는 지정학적 위험이 상시화되면서 중앙은행 사이에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한국 외환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나라보다 매우 낮다는 점도 추가 매입을 검토한 이유다. 국내 생산 금과 ETF 등 매입 수단이 다양해진 점도 고려했다. 금값이 하락하자 매입 방침으로 돌아선 것인가. ▶최근 금 가격이 지난해 말보다 내려오면서 매입 부담이 일부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단기 가격 전망을 근거로 금을 사려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중장기적 금 보유 필요성을 고려한 결정이다. 앞으로도 특정 가격을 맞히기보다 외환보유액 운용과 금 보유 비중 확대라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점진적으로 접근할 계획이다.

금 ETF를 매입했나. ▶2분기 매우 소규모로 금 ETF 매입을 시작했다. ETF는 실물 금이 아니라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유가증권으로, 외환보유액 통계에는 금이 아닌 외화 유가증권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ETF를 매입해도 공식 외환보유액 통계상 금 보유액이나 비중은 변하지 않는다. 금 ETF 매입을 13년 만의 첫 금 매입으로 볼 수 있나. ▶금 가격에 대한 익스포저를 확보했다는 점에서는 13년 만의 금 매입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물 금보다 ETF를 먼저 산 이유는. ▶매입 수단을 다양화하기 위해서다. 한은은 과거 실물 금을 중심으로 보유해 왔지만 ETF는 실물 금과 다른 장점이 있다. 실물 금 거래보다 시장에 매입 정보가 덜 알려질 수 있고, 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필요할 때 즉시 거래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실물 금과 ETF 가운데 하나만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상황에 따라 여러 수단을 활용한다는 취지다. 다른 중앙은행도 금 ETF를 매입하나. ▶일부가 ETF를 활용하는 것으로 안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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