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앞둔 빗썸, 사업·고객 관리체계 손질…오지급 대응도 강화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04일, 오후 06:39

[이데일리 정윤영 기자] 빗썸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내부통제와 고객자산 관리, 사업구조 전반을 손질하고 있다. 상장 준비 일정을 공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올해 초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로 지적받은 사고 대응 절차를 약관에 구체화하면서 경영 안정성을 높이는 모습이다.

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 삼성점 모습.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 삼성점 모습.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4일 빗썸이 공개한 IPO 추진 로드맵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까지 내부통제 체계 고도화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전환 준비를 마칠 계획이다. 내년 상장 예비심사 청구와 심사를 거쳐 2028년 기업공개를 완료한다는 목표다.

로드맵의 핵심은 제도권 금융회사 수준으로 경영관리 체계를 끌어올리는 데 있다. 빗썸은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에서 K-IFRS로 회계기준을 전환하고, 임직원 준법감시와 내부통제 프로세스를 강화하는 한편 회계 투명성과 지배구조 개선에도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빗썸 관계자는 “최근 전통금융과 거래소 간의 합종연횡 등의 상황들이 펼쳐지고 있는데, 저희는 지금 IPO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상황을 선언적으로 공개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회사와 가상자산 거래소 간 제휴·투자 논의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방향을 시장에 분명히 제시한 셈이다.

이 같은 경영관리 체계 정비는 고객자산 관리 영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빗썸은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이용약관 개정안을 통해 시스템 오류나 오지급 사고가 발생했을 때 회사가 취할 수 있는 조치와 절차를 보다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개정안에는 시스템 오류나 오지급, 해킹, 계정 도용, 착오 입금 등 긴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회사가 회원 자산의 거래와 출금을 우선 제한한 뒤 사후 통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긴급 상황에서는 ‘선조치 후통지’가 가능하도록 절차를 바꾼 것이다.

회원 자산 보관 방식에 대한 내용도 구체화했다. 빗썸은 해킹 등 외부 보안 위협으로부터 이용자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상 기준을 웃도는 비율의 가상자산을 인터넷과 분리된 콜드월렛에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콜드월렛에서 핫월렛으로 자산을 이전하는 과정에서 승인 절차가 필요한 만큼 출금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도 명시했다.

이번 약관 개정은 올해 초 발생한 대규모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 이후 마련된 후속 조치로 볼 수 있다. 당시 빗썸은 시스템 오류로 고객 계정 695개에 총 2000비트코인(BTC)을 잘못 지급하는 사고를 겪었다. 지급된 비트코인 대부분은 회수했지만 일부는 끝내 회수하지 못했고, 회수 과정에서 법적 근거와 내부통제 체계의 미비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후 금융당국도 사고 경위와 내부통제 체계를 점검했고, 빗썸은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 개선과 내부통제 보완 작업을 이어왔다.

사업구조 개편도 추진 중이다. 최근 국내 가상자산 거래량 감소로 거래소들의 거래 수수료 수입이 줄어드는 가운데, 빗썸은 사업 모델 다각화와 유동성 자산 확보를 통해 상장 이후에도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법인 투자 제도화에 맞춰 법인 대상 서비스도 준비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앞서 빗썸은 2020년 처음 IPO를 추진했지만 당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상장 사례가 없었던 데다, 기업가치 산정의 어려움 등으로 계획을 접었다. 이후 2023년 IPO 재추진을 선언하고 삼성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며 상장 작업을 다시 시작했다. 그러나 준비 절차가 예상보다 길어졌고, 올해 초 오지급 사고까지 겹치면서 상장 일정은 2028년으로 재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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