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애플·삼성전자 부당광고 조사·심의
공정위는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26년 하반기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공정위는 이번 업무보고에서 하반기 디지털 분야의 신유형 소비자 피해를 차단하기 위해 스마트폰 관련 부당 광고행위를 조사·심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정위가 제시한 조사 유형은 크게 두 가지다. 아직 구현되지 않은 AI 기능을, 제품을 구매하면 향후 제공받을 수 있을 것처럼 광고하는 행위와 특정 조건에서 기기 성능이 제한된다는 사실을 숨긴 채 제품 성능을 강조하는 행위다.
공정위 관계자는 “애플의 ‘애플 인텔리전스’ 광고와 삼성전자의 ‘게임최적화서비스(GOS)’ 관련 표시광고법 위반 사건을 각각 조사·심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아이폰16 시리즈를 광고하면서 일부 AI 기능이 출시 당시 구현되지 않았지만, 이를 이용할 수 있는 것처럼 소비자를 오인하게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2 등 스마트폰의 성능을 광고하면서 특정 게임 실행 시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 등을 조절하는 GOS의 작동 방식과 영향을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는 혐의를 받는다. 애플 사건은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며, 삼성전자 건은 다음 달 심의를 앞두고 있다.
두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법적 쟁점은 다르지만, 공정위가 국내 대표 제조사와 미국 빅테크 기업에 같은 표시광고법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최근 미국 일각에서 제기되는 ‘미국 기업 차별 규제’ 주장과 달리 실제 법 집행은 기업의 국적보다 소비자 오인 가능성과 법 위반 여부를 기준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공정위의 입장이다.
공정위는 스마트폰 광고뿐만 아니라 디지털 시장 전반에 대한 감시도 강화한다.
쿠팡이츠와 배달의민족(배민) 등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의 최혜대우 요구와 끼워팔기, 온라인 쇼핑 플랫폼의 소비자 기만행위 등을 점검하고 법 위반이 확인되면 엄정 제재하기로 했다.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의 국내 유통사에 대한 재판매가격 통제와 앱마켓 사업자의 최혜대우 요구, 배타조건부 거래 등도 주요 감시 대상에 포함됐다.
◇플랫폼 독과점 규제법 제정 ‘신중’
플랫폼 입점업체와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계속 추진한다.
공정위는 입점업체의 판매대금 안정성을 높이고 영세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을 낮추는 내용의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온플법)과 배달플랫폼법 제정 논의를 지원하기로 했다. 플랫폼이 직접 판매하는 상품과 입점업체가 판매하는 상품을 명확히 구분해 표시하도록 하고, 플랫폼의 업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소비자 피해에 대해서는 플랫폼에 직접 책임을 부과하는 전자상거래법 개정도 추진한다.
오픈마켓·배달·숙박 등 민원과 분쟁이 집중되는 플랫폼 3대 분야를 대상으로 수수료와 판매대금 정산기간, 입점업체 피해 현황에 대한 심층 실태조사도 실시한다. 조사 결과는 향후 플랫폼 정책 수립과 국회 입법 논의에 활용할 예정이다.
다만 미국과 통상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큰 플랫폼 독과점 규제에는 신중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른바 ‘온플법’은 플랫폼과 입점업체 간 갑을 관계를 규율하는 공정화법과 구글·애플·네이버 등 국내외 빅테크의 독과점 행위를 다루는 법안으로 나뉜다. 공정위는 입점업체 보호를 위한 공정화법은 계속 추진하되, 국내외 빅테크 독과점 규제는 통상 여건 등을 지켜보며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남 부위원장은 플랫폼 독과점법과 관련해 “통상 이슈가 걸려 있는 법안임은 분명하다”며 “공정위 역시 조금 더 신중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구체적인 추진 일정이 계획돼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공정위가 이번 업무보고에서 ‘통상 이슈 해소를 위한 대미 소통 강화’를 별도로 명시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측과의 소통을 통해 차별 규제 논란을 최소화하면서도 입점업체와 소비자 보호를 위한 국내 입법 논의는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다만 개별 법 위반 사건에 대한 집행까지 늦추지는 않겠다는 방침이다. 남 부위원장은 배달앱과 온라인 쇼핑, 앱마켓 사업자의 법 위반 사건에 대해 “심의를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