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공정거래위원회 2차 업무보고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8.4 © 뉴스1 이재명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집단 지정자료를 제출하면서 계열회사를 누락한 총수 개인에게 누락 계열사의 자산이나 매출액을 기준으로 최대 10%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계열회사 누락으로 대기업집단 지정을 피한 기간에도 사익편취 규제를 적용하고, 지주회사 체제 안에서 자회사나 손자회사가 새로 중복상장할 경우 의무지분율을 현행 30%에서 50%로 높인다.
공정위는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26년 하반기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공정위는 '독과점 구조개혁과 공정성장 기반 조성'을 목표로 △민생 분야 공정거래질서 확립 △경제주체 간 힘의 불균형 완화 △디지털 시장 혁신 생태계 조성 △대기업집단 경제력 집중 완화 등 4대 핵심 과제를 추진한다.
계열사 누락한 총수에 직접 과징금…미지정 기간도 사익편취 규제
공정위는 대기업집단 지정자료를 제출하면서 계열회사를 누락한 경우 총수 개인에게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공정거래법을 개정한다.
과징금은 누락된 계열회사들의 자산합계액과 연평균 매출액 합계 가운데 큰 금액의 최대 10%까지 부과하는 방안이다. 현재 계열회사 누락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을 중심으로 제재하고 있으나 총수 개인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추가해 지정자료 제출 의무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중대하거나 반복적인 계열회사 누락에 대해서는 고발도 강화한다.
계열회사 누락으로 기업집단이 공시대상기업집단이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되지 않은 경우에는 미지정 기간에도 사익편취 규제를 적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총수일가 지분율을 계산할 때는 발행주식 총수에서 자사주를 제외한다. 자사주에는 의결권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 총수일가의 실질적인 지배력을 기준으로 사익편취 규제 대상을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식품·물류·의약품 등 민생 밀접 분야와 건물관리·경비·건설자재 조달 등 중소기업 주력 업종, 대부업 등 서민금융 분야에서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와 부당지원 행위를 집중적으로 감시한다.
총수 2세 회사에 사업기회를 제공하거나 계열사가 지급보증 등 무상 신용보강을 제공하는 행위도 중점 점검해 부당한 경영권 승계를 차단할 계획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신규 중복상장 의무지분율 50%…대기업집단 지배구조 평가한다
지주회사 체제 안에서 자회사나 손자회사가 새로 중복상장할 경우 지주회사가 확보해야 하는 의무지분율도 높아진다.
현행법상 지주회사의 자회사·손자회사 의무지분율은 비상장회사가 50%, 상장회사가 30%다. 공정위는 신규 중복상장 회사에 대해서는 상장회사도 비상장회사와 마찬가지로 50%의 의무지분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지주회사가 낮은 지분율로 상장 자회사나 손자회사를 지배하면서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사이에 이해 충돌이 발생하는 문제를 줄이려는 조치다.
대기업집단의 소유·지배구조와 경영 행태를 계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도 개발한다. 공정위가 소유·지배·행태 기준을 제시하고 기업집단별 개선 정도를 수치로 평가해 자발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대기업집단 공시항목에는 소수주주권 행사 결과와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 도입 여부 및 운영 현황 등 지배구조 관련 정보가 추가된다. 반복적으로 공시 의무를 위반한 기업에 대해서는 과태료 가중 비율도 높인다.
반복 담합 기업 등록취소·영업정지…지분매각 명령도 도입
반복적으로 담합한 기업에 대해서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데 그치지 않고 등록취소나 영업정지를 내릴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한다.
공정위는 반복 담합 사업자의 등록취소·영업정지 제도를 도입하고 담합 처분시효를 최대 12년에서 15년으로 연장한다. 조사 개시 전후에 따라 자진신고 감면 혜택을 차등화하고 반복 담합 기업에 대해서는 감면 혜택도 제한한다.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이나 담합으로 독과점 구조가 고착된 경우에는 지분매각이나 영업양도 등 구조적 조치를 명령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한다. 기존 시정조치만으로 경쟁 질서를 회복하기 어려운 예외적인 사건에서 보충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화학제품과 페인트, 휘발유·경유·등유·윤활유 등 석유제품 담합은 하반기 집중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요양원 등 복지시설 식자재 납품 과정에서 발생하는 리베이트와 생활체육 분야 스포츠용품의 재판매가격 유지행위도 조사한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등 7개 법률의 과징금 상한을 대폭 높이고 과징금 산정 과정에서 기업 규모를 반영하는 등 부과체계도 전면 개편한다.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플랫폼 소비자 책임 강화…AI 인력 흡수도 기업결합 심사
디지털 시장에서는 배달앱 사업자의 최혜대우 요구와 끼워팔기, 온라인 쇼핑 사업자의 소비자 기만행위, 앱마켓 사업자의 최혜대우 요구 등에 대한 심의를 신속히 진행한다.
오픈마켓과 배달, 숙박 등 민원과 분쟁이 많이 발생하는 플랫폼 3대 분야에 대해서는 수수료와 대금 정산기간, 입점업체 피해 현황 등을 조사한다. 플랫폼 공정화법과 배달 플랫폼법 제정안의 국회 논의도 지원한다.
플랫폼의 소비자 피해 책임을 확대하는 전자상거래법 개정도 추진한다. 플랫폼이 자체 판매 상품과 입점업체 상품을 구분해 표시하지 않으면 입점업체와 연대책임을 지도록 하고, 플랫폼이 직접 수행한 업무에서 발생한 소비자 피해에는 단독책임을 부과한다. 플랫폼이 상품대금을 직접 받은 경우에는 환불책임도 지게 한다.
기업 인수 없이 AI 기업의 핵심인력을 대거 흡수하는 방식의 우회적 기업결합도 경쟁제한성 심사 대상에 포함할 수 있도록 신고 기준을 정비한다.
챗GPT 등 AI 서비스 시장의 경쟁 상황과 거래 현황을 조사해 경쟁·소비자 이슈와 제도 개선 사항을 담은 정책보고서도 발간한다.
AI 유료구독 서비스의 다크패턴을 집중 점검하고 국내외 플랫폼의 위해제품을 감시 감시하는 대상은 기존 8개(네이버·쿠팡·알리·테무·11번가·지마켓·롯데쇼핑·옥션)에서 당근마켓과 중고나라, 번개장터를 추가한 11개로 확대한다.
하도급대금 3중 보호…국민·지방정부에 직접 고발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대금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지급보증과 발주자 직접지급, 전자지급시스템을 결합한 하도급대금 3중 보호장치도 도입한다.
대규모 유통업체의 납품대금 지급기한은 현행 직매입 60일, 특약매입 등 40일에서 각각 절반 수준으로 단축한다. 하도급 분야의 대금 지급기한 단축도 검토한다.
조선과 플랜트, 전력 등 국가기반 산업의 불공정 하도급과 건설 등 산업재해 빈발 분야에서 안전관리 비용과 책임을 하도급업체에 전가하는 행위도 집중 점검한다.
공정위의 고발을 거치지 않고 일정 수 이상의 국민과 중앙행정기관, 광역 지방정부가 직접 수사기관에 고발할 수 있도록 전속고발제도 개편한다. 고발 남발을 방지하기 위해 개별 국가기관에는 가칭 '고발심의위원회'를 설치한다.
광역 지방정부에는 하도급·가맹·대리점·표시광고 분야 가운데 계약서 미교부 등 법 위반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행위에 대한 조사권과 과태료·시정권고 권한을 부여한다.
공정위는 지난 3월 시행된 1차 증원 167명의 충원을 다음 달까지 마무리하고 오는 10월에는 237명 규모의 2차 증원을 시행한다. 중점조사기획단과 경제분석국을 신설하고 독과점·담합 사건과 지방사무소 조사인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seohyun.shi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