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 올리면 투자도 멈춰"…카지노업계, 문체부 개편안에 '한목소리'

경제

뉴스1,

2026년 8월 04일, 오후 06:13

4일 오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관광학회와 복합리조트관광연구소 공동 주최로 개최한 '카지노산업 법·제도개선 정책간담회' ©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문화체육관광부의 카지노업 제도 개편안을 둘러싼 업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관광진흥개발기금 부담률 상향과 면허 갱신제 도입 등이 논의되는 가운데 업계는 세금 부담을 넘어 투자와 고용, 관광 인프라 확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제도 재검토를 요구했다.

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카지노산업 법·제도개선 정책간담회'에서는 롯데관광개발과 인스파이어, 파라다이스 노조, 학계 등이 참석해 제도 개편이 현장에 미치는 영향을 잇달아 설명했다.

"세금보다 투자부터 흔들린다"…업계 "자금 조달도 영향"
롯데관광개발(032350)은 기금 인상 논의가 투자와 자금 조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드림타워의 이장성 재무담당 이사는 "재무담당이 이런 공적인 자리에 나오는 일은 거의 없다"며 "회사 사정을 공개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지만 그만큼 현장의 상황이 절박하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2025년 기준 카지노 매출 4767억 원 가운데 관광진흥개발기금으로 515억원을 납부했고, 개별소비세와 교육세를 포함한 전체 부담액은 720억 원으로 매출의 15.7%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전체 인건비 166억 원(11.9%)보다 많은 규모다. 그럼에도 세전 순손실은 45억원을 기록했다.

이 이사는 "700억 원 규모 전환사채(CB)에 투자했던 기관투자가가 지난 7월 30일 조기상환을 청구했다"며 "기금 인상 논의가 직접적인 원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9500억 원 규모 담보대출 만기가 돌아온다"며 "리파이낸싱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회사 권순기 경영지원 이사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구조적 한계도 짚었다.

그는 "마카오 갤럭시는 카지노세 40%를 내고도 영업이익률이 22.4%이고, 강원랜드는 카지노세 15.2%와 폐광기금 13%를 부담하면서도 최근 20년 평균 영업이익률이 28.3%"라며 "두 곳 모두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라고 말했다.

반면 "외국인 전용 카지노인 파라다이스의 최근 20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7.7%에 불과하다"며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를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스티븐 울스텐홈 최고카지노운영책임자(CCO)가 4일 오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관광학회와 복합리조트관광연구소 공동 주최로 개최한'카지노산업 법·제도개선 정책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투자도 고용도 위축"…복합리조트 경쟁력도 흔들릴 수 있다
인스파이어는 투자 환경의 예측 가능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티븐 울스텐홈 인스파이어 최고카지노운영책임자(CCO)는 "인스파이어에 투자한 이유는 당시 투자 조건이 충분히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라며 "투자 이후 조건이 달라지면 향후 투자 가능성을 현저히 낮추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미영 전략담당 임원은 "인스파이어는 4000억원을 투자해 국내 최대 규모 아레나를 조성했다"며 "공연만으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업이지만 한국 관광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로 투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금 인상은 카지노 기업의 부담을 넘어 K-컬처 공연장과 관광 인프라에 대한 민간 투자 여력 자체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고용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방상훈 롯데관광개발 인사 이사는 "2021년 기존 사업장에서 103명이던 직원은 현재 1210명으로 늘었고 딜러만 670명에 달한다"며 "하지만 테이블 가동률은 아직 50%에도 못 미친다. 추가 채용을 통해 가동률을 높여야 하는 상황인데 면허 갱신제가 도입되면 채용 경쟁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동계도 같은 우려를 나타냈다. 황주호 파라다이스시티 노조 사무국장은 "기금 부담은 결국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고 인건비 축소와 신규 채용 감소, 복지 축소 등으로 연결될 수 있다"며 "관광산업은 서비스 노동자가 있어야 유지되는 산업인 만큼 종사자의 생계와 고용 안정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홍균 롯데관광개발 IR이사는 "산업을 키워 세수를 늘리는 것이 맞지 산업을 위축시켜 세금을 더 걷겠다는 것은 순서가 맞지 않는다"며 "수요를 어떻게 늘릴 것인지에 대한 논의 없이 세금과 면허 갱신제 이야기만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원석 한국관광학회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관광학회와 복합리조트관광연구소 공동 주최로 개최한 '카지노산업 법·제도개선 정책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복합리조트는 따로 봐야"…학계도 제도 재검토 주문
학계에서는 현행 제도가 산업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상열 배화여대 교수는 "18개 카지노를 하나의 카지노업으로 묶어 바라보고 있다"며 "30년 전 호텔 카지노와 최근 등장한 복합리조트는 특성과 역할이 다른 만큼 정책도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천 영종도는 파라다이스(034230)와 인스파이어 개장 전 인구가 6만명이었지만 현재는 14만명으로 늘었다"며 "복합리조트는 단순한 카지노가 아니라 지역경제와 도시 성장을 이끄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석 강원대 교수는 "카지노 정책은 기업의 투자와 사업성뿐 아니라 종사자의 생계, 지역 상생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서원석 한국관광학회 회장은 "오늘 나온 의견을 정리해 문체부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8월 조계원 의원의 관련 법안 발의를 앞둔 가운데 업계와 학계는 기금 부담 확대 여부를 넘어 투자와 고용, 산업 경쟁력을 함께 고려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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