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에 물가 2%대 낮췄지만 무더위 속 채솟값 오름세 심상찮다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04일, 오후 07:13

[세종=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8%로 내려앉으며 3개월 만에 2%대에 복귀했다. 석유제품 최고가격 인하와 농축수산물 할인지원 등 정부 정책이 물가를 끌어내린 영향이다.

하지만 계절적 요인과 일시적인 충격 등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오히려 올라 3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기록적인 폭염으로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가능성도 커지며 이번 물가 둔화를 추세적인 흐름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29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소비자물가, 전월대비 기준 8개월 만에 감소 전환

국가데이터처가 4일 발표한 ‘2026년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9.77(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 올랐다. 6월 3.2%보다 0.4%포인트 낮다. 전월대비로는 0.2% 하락해 지난해 11월 이후 8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물가 둔화는 정부 정책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6월 27일 시행된 석유제품 최고가격 인하(ℓ당 150원)에 국제유가 안정이 겹치면서 석유류 물가 상승률은 24.7%에서 15.5%로 낮아졌다. 정부는 이 같은 영향이 전체 물가를 0.3%포인트 끌어내린 것으로 추산했다. 농축수산물 물가상승률도 할인지원 등 영향으로 3.2%에서 0.9%로 둔화했다.

반면 정책 효과가 집중된 유가·농산물을 제외한 기조적인 물가 압력은 여전히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료품과 에너지 등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2.6%로 전월(2.5%)보다 상승했고 2023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외식을 제외한 개인서비스 물가도 4.1% 오르는 등 서비스 가격 상승세도 이어졌다.

◇시금치 한 달 새 98% 급등…폭염 영향 본격화

문제는 앞으로다. 최근 이어지는 기록적인 폭염이 농축산물 가격을 다시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기준 시금치 소매가격(100g)은 1747원으로 지난달 1일(884원)보다 97.6% 올랐고 오이(10개)는 7435원에서 1만 3799원으로 85.6% 상승했다.

폭염 이후 더위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 역시 물가에는 악재다. 기상청 분석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폭염 종료 시점이 과거보다 약 열흘 늦어졌고, 열대야도 9월 초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늘었다. 여름 작물 수확과 가을 작물을 심는 시기가 겹치면서 농산물 공급 차질이 장기화할 수 있다.

실제로 폭염이 가장 심했던 2018년에는 신선채소와 과일 가격이 가을까지 두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가기도 했다. 2024년에도 신선채소가 9월부터 12월까지 넉 달 연속 두 자릿수를 나타냈고 무는 12월 98.4%까지 치솟았다. 그해 4인 가족 김장 비용은 전통시장 기준 33만 1000원으로 역대 최고를 나타냈다.

이달엔 지난해 SK텔레콤의 한시적 통신요금 할인에 따른 기저효과도 더해진다. 정부는 기조효과만으로도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약 0.6%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요인만으로도 3%대 재진입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정부는 농축수산물 전품목 할인행사를 8월에도 이어가고 갈치·오징어까지 수매 후 할인 방출 대상을 넓히기로 했다. 추석 민생안정대책은 9월 발표한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제1차관은 이날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상승세가 누적돼 물가가 높은 수준에서 지속되고 민생부담이 여전한 만큼 긴장감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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