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준오헤어의 플래그십 매장 ‘준오서울’. 이곳에선 독일 관광객 타일러(24)씨가 프라이빗 룸에서 두피 관리를 받고 있었다. 그는 “미국에서도 받아봤지만 한국은 두피 상태를 세심하게 살펴 단계별로 관리해준다”며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보고 찾아왔고, 방한 때마다 빠지지 않는 일정이 됐다”고 했다. 관리를 마친 뒤에는 준오헤어 자체 브랜드(PB) ‘트리아 밀리아’ 제품까지 사 들고 나섰다.
외국인 고객들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준오서울에서 헤드스파 등 서비스를 체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이 배경에는 K팝·드라마로 굳어진 ‘한국식 미(美)’가 있다. 한국 아이돌과 배우의 매끄럽고 윤기 나는 ‘글라스 헤어(glass hair)’가 하나의 기준이 되면서, 인스타그램·틱톡을 통해 한국식 헤어 관리법이 확산했다. 두피를 씻고 관리하는 헤드 스파 과정은 외국인이 자발적으로 콘텐츠로 찍어 올리며 입소문을 탔다. 한국식 헤어 관리에 대한 관심이 곧 제품 수요로 이어지는 셈이다.
실제로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두발용 제품류 수출액은 2억 3272만달러(약 35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6% 늘었다. 지난해 연간 수출액은 4억 7817만달러(약 7200억원)로 사상 최대였는데, 하반기에도 지금 같은 흐름이 이어지면 올해 이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열기는 현장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준오서울의 헤드 스파 고객 중 80%가량이 외국인이다. 지난달 준오헤어 전체 외국인 방문객은 전년 동기대비 52% 늘었다. 인도네시아·태국 등 동남아 관광객은 두 달에 한 번씩 단체로 찾기도 한다. 한 번 경험한 뒤 5~10명씩 팀을 꾸려 다시 방문하는 식이다. 피부과와 올리브영, 헤어살롱으로 이어지는 ‘뷰티 로드맵’이 외국인 사이에 자리 잡으면서 K헤어케어도 그 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박은선 준오뷰티 최고브랜드책임자(CBO·전무)는 “한국인이 얼굴에 토너·에센스·앰플을 겹겹이 바르듯 이제는 두피에도 토닉·앰플·오일을 여러 단계로 바르는 관리가 자리 잡고 있다”며 “스킨케어 중심였던 K뷰티가 이제 두피와 모발로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K헤어케어는 단순한 제품군을 넘어 K뷰티의 새로운 영역으로 자리 잡아가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