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짓는 데 3~5년…3000만 관광객 시대, 지금 투자 안하면 늦는다”[만났습니다①]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05일, 오전 06:02

[이데일리 강경록 여행전문기자] 지난해 방한 외래객은 1894만 명에 달했다. 올해도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상반기(1~6월) 방한 외래객은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목표인 2300만 명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새로운 과제도 생겼다. 늘어나는 관광객을 받아들일 수용태세, 특히 숙박시설 확보가 현안으로 떠오르면서다.

유용종(사진) 한국호텔업협회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사업성 검토부터 인허가, 자금조달, 설계·공사까지 통상 3~5년을 잡아야 한다”며 “관광객이 늘고 객실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확인된 뒤 호텔을 짓기 시작하면 늦는다”고 강조했다.

유용종 한국호텔업협회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호텔은 짓는 데 통상 3~5년이 걸린다”며 “3000만 관광객 시대에 대비하려면 객실이 부족해진 뒤가 아니라 지금부터 투자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김태형 이데일리 기자)
유용종 한국호텔업협회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호텔은 짓는 데 통상 3~5년이 걸린다”며 “3000만 관광객 시대에 대비하려면 객실이 부족해진 뒤가 아니라 지금부터 투자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김태형 이데일리 기자)
협회에 따르면 2024년 방한 외래객의 호텔 이용률은 80.5%에 달했다. 방한 외래객의 수도권 방문률은 81.7%인 반면, 전국 관광 숙박시설 객실의 수도권 비중은 41.4%에 불과했다. 수도권 관광 숙박시설은 965곳, 객실은 총 9만 3904실로 집계됐다.

다만 방문률과 객실 비중은 분모와 성격이 다른 통계다. 두 수치만 비교해 수도권 객실이 현재 부족하다고 단정해선 안 되는 이유다. 지역별 객실 가동률과 평균 숙박일수, 성수기 수요, 예정된 신규 공급 등을 함께 봐야 한다.

유 회장이 우려하는 것은 현재의 객실 부족보다 수요와 공급 사이의 시간차다. 방한객 증가 속도가 빨라지면 숙박 수요는 먼저 늘지만 신규 객실은 수년 뒤에야 시장에 나온다. 2029년 목표에 맞추려면 투자 판단과 제도 정비가 그보다 앞서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다.

숙박시설은 여행 목적지를 정할 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호텔 협회 자료에서 외래객이 한국 여행을 결정할 때 고려하는 요인 가운데 숙박은 34.0%였다. 교통 41.4%, 안전 40.8%에 이어 높은 수준이다. 객실 수뿐 아니라 위치와 가격, 시설 수준도 관광 경쟁력의 한 축인 셈이다.

◇수요 확인한 뒤 움직이면 몇 년 늦어

호텔 개발은 부지와 예상 수요를 검토해 사업성을 따지는 단계부터 시작한다. 이후 각종 인허가와 자금조달을 거쳐 설계와 공사를 진행한다. 대규모 호텔은 토지 확보와 사업구조가 복잡해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

투자금도 장기간 묶인다. 개장한 뒤 객실료와 가동률이 일정 수준을 유지해야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다. 공급 부족이 확인된 뒤 착공하면 몇 년 뒤 시장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어 사업자는 장기적인 수요를 보고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최근에는 토지비와 건축비가 오른 데다 금융비용도 커졌다. 초기 투자비가 늘면서 신규 호텔의 사업성을 확보하기가 이전보다 어려워졌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세 부담도 투자 판단에 영향을 준다.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서 법인이 호텔용 부동산을 신축 취득하고 법정 중과 요건에 해당하면 취득세율이 2.8%에서 6.8%로 높아질 수 있다. 모든 수도권 호텔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중과 대상이 되면 초기 투자비가 늘어난다.

유 회장은 “외래객 3000만 명을 유치하려면 호텔을 단순한 부동산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며 “호텔은 관광객을 수용하고 고용을 만드는 관광 인프라”라고 말했다.

이에 업계는 대도시 호텔 투자에 대한 취득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배제하고 호텔 부속토지를 분리과세 대상으로 전환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직접 보조금을 늘려 달라는 것보다 초기 비용을 낮춰 민간이 사업성을 검토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취지다.
유용종 한국호텔업협회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호텔은 짓는 데 통상 3~5년이 걸린다”며 “3000만 관광객 시대에 대비하려면 객실이 부족해진 뒤가 아니라 지금부터 투자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김태형 이데일리 기자)
유용종 한국호텔업협회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호텔은 짓는 데 통상 3~5년이 걸린다”며 “3000만 관광객 시대에 대비하려면 객실이 부족해진 뒤가 아니라 지금부터 투자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김태형 이데일리 기자)
◇과거 공급 늘었지만…세제 효과만은 아냐

과거 호텔 공급 추이도 근거로 제시한다. 세제 감면과 관광숙박시설 확충 정책이 이어졌던 2009~2014년 서울 관광호텔의 연평균 증가율은 10.2%였다. 2000~2008년 3.1%보다 높았다. 전국 증가율도 같은 기간 3.7%에서 6.2%로 올랐다.

이를 단순히 세제 지원만의 효과로 볼 수는 없다. 당시 외래관광객 증가와 관광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 민간 투자 확대 등이 함께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다만 협회는 세 부담 완화가 사업자 투자 결정을 앞당기는 요인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유 회장도 “세제 지원만으로 호텔 투자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며 “수요가 현실화한 뒤가 아니라 민간이 지금부터 투자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객실 공급은 지역별 수요와도 맞아야 한다. 외래객의 수도권 방문 비중이 높지만 정부가 지방관광을 확대하면 숙박 수요의 분포도 달라질 수 있다. 서울에 객실을 얼마나 더 지을 것인지뿐 아니라 외래객의 이동과 체류를 지방으로 넓힐 교통과 관광 콘텐츠도 함께 봐야 한다.

정부도 3000만명 유치에 맞춰 숙박·교통·출입국 등 관광 수용태세를 손질하고 있다. 숙박업 진흥 기능을 문체부 중심으로 일원화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업계는 지역별 수요 전망과 정책 방향을 분명히 해 민간이 투자 시점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지역 수요·공급 맞물려야

2029년까지 남은 시간은 길지 않다. 호텔 공급에 통상 3~5년이 걸린다는 유 회장의 설명대로라면 지금의 투자 판단이 2029년 전후 숙박 공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 회장은 “외래객 유치와 숙박 공급을 별개의 정책으로 다뤄서는 안 된다”고 했다. 관광객이 어디에서 얼마나 늘어날지 예상하고 이에 맞춰 숙박과 교통 등 수용 여건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3000만명이 실제로 온 뒤 객실이 부족하다고 해서는 해결하기 어렵다”며 “정부가 관광객 목표를 세웠다면 숙박 공급도 그 일정에 맞춰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용종 회장은… △1952년 충남 당진 출생 △용산고 △고려대 신문방송학과 △서울대 AMP △SK글로벌 미주본부장(SKGA 사장) △SK C&C 공공사업부문장(전무) △(주)워커힐 COO △(주)워커힐 CEO·사장 △제37회 관광의 날 동탑산업훈장 △한국관광호텔업협회 회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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