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KES 2024(한국전자전)를 찾은 외국 업체 관람객들이 한국전자기술연구원 부스에서 전기차 유무선 충전 로봇 및 운영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2024.10.22 © 뉴스1 박정호 기자
최근 미국 정부가 중국산 로봇 규제를 강화하면서 LG이노텍(011070)과 삼성전기(009150)의 휴머노이드 로봇용 카메라 사업이 날개를 달게 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 28일(현지시간) 외국산 신규 첨단 로봇 기기 및 전력 인버터 수입 금지 결정을 내렸다. 구체적으로 자율형 휴머노이드와 사족보행 로봇 등 첨단 로보틱스 제품과 제품 및 외국산 전력 인버터를 규제 대상 목록(Covered List)에 추가해 미국 내 판매와 수입에 필요한 기기 인증을 신규로 발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공표와 동시에 발효됐다.
FCC의 로봇 규제는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조치로 풀이된다. 직접적으로 중국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첨단 로봇 장비와 핵심 부품의 글로벌 공급망이 중국을 중심으로 구축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라는 평가다.
특히 FCC는 기존 수입이 허가된 중국산 제품도 해당 수입 인증을 취소할 수 있다고 밝혀 향후 수입 규제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의 중국산 로봇 규제는 국내 대표 전자부품 기업인 LG이노텍과 삼성전기의 휴머노이드 로봇용 카메라 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올 초 두 회사는 기존 스마트폰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 반도체 등으로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겠다고 선언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로봇'을 낙점했다.
LG이노텍은 휴머노이드 로봇 '눈'에 해당하는 비전센싱(Vision Sensing) 선두 주자로 휴머노이드용 제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비전센싱은 주변 환경과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핵심 부품으로 성능뿐 아니라 데이터 보안과 공급 업체 신뢰성이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꼽힌다.
LG이노텍은 미국 피규어 AI 로봇인 '피규어 03'에 비전센싱 모듈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차세대 로봇 '아틀라스'에 장착될 비전센싱 모듈도 동시 개발 중이다.
지난달에는 글로벌 전자부품 강자인 일본의 TDK와 피지컬(신체) AI 분야 협력을 통해 로봇용 차세대 비전센싱 모듈 및 촉각 센싱 모듈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센싱·통신·기판 등 기존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향후 로봇의 시각뿐 아니라 촉각 등 신규 영역에서 로봇용 핵심 부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통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미국이 안보 우려를 이유로 중국산 로봇의 수입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중국산 비전센싱 대체 수요는 확대될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LG이노텍은 북미 로봇 공급망 재편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삼성전기는 올 초 기존의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와 반도체 패키지 기판 경쟁력을 로봇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본격화해 왔다. 휴머노이드 로봇 한 대에는 MLCC가 1만 개 이상, 카메라 모듈이 최소 5개 이상 필요할 정도로 부품 사용량이 많다.
삼성전기는 글로벌 주요 고객사들과 휴머노이드 로봇용 카메라 모듈 개발에 착수했다. 연내 고화질·고화소 센싱 카메라 모듈 초도 양산이 목표다. 고해상도 인식 모듈, 자동초점(AF) 기반 장거리 3차원(3D) 센싱 등 차세대 제품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정교한 사물 파지용 소형·박형 카메라 기술 등도 선제 확보해 휴머노이드용 시장 선점을 추진할 것"이라며 "톱티어 고객사와 협력을 강화해 성장하는 피지컬 AI 시장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중국 로봇 규제와 관련해 글로벌 동향이 어떻게 될지 모니터링 중"이라고 덧붙였다.
younm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