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상장 기준' 기다리다 멈춘 IPO…상반기 신규상장 절반으로 '뚝'

경제

뉴스1,

2026년 8월 05일, 오후 02:58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올해 상반기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에 입성한 기업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발표가 늦어지면서 상장을 준비하던 기업들의 일정이 밀린 데다, 증시 급등으로 기존 대형주에 자금이 쏠려 신규 상장 시장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총 17곳으로 집계됐다. 코스피가 1곳, 코스닥이 16곳, 이전 상장 기업은 없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38곳)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상장이 대거 연기·취소됐던 2020년(12곳) 이후 상반기 기준 가장 적은 수치다. 2024년과 2025년 이어졌던 IPO 시장의 회복세도 올해 들어 한풀 꺾인 모습이다.

공모 규모도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공모금액은 1조 1000억 원으로 2023년(8000억 원)보다는 많았지만 2024년(1조 7000억 원), 2025년(2조 2000억 원)과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

올해 상반기 최대 공모는 케이뱅크(279570)(4980억 원)가 차지했고, 이어 채비(0011T0)(1107억 원), 스트라드비젼(475040)(840억 원), 덕양에너젠(0001A0)(750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신규 상장주의 주가 흐름도 상장 직후와 한 달 뒤의 성과가 크게 엇갈렸다.

7월 말 기준 올해 신규 상장 기업의 공모가 대비 상장일 평균 수익률은 121%로 지난해(75%)를 크게 웃돌았다. 반면 상장 한 달 뒤 평균 수익률은 38%로 지난해(57%)보다 낮았다. 상장 직후 급등한 뒤 빠르게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는 현상이 심화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IPO 시장은 상장일 수익률이 높은 것보다 적정 공모가를 바탕으로 상장 이후에도 투자 기회가 이어지는 것이 건강한 시장"이라며 "2024년과 2026년처럼 상장일 급등 후 한 달 뒤 수익률이 크게 낮아지는 시장은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IPO 시장이 위축된 가장 큰 원인은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발표 지연이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7일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하는 거래소 규정 및 가이드라인 제·개정안을 예고했고, 관련 제도는 지난 3일부터 시행했다. 하지만 세부 기준 발표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상장을 준비하던 기업들이 일정도 미뤄졌다.

실제 에식스솔루션즈는 올해 1월 코스피 상장 심사를 철회했고, 코스닥 상장을 추진한 디티에스와 덕산넵코어스도 심사가 장기간 지연됐다.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심사를 통과한 디티에스와 덕산넵코어스는 청구서 접수부터 승인까지 각각 305일, 251일이 소요됐다. 디티에스의 305일은 최근 5년간 가장 긴 심사 기간이다.

상반기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기존 상장 종목 중심의 강세장이 이어진 점도 IPO 시장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신규 종목보다 기존 대형주에 자금이 몰리면서 공모주 시장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하반기에는 시장 분위기가 점차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이 시행되면서 미뤄졌던 상장 일정이 재개되고 있고, 심사 승인과 수요예측도 정상화되는 흐름을 보여서다.

흥국증권은 올해 연간 신규 상장 기업 수를 67곳으로 지난해(76곳)보다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공모 규모는 4조 3000억 원으로 최근 3년 평균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소노인터내셔널과 에스에프씨가 상장 예비 심사를 받고 있다. 메가존클라우드, 무신사, 구다이글로벌도 하반기 상장예비심사 청구가 예상된다. 리벨리온, 업스테이지, SB선보, 에스텍시스템, 피알앤디컴퍼니(헤이딜러) 등도 IPO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최 연구원은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발표 지연과 예상치 못한 코스피 강세로 올해 IPO 시장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며 "다만 유망 기업들의 상장 준비가 다시 이어지고 있는 만큼 IPO 시장의 본격적인 회복은 2027년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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