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징금 쇼크'에도 반등 시동 건 쿠팡…김범석 "성장투자 지속" (종합)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05일, 오후 03:04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과징금 등 악재 속에서도 반등에 시동을 걸었다. 사고 이후 이탈했던 고객들이 돌아오며 매출 성장률이 직전 분기보다 개선됐다. 올해 대만에서는 새벽배송을 시작했고, 배달앱 쿠팡이츠는 비식품 배달로 영역을 넓혔다. 분기 기준 최대 적자를 냈지만 회사는 물류와 인공지능(AI)을 비롯해 대만·쿠팡이츠 등 성장사업 투자를 이어가 정면 돌파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김범석 쿠팡 Inc 의장. (사진=쿠팡)
김범석 쿠팡 Inc 의장. (사진=쿠팡)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5일(한국시간) 열린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향후 실적 회복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근거는 고객 지표다.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활성고객(분기 중 한 번이라도 구매한 고객) 수는 2470만명으로 전년 동기(2390만명)보다 3% 증가했다. 직전 1분기보다 80만명 늘며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이어졌던 고객 이탈 흐름에서 벗어났다. 고객 1인당 매출도 45만 2060원(301달러)으로 고정환율 기준 5% 성장했다. 김 의장은 와우 멤버십 회원 수도 사고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회복세는 매출 지표에도 반영됐다.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은 11조 1515억원(74억 2500만달러)으로 고정환율 기준 8% 성장했다. 1분기 성장률(5%)보다 3%포인트 개선됐다. 다만 조정 EBITDA(에비타, 상각 전 영업이익)는 5737억원(3억 82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6억 6300만달러)보다 42% 감소했다. 고객 재유치를 위한 프로모션 확대와 공급망 차질이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김 의장은 “사고 기간 이탈한 뒤 아직 복귀하지 않은 고객을 제외하면 전체 고객 지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16% 성장했다”며 “이는 사고 발생 전인 지난해 2분기 프로덕트 커머스 성장률인 17%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보고된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 성장률이 8%에 그친 것은 아직 돌아오지 않은 고객군의 소비 공백 영향이 크다”며 “이 고객들을 다시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장사업(대만 로켓배송·쿠팡이츠·파페치·일본 로켓나우)은 이번에도 외형 확대를 이어갔다. 2분기 매출은 2조 1492억원(14억 31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1조 6719억원)보다 20%, 고정환율 기준으로는 24% 증가했다. 조정 에비타 손실은 3289억원(2억 19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2억 3500만달러)보다 7% 줄었다. 매출총이익률도 15.8%로 전년 및 직전 분기보다 모두 개선됐다.

대만에서는 한국보다 빠른 속도로 서비스를 넓히고 있다. 쿠팡은 현지에서 자체 물류센터와 배송망을 구축해 대부분의 물량을 주 7일 익일배송 체계로 운영하고 있고, 최근에는 새벽배송도 시작했다. 김 의장은 “한국에서 새벽배송을 출시하는 데에는 물류망 구축을 시작한 지 4년이 걸렸지만 대만은 불과 1년 만에 달성했다”며 “한국에서 10년 넘게 축적한 기술과 프로세스 혁신, 배송 노하우를 그대로 계승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만 상품군은 한국 로켓배송에 비하면 일부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상품군 확대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쿠팡이츠도 성장사업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김 의장은 “오늘날 쿠팡이츠는 수백만 명의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규모로 성장했고, 한국 음식배달 시장도 이츠 출시 이후 4배 이상 커졌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비식품 배달까지 시작하며 서비스 영역도 넓히고 있다. 배달 사업은 해외로도 확장하고 있다. 일본에서 운영 중인 ‘로켓나우’는 아직 초기 투자 단계로, 쿠팡은 단계적으로 사업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악재 속에서도 미래를 위한 투자는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김 의장은 “비용을 삭감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옳은 결정은 물류 처리 능력을 점차 확대해 고객 경험을 뒷받침하는 것”이라며 “고객 재유치를 위해 늘린 마케팅 비용도 영향이 있던 기간이 지나면 내년부터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AI 활용도 본격화한다. 김 의장은 “AI가 승수효과를 내고 있다”며 상품 탐색과 개인화 추천에 AI를 적용해 고객 경험과 운영 효율을 함께 높여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회복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게 쿠팡의 판단이다. 하반기에도 국세청이 예고한 3000억원 규모의 추가 과세와 지난달 발생한 인천 물류센터 화재 손실 등이 실적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김 의장은 “회복세가 분기마다 일정한 속도로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영향을 받았던 기간이 내년에 완전히 지나가면 프로덕트 커머스는 이전 성장률과 마진 구조를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 지출 증가와 신규 고객 유입을 성장 동력으로 꼽으며 “지난해는 우리에게 시험대였지만 이런 성장 흐름은 흔들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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