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경기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2026.7.1 © 뉴스1 김영운 기자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지난 6월 500억 달러에 가까운 흑자를 내면서 두 달 연속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는 이미 한국은행의 전망치를 400억 달러 수준 웃돌았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있어 연간 흑자 규모도 기존 전망인 250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한은이 6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497억 3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현재 환율로 환산하면 약 70조 원 규모다.
종전 최대였던 5월의 386억 1000만 달러보다 111억 2000만 달러 급증했다. 지난해 같은 달(139억 7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흑자 규모가 357억 6000만 달러 확대됐다.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상품수출이 반도체와 컴퓨터 SSD 호조에 힘입어 최초로 1000억 달러를 돌파하며 경상수지와 상품수지가 모두 2개월 연속 역대 1위 기록을 경신했다"고 말했다.
(한은 제공)
상반기만 '1910억 달러' 흑자…기존 전망 395억 달러 상회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 1000만 달러로 지난해 상반기(478억 7000만 달러)의 약 4배에 달했다. 반기 기준 종전 최대였던 지난해 하반기 흑자 규모도 큰 폭으로 웃돌았다.
한은은 앞서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를 2500억 달러로 전망했다. 상반기 1515억 달러, 하반기 985억 달러를 예상했지만, 실제 상반기 흑자가 기존 전망을 395억 달러 수준 상회했다.
김 국장은 "상반기만 1910억 달러 흑자여서 연간 경상수지는 기존의 2500억 달러 전망보다 더 높게 나올 것 같다"며 "8월 전망에서 조사국이 전망치를 어떻게 조정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거액의 배당 지급이 있었던 4월을 제외하면 2월부터 사상 최대 흑자 기록을 연달아 경신하는 등 양호한 경상수지 흑자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수출 '197%' 폭증…상품수출 첫 1000억 달러 돌파
경상수지 흑자를 이끈 상품수지는 478억 9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5월 세운 종전 최대 기록인 378억 6000만 달러를 한 달 만에 경신했다.
상품수출은 1123억 7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84.5% 급증하며 사상 처음 1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상품수입도 644억 8000만 달러로 38.6% 늘었지만 수출 증가 폭이 더 컸다.
통관 기준으로 IT 품목 수출은 1년 전보다 160.4%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SSD 수출이 282.7% 폭증했고 반도체는 196.9%, 무선통신기기도 60.6% 불어났다.
상반기 상품수지는 1938억 5000만 달러 흑자로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한은은 유례없는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상품수지 개선이 상반기 흑자 확대의 대부분을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비IT 수출도 양호…7월 경상수지 '동월 최대' 흑자 전망
비IT 품목 수출도 18.6% 증가했다. 석유제품이 47.5% 늘었으며 화공품(18.6%), 철강제품(17.9%), 기계류·정밀기기(8.6%), 승용차(6.1%) 등이 증가세를 나타냈다.
박성곤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철강은 미국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가 뒷받침돼 관세 영향에도 수출이 늘고 있다"며 "자동차도 최근 유가 상승으로 친환경차 수출이 증가하는 등 전반적인 수출 상황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지역별 통관 수출은 동남아가 105.7% 급증했고 중국과 미국도 각각 92.0%, 78.6% 뛰었다. 유럽연합(EU)과 일본 수출은 각각 31.8%, 15.8% 증가한 반면 중동 수출은 8.5% 감소했다.
상품수입은 원자재가 30.5%, 자본재가 35.3%, 소비재가 16.4% 각각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원유 수입이 50.3% 늘었으며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장비 수입은 64.1%, 42.4% 나란히 증가했다.
한은은 7월에도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경상수지 흑자가 해당 월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국장은 "7월 통관 무역수지는 6월보다 줄었으나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어졌다"며 "상품수지 중심으로 동월 기준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 입국 상반기 최초 1000만 명 넘겨…여행 적자 축소 기대
서비스수지는 12억 9000만 달러 적자로 전월(-10억 9000만 달러)보다 적자 폭이 2억 달러 확대됐다.
다만 여행수지는 외국인 입국자가 증가한 가운데 유류할증료 인상과 환율 등의 여파로 내국인 출국자 수가 줄면서 흑자 규모가 5000만 달러에서 4억 4000만 달러로 급증했다.
6월 여행수입은 역대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고, 여행수지 흑자는 역대 두 번째로 컸다. 상반기 외국인 입국자 수는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돌파했으며, 상반기 여행수입은 사상 최대를 나타냈다.
만성 적자 흐름을 보여 온 여행수지가 상반기에만 3·5·6월 석 달에 걸쳐 흑자를 보이는 등 양상이 나쁘지 않다.
김 국장은 "외국인 입국자 수가 월 200만 명 안팎의 흐름을 유지하고 있고 국내에서 소비도 많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하반기 여행수지와 서비스수지의 적자 규모를 줄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기타사업서비스수지는 15억 9000만 달러 적자를 썼다.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전월 7000만 달러 흑자에서 4억 4000만 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본원소득수지는 32억 7000만 달러 흑자로 전월(21억 7000만 달러)보다 흑자 폭이 커졌다. 배당수입이 늘고 전월 분기 배당에 따른 기저효과로 배당 지급이 줄면서 배당소득수지 흑자가 11억 5000만 달러에서 25억 6000만 달러로 확대된 영향이 컸다.
상반기 본원소득수지는 대외 직접·증권투자 누적에 따른 배당수입 증가에 힘입어 반기 기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금융계정 순자산 증가도 최대…외국인 주식 순매도 신기록
금융계정 순자산은 467억 1000만 달러 증가해 역대 최대 증가 기록을 다시 썼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대규모로 처분하면서 대외 증권부채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263억 2000만 달러 감소했다. 특히 국내 주식 투자가 차익 실현과 포트폴리오 재조정 등의 영향으로 316억 1000만 달러 줄어 역대 최대 순매도를 나타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 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따른 자금 유입에도 분기 말 만기 도래로 52억 9000만 달러 증가에 그쳤다.
김 국장은 "7월에는 외국인의 주식 차익 실현과 포트폴리오 재조정 움직임이 다소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발행이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로 잡힐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조적인 흐름인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내국인의 해외 주식 투자는 75억 3000만 달러 늘었다. 내국인의 해외 채권 투자는 매파적인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와 연내 금리 인상 기대 등의 영향으로 39억 8000만 달러 줄었다.
icef08@news1.kr









